허훈 展

 

" 사이(間) - Relation "

 

사이(間)-relation(1406)_91.0x65.2cm

 

 

가나인사아트센터 4층

 

2015. 3. 25(수) ▶ 2015. 3. 31(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사이(間)-relation(1405)_91.0x65.2cm

 

 

격자(grid)사이(間)의 미학

사물들의 존재방식을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는 많은 작가들에게 있어서 일종의 과제이면서 동시에 흥미로운 여정과 같다. 여기에는 물론 개인과 대상 그리고 미세한 오브제들에 대한 접근뿐 아니라 도시와도 같은 거대한 공동체까지를 포함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들이다. 개별적 요소들이 수없이 얽혀있지만, 고유한 질서와 운동감을 가지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게 된다. 그것은 선(線)적인 구조일수도...환(環)적인 구조일수도.. 아니면 또 다른 제3의 형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주체들은 이러한 거대구조의 부분이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전체로서의 독자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는 개별자들이다.

 

작가 허 훈은 수평과 수직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통해서 그간 다양한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가 보여주는 공간은 교차와 사이의 공간을 반복하면서 수많은 선들의 협업에 의해서 작가 본인과 관람자들을 일차적으로는 캔버스화면으로 안내하며 연속적으로 확장시킨다. 이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동시성을 함의하는 것이며, 이성과 감성의 존재에 대한 애정(愛情)과 기억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구상과 추상이라는 기본적인 이중적 구조가 가지는 경계를 넘어서고 통합시키려는... 기존의 화단에서 본다면 위험해 보일 수 있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듯 보인다.

 

허 훈의 이번 개인전에는 지금까지의 캔버스에 변화를 주었다. 작가 본인의 Stroke에서 벗어나 체크무늬의 격자 천을 사용하였다. 대량생산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모든 인간들의 의복에 사용되는 천을 도입하여 사용한 것은 작가 허 훈에게는 작업에서의 새로운 단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과감한 변화와 포용은 스스로에 대한 탄탄한 작가적인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일 것이다. 관람자들은 천이라는 Texture가 주는 감성으로 인해서 분리된 대상에 대한 조각난 감성이 아니라 스스로를 내어주면서 동시에 받아들이는 합일(合一)을 경험하게 된다. 수많은 공간들에 놓인 소소한 일상의 사물들은 작가와 우리 모두를 분리하지 않고 함께 이끌어가며 서로 대화하게 만든다.

 

 

사이(間)-relation(1504)_91.0x72.7cm

 

 

작가들의 작업과 연구에 있어서 내용과 형식의 문제는 끊임없이 긴장과 이완사이를 반복한다. 무엇을 어떠한 방법으로 표현할 것인지를 두고 사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용 없는 형식이나, 형식이 없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삶의 외연들이 내용을 포함하는 주체이다. 중견의 작가임에도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자신만의 언어로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는 허 훈 작가의 작업을 바라보는 것은 그래서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다. 우리의 삶의 모습과 분리되지 않고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백남학(홍익대미학과)

 

 

사이(間)-relation(1505)_91.0x72.7cm

 

 

 내 작업의 조형적 모티브는 현대 도시의 격자그리드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번 작업은 그것을 표현해 줄 재료로 체크천(cross stripes fabric)을 가미했다.

격자 구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도시구조이자 디지털 이미지로써의 격자이자 또한 몬드리안의 작품에서처럼 본래의 형상을 떠난 기하학적 추상이미지로 전개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그것을 기저에 두고 서재 이미지를 화면에 도입해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서재는 그 꿈을 꿀 수 있는 일차적인 공간이자 디지털 시대에 조금은 소외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이미 읽었던 혹은 읽지 않은 장식용으로써의 책들을 꽂아두며 나름의 만족감과 포만감을 느껴본다. 그러다 문득 그곳에서, 또 다른 세계로의 창(窓)과 마주하게 되는데 서재가 실내의 구조물이라고 본다면, 책 사이사이를 통해 열려져 있는 곳에는 -나만의 상상들! 자신만만했던 지난날의 달콤함도, 자괴감에 빠져 깊은 수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검은 그림자도 ...- 모두 또 다른 내가 가득 담겨져 있다.

 

격자 위에 과거와 현재 그리고 주변풍경, 사물들을 채집하듯 배치시키면서 기억과 같은 시간성을 암시하는 재현으로서의 창(窓)을 만들어 보았다. 즉, 나에게 있어 창은 놀이공간이자 재현의 장소이며 열린 공간과 닫힌 공간의 경계, 틈 사이를 미적단일체로 융합(unity)시키기 위한 도구이다.

결과적으로 나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 사이,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 추상과 구상 사이에서 현대적 삶을 그저 단순하게 보는 시선을 화면에 구성해보고 그것을 융합시키기 위한 과정의 작업이다. 이율배반적인 삶에 갇혀있는 우리네 형상의 조각들을 격자위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작업행위는 고통과 유희, 인내와 초월의 시간을 나에게 선사해준다.

 

작가노트

 

 

사이(間)-relation(1508)_61.5x49.5cm

 

 

사이(間)-relation(1509)_85.3x73.0cm

 

 

 
 

허훈 | Huh Hun | 許熏

 

중앙대학교 예술대 회화학과 졸업,중앙대학교 대학원 서양화학과 졸업

 

개인전 | 11회

 

단체전 | 2014광화문국제아트페어 부스초대개인전(세종문화회관미술관) | 세계열린미술대축제(세종문화회관미술관) | 광화문아트포럼(세종문화회관미술관) | 아메리카미술로들여보기전(미국 Vardugo Gallery) | 숭례문복원기념전(서울미술관) | KAMA전(인사아트센터) | 용의비늘전(예술의전당) | 2010분당국제아트쇼(성남아트센터,분당) | 이탈리아 한인회 초청초대전(이탈리아 로마) | 성남의 얼굴 -공간의 생산전(성남아트센터) | SIAC오픈아트페어(코엑스) | 스위스 취리히 아트페어(콩그레스 하우스) | 한.터키 국제미술 교류전(터키) 그 외 단체전다수

 

강의경력 | 중앙대학교 | 한서대학교 | 동아대학교 | 한국도예고등학교강사역임

 

작가선정 | 2006,2009년 경기문화재단 우수지원작가 선정

 

현재 | 한국미협 | 광화문아트포럼 | 세계미술연맹회원 | KAMA운영위원 | 분당작가회 | 신세계아카데미 강사

 

E-mail | hhoonart@naver.com

 

 
 

vol.20150325-허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