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SOLO EXHIBITION Hwang Shin Young

 

황신영 초대展

 

Dreaming Of Wilderness

“무당벌레 - 황무지에 꽃으로 날다”

 

 

 

 

2014. 10. 13(월) ▶ 2014. 10. 27(월)

Opening 2014. 10. 13(월) pm6.

서울시 종로구 평창 36길 20 | Tel. 02-396-8744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45.5X53cm_순지,석채,석분_2012

 

 

작가노트

 

무 당 벌 레 씨 앗 – 틈의 세계와의 공존

Ladybug seed coexisting with the world of openings

 

Dreaming Of Wilderness

 

나는 무당벌레의 형상으로 세상과 만난다

 

나의 작업은 “황무지의 꿈” 이라는 대주제를 통해 모든 생명들의 꿈인 첫 영혼으로의 회복을 말하고 있다

회복된 첫 영혼의 상태는 꽃으로 표현되고 무당벌레들은 회복을 소원하는 모든 생명들을 대변한다

2003년, 한지 고부조 작업으로 시작된 무당벌레 시리즈는 비구상과 영상, 설치를 거쳐 현재의 구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 주제인 “ADORATION”-흠모(欽慕) ”COMFORT”-안위(安慰) “FREEDOM”-비상(飛翔) “GLORY”-영화(榮花)

“COMPASSION”-위로(慰勞)가 말해주듯  

황무지의 꿈을 향한 무당벌레의 고통스러운 허물벗기가 거듭되었다

 

긴 시간 영혼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하던 무당벌레가 자신을 내려놓는 결정을 했다

생명이 없는 황무지, 적막함이 두려운 그곳에 스스로가 씨앗이 되어 파고든 것이다

 

모든 생명은 씨앗 속에서 형질이 이뤄지며 틈을 통해 세상과 조우한다

내 무당벌레 씨앗은 다시 희망의 꽃을 피워내고 지나온 생을 회복하는 경이로운 기쁨을 누린다

 

조금씩 생겨나는 자신감 속에서

내가 모르고 있는 힘- 내 안의 다른 어떤 것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난다

 

꽃이 비집고 나온 작은 틈으로 들어가본다

 

틈의 세상엔 그 곳에 용기내어 들어가본 자만이 만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

.

 

오늘은

무당벌레의 수고로움을 아는 대지의 생명들이 마중을 나왔다

그 따뜻한 위로에 가슴을 다독이며 무당벌레는 고른 호흡을 되찾는다

 

틈 속에서 노는 Shiny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48.5X48.5cm_순지,석채,석분_2012

 

 

황무지의 오아시스를 꿈꾸는 무당벌레의 비상

 

 

글_ 김윤섭 (미술평론가.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

“내 모습을 그대로 담고...내 마음을 잊지 않는...날 닮은 사랑스런 무당벌레들이 하늘로 날아올라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날개에 담고 내게로 와 화답한다...그 사랑을 담은 날개 짓에 나는 보드라운 금실을 달아주었다...그리고 혼자가 아닌 삶을 누린다.”

 

# 나는 무당벌레의 형상으로 세상을 만나는 사람

황신영의 작업실에 처음 들어선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온 벽에 빼곡 들어찬 곤충 사진들이다. 이는 하나같이 온갖 종류의 다양한 표정을 한 무당벌레의 모습이다. 꼭 무당벌레만을 전문으로 하는 곤충생태연구소는 아닐까 싶을 정도다.

황신영에게 무당벌레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어느 작가건 간에 자신만의 코드, 자신만의 이야기와 특징을 갖고 싶어 한다. 그렇게 본다면 단순히 무당벌레는 황신영이 골라잡은 그림소재일 뿐일까, 아니면 나름의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무당벌레에 대해선 준박사급이다. 생김새와 구조부터 생태적인 습성에 이르기까지 매우 분석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쏟아낸다. 여러 번 들어본 결과 황신영의 작품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선 무당벌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필요가 있겠다 싶다. 황신영은 무당벌레의 외형적인 특성을 그림의 소재로 차용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무당벌레의 습성과 이면의 상징적 의미까지 그림 속으로 옮겨오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황신영에게 있어 무당벌레는 소재인 동시에 주제의 상징성을 함께 내포한 함축적인 형상인 것이다.

무당벌레를 좀 더 꼼꼼히 알아보자. 무당벌레의 성충은 가을이 되면 무리를 이루어 특정한 장소로 이동해 겨울을 지낸다. 주로 들이나 산에서 살아가며 식물에 해로운 진딧물을 먹이 삼는다하여 익충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한편으론 동종포식(同種捕食)을 하는 먹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흔히 표피의 화려한 외색무늬 때문에 무당벌레라 불려 졌다지만 정확한 정설은 없다. 다만 농민들 사이에서는 ‘됫박벌레’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표주박을 엎어놓은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표충(瓢蟲)이라는 한문이름과도 통하는 얘기다.

그렇게 보니 무당벌레라는 이름에는 화려함으로 무장하고 뭇 시선을 사로잡아 도회적인 느낌을 발산 하는가 반면, 됫박벌레라는 이름은 이름 모를 시골담장에 주렁주렁 열린 표주박을 연상시켜 순박한 시골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황신영 작가를 이에 비긴다면 내적으론 됫박벌레의 감성을 지니고 외적으론 무당벌레의 감각적인 센스를 지녔다고 하면 얼추 비슷하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황신영에게 있어 무당벌레 작품은 ‘자신을 닮은 영혼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내 작업의 시작은 꽃으로부터 시작되었고, 그것은 오랫동안 작품의 주요한 모티브로 삼아 왔다. 어느 날 바람에 날리는 꽃잎 한 장처럼 ‘황무지의 꿈’을 꾸던 내게 날아온 고마운 무당벌레. 그는 기다림의 꽃에서 벗어나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와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내 눈이 붉어질 때마다 나를 조용히 들여다보며, 비단결 같은 속 날개를 꺼내어 살며시 덮어주었다.”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60.6X60.6cm_순지,석채,석분_2012

 

 

# 황무지에서 생명의 씨앗을 잉태한 숲을 그리다

황신영에게 있어 무당벌레는 순수한 영혼성의 회복이며, 영원한 생명성의 상징이다. 특히 최근엔 작품의 주된 테마로 ‘비상’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무당벌레를 통해 전하려고 하는 ‘비상’의 의미는 매우 다의적이다. 단순히 ‘날아오르다(飛上)’라는 개념을 넘어 ‘무리를 지어 날아 이동한다(飛翔)’, ‘상념을 끊고 삼매에 들어간다(非想)’라는 명상적인 의미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여느 황무지는 씨앗을 뿌려도 열리지 않지만, 그녀의 황무지는 꿈의 세계에서처럼 생명의 숲이며 고향으로써 모든 희망이 이뤄지는 이상의 공간이다. 다소 비현실적이고 허구적인 접근일 수 있겠지만 황신영은 하나의 무당벌레를 통해 매우 깊이 있는 성찰을 이뤄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아가 작가는 스스로 철학적인 배경으로는 ‘장자(莊子)사상’과 비유되길 바란다. 장자에게 나비가 현몽(現夢)했다면, 황신영에겐 무당벌레 표충(瓢蟲)이 그 주인공인 셈이다.

황신영의 채색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우 간결하면서도 깊은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는 화면의 바탕색 마감을 12가지 색을 서로 병치해 혼합했기 때문이다. 또한 최종적으로 눈에 보이는 색은 수많은 색을 서로 혼합해 중첩시킨 결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빛이 산란하듯 크리스탈 분말로 갈무리한다. 이때 크리스탈 분말은 빛의 반사율을 높여줘 시각적인 생동감을 더해준다. 마치 무당벌레의 날개껍질 표면을 감싸고 있는 둥근 표피가 빛을 자유자재로 굴절시켜 영롱한 신비스러움을 자아내는 것과 견줄 수 있겠다. 최근엔 색감이 더욱 간결하고 명징해져 얼핏 보면 흑과 백색, 적색과 금색 등 4가지 색만 사용하는 듯하다. 또한 어떤 바탕은 캔버스의 생천에 아교포수를 여러 번 처리하고 그 위에 다시 아크릴 물감과 석분을 함께 섞어 펴 발라 선명하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무당벌레를 표현한 형상은 평면적인 묘사와 입체적인 묘사,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며 다양하게 응용해내고 있다. 간혹 단순화된 원색 무늬에서 무채색 계열의 먹색만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결국엔 빈 여백 바탕에 ‘그림자 무당벌레’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이는 한 무리의 무당벌레들이 하늘로 날아올라 대지에 드리워진 그들의 그림자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그림자의 떨림이다. 고요한 수면 위로 엷은 파장이 번져가듯, 서로 농도가 다른 여러 톤의 색면 띠가 가늘게 떨고 있는 형국이다. 바로 무당벌레가 공중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암시하고 있다. 바로 황신영의 검은 단색 그림자들은 ‘무당벌레의 비상’을 상징하는 역할이다.

“이제 나의 무당벌레는 성숙해지기 위한 또 한 번의 아픈 허물벗기를 마치고, 모든 생명체의 가장 순수했던 첫 영혼에 대한 회복을 꿈꾸며 세상을 여행한다. 가까운 곳에 몇 만송이가 될지도 모를 꽃 천지와 영원히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란 행복한 상상의 나래로 희망을 흠모하게 되었다.”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100X100cm_순지,석채,석분_2012

 

 

# 무당벌레처럼 자신의 몸을 드러낸 황무지의 꿈

대개의 곤충들은 보호색으로 자신의 몸을 움츠리고 숨기기 바쁘지만, 무당벌레는 과감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나 여기 있소, 나를 주목해 주시오, 라며 자신감을 한껏 뽐내고 있다. 어쩌면 황신영은 작가로서 무당벌레의 그 자신감을 닮고 싶은 지도 모른다.

황신영이 지금의 무당벌레 연작 <황무지의 꿈-비상>을 보여주기까진 쉼 없는 자기성찰의 결과로 얻어낸 것이다. 8년 정도 이전엔 꽃을 주제로 한 채색화를 발표했다. 두 차례 개인전을 가진 채색작업 역시 많은 호평을 받았었다. 탄탄한 구상력과 인내력이 돋보이는 성실한 채색과정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클로즈업된 꽃의 싱싱한 표정은 보는 이에게 매혹적인 흡입력을 발휘하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4년여 전부터 무당벌레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고 최근까지 내리 열세 차례의 개인전을 갖는 놀랄만한 열정을 보여준다.

사실 무당벌레에 대한 외사랑은 ‘황무지의 꿈’ 시리즈를 처음 구상한 첫 개인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시를 마친 후 진안 용담천 호수에 갔을 때 그 가운데 솟은 작은 섬 안의 홀로 선 붉은 노송(老松)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자유의 몸이 되어 저 소나무에 가고 싶다는 홀연한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 이후에도 머릿속을 맴도는 동경의 그리움, 그것이 결국 자신의 분신을 무당벌레에게 내주게 되는 단초가 아니었을까.

황신영이 그리는 작품의 대주제는 ‘황무지의 꿈’이다. 그와 함께 소주제는 ‘꿈’을 매개로 해서 ‘흠모→횬�→株�’의 단계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 어쩌면 처음 무당벌레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초대했던 시기가 한창 ‘웰빙바람’이 거세지기 시작할 무렵이란 점도 작가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아닌가 싶다.

황신영은 무당벌레 시리즈를 이어오면서부터는 더더욱 한색(寒色)을 쓰지 않는다. 무당벌레의 이미지나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온색(溫色)이 맞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런 면은 평소에도 자신의 직관력을 신뢰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완성된 화면 위에 무당벌레의 형상을 그리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그려진 바탕화면을 멀리 떨어져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에 그려야할 무당벌레의 형상과 위치가 떠오른다고 한다. 그러면 즉시 때를 놓치지 않고 바로 그 지점에 무당벌레를 그려 넣게 되면 후회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황신영이 전하는 ‘황무지의 꿈’은 어떨까. 아마도 이 역시 어느 순간 빛의 파장이 생체리듬을 타고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키듯,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가슴 속 망막에 희망의 불빛으로 각인되어 피어나게 되지 않을까.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130.3X72.7cm_순지,석채,석분_2012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130.3X72.7cm_순지,석채,석분_2014

 

 

Dreaming Of Wilderness-COMPASSION_100X100cm_순지,석채,석분_2011_시립미술관 소장

 

 

 
 

황신영 | Hwang Shin-Young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및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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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41013-황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