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주 展

 

갈등 - 풀다 담다

 

 

풀다_53x33.4cm_장지에 혼합수묵_2014

 

 

갤러리 M

대전 MBC

 

2014. 10. 1(수) ▶ 2014. 10. 7(화)

대전시 유성구 엑스포로161 | T.042-330-3114

 

 

풀다_90.9x72.7cm_한지에 수묵_2014

 

 

갈등... 풀다...그리고 담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가 던지는 화두는 ‘갈등’이다. 갈등이라는 문제가 대두 될 때 늘 뒤 따라 오는 것이 ‘선택’이란 문제이다. 작가는 갈등이란 주제를 던져주고 작품 속에 숨어버린다.

즉 선택이란 해답을 대중들의 숙제로 남겨 놓는다.

참으로 얄밉고 고약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작가의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은 숙제가 아니라 모든 이들의 생각을 공유하고 담고자 열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 개인의 시선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전달이나 강요의 개념이 아닌 보는 이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공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마치 자연의 품속에서 모든 이들이 평범하듯이...

초창기 그녀의 작품은 산수화가 많았다. 최근 들어 다양한 기법을 통한 항아리 작품을 시작했는데 이는 자연의 웅장함과 포용력을 닮고 싶었던 모습을 넘어 자연의 자연적 현상-갈라짐-을 이용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동화되려는 것처럼 보인다.

 

즉 자연을 ‘닮음’에서 벗어난 자연 속으로 ‘뛰어 들어감’을 선택함으로써 그려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스스로 그러지는 화면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인위성만을 가미함으로서 작가는 말한다. 갈등과 선택의 문제에서 진정한 용기는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하나가 비워지는 과정이라고...

 

 

풀다_100x62cm_장지에 수묵채색_2014

 

 

선...그리고 여백

 

작가의 작품은 다소 진부한 한국화의 소재를 선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통적 소재를 선택했음에도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현대적 미술의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작품을 보고 남종화라든지 산수화라든지 기명절지라든지 하는 단어로는 단정 짓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선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 어찌 보면 그녀의 작품은 그린다는 것 보다는 그려진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자연을 표현함에 있어 ‘선’을 선택하였고 단순한 선들의 집합과 해체를 통해 형상을 만들어 낸다. 나뭇잎 같은 선들이 춤을 추듯 솟구쳐 웅장한 산을 만들기도 하고 자연적 현상으로 만들어진 틈들 사이로 인위적 선들을 최소화 하여 항아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선’이란 것은 매우 추상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매우 명쾌한 구상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의 점도 하나의 선도 평면위에서는 모두 하나의 작은 또는 가느다란 면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물과 공간과의 관계형성에 표현을 무엇으로 한단 말인가? 사물과 사물간의 공간을 그 복잡 미묘한 관계의 흐름을 무엇으로 풀어 갈 수 있단 말인가?

작가에게 ‘선’ 이란 단순한 평면에서 흐르는 입체물의 허상일 뿐만 아니라 표면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바로 배경과 대상간의 공간의 흐름이다.

반복된 선을 사용함과 동시에 한국화 특유의 여백(餘白)의 미(美) 또한 적절히 살려내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주시하는 형태는 보편적으로 보여 지는 한국화의 여백이 아니라 작가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있는 선 사이에 보이는 작은 공간들이다.

 

 

담다_100x100cm_장지에 혼합수묵_2014

 

 

동양미술에서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종이를 다 채운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지 않고 여백을 남겨둔 곳에도 예술은 존재하는 것이다.

상당히 정신적인 것을 기본으로 한다.

현대 동양화가들은 여백을 여러 가지의 장식적 ∙ 조형적 효과에 기본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여백뿐만 아니라 감필법을 이용하여 필수를 줄이고 형상을 생략하여 그 본질을 표현하는 것이 한국화의 가치이며, 채색이 없는 검정색의 선묘형상에서 그 기호적인 성격과 힘과 자발성은 채색의 경우보다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화가 서양화에 비해 작가의 내면과 철학을 반영하는 상당히 주관적인 표현인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나 그 주관성은 작가의 정신과 철학이지 보는 이로 하여금 강요하거나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예부터 여백을 널리 퍼져있는 기(氣)의 표상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의 초기 산수화가들은 ‘산수의 기상’을 그리기를 의도하였고 그 후 여백은 빛과 기운의 뜻을 가지게 되다. 사대부(문인)들이 시화(詩畵)일치론을 제창하자, 그림 속의 여백은 시정이나 여운을 자아내는 유효한 수단이 되었다. 그것이 더욱 과장되어 화면의 주요부분을 공백으로 하는 것이 정형화되었으며 여백에 의해서 광대한 공간을 암시하는 화풍으로 까지 발전하게 되었고 이후 화가들은 수묵화를 자신들의 종교이념을 표명하는 도구로 간주하여, 여백은 석묵(먹을 금처럼 아껴 쓴 기법)이나 감필(형식적인 면을 극도로 생략한 동양화 기법)과 더불어 표현 억제의 의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 여백의 미라 불리는 정신적, 철학적 가치관조차 작은 조각 하나 하나에 나누어 어느 곳 하나 소홀함이 없는 수평적 자연의 미를 살리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작가 조해주가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닮고 싶어 하는 마음임을 의심치 않는다.

 

글 김근영

 

 

담다_100x100cm_장지에 혼합수묵_2014

 

 

담다_100x50cm_장지에 혼합수묵_2014

 

 

 
 

조해주

 

한남대학교 회화과 한국화 졸업 | 한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한국화 졸업

 

개인전/부스전 | 2014 M갤러리, 대전 | 2009 아트센터알트, 대전 | 2014 KOREA LIVE 2014,드레스덴, 독일 | 2013 대전국제아트쇼 2013, 대전무역전시관, 대전 | 2013 소금을 꿈꾸다展, 노르망디 옹풀레르시, 북프랑스 | 2010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세종문화회관, 서울

 

단체전 | 2014 대전미술제, 시립미술관, 대전 | 2013 청년미술제, M갤러리, 대전 | 2012 심향맥展, 중구문화원, 대전 | 2011 대한민국한국화페스티벌, 역삼문화센터, 서울 | 2011 심향맥展, 시카고 보타닉가든, 미국 | 2011 한․일 국제교류展, 우연갤러리, 대전 | 그 외 기획전 및 단체전 다수

 

이메일 | artjsm8507@naver.com

 

 
 

vol.20141001-조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