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완 展

 

시선의 체온

 

 

 

사진공간 배다리

BAEDARI photo gallary

 

2014. 6. 20(금) ▶ 2014. 7. 2(수)

인천시 동구 금곡동 14-10 | T. 070-4142-0897

 

www.uram54.com

 

 

 

 

언어로서의 몸

 

장일암 (사진작가, 생각하는 사진 대표)

몸은 생물학적 기관인가? 아니면 문화적 인공물인가? 우리의 정신 (혹은 영혼)이 몸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몸을 피상적으로만 인식하고 있지 그것을 미학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사실 신체적 경험이란 복합적인 것이다.

 

우리는 몸과 몸의 정체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기전에 포기부터 하고 만다. 사실, 인간형상은 구상 이미지를 금기시하는 종교권(이슬람, 유대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오랫동안 다루어져 왔다. 여러 종교에 따르면 몸은 영혼을 위한 지상의 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각주의와 쾌락주의가 극에 달한 21세기에는 몸이란 단지 이성을 유혹하고 즐기는 도구로 인식될 때가 많다.

 

현대미술의 실천은 문화가 몸에 대해 취하는 태도를 반영한다. 화가로는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알베르토 자코메티, 살바도르 달리, 앙리 무어, 프리다 칼로, 사진작가로는 만 레이, 빌 브란트, 랄프 깁슨과 최근에는 맬라니 망쇼 같은 여류작가의 자화상 등이 몸의 탐색에 기여해왔다.

 

이기완군의 이 사진들을 보았을 때, 한마리의 새가 살아가고 있는 집과 숲을 보았다. (종종 새는 영혼을 상징한다.) 영혼이 숨쉬고 활동하는 집. 헝클어진 머리결은 인체의 한 부분이라기 보다는 의식의 물결이다. 창백한 피부는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얇은 벽이다.

 

주로 어깨와 머리 등 매우 제한된 범위의 몸을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서 작가는 생물학적 기관으로서의 몸이 아닌 의식의 흐름을 말하려는 듯하다. 그리고 대리석 조각같은 몸이 아닌 세포로 구성된 유기적이고 상처받기 쉬운 몸, 그 안에서 가냘프게 노래하는 새의 언어를 들려주고 싶은 듯하다. 한동안 중단했던 ‘몸’의 작업을 다시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한다면 한단계 더 성숙한 예술의 경지로 들어가는 데에 장애가 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시선의 체온

 

‘시선의 체온’이란 전시는 우리들의 섹스는 과연 만족스러운가? 라는 혼자만의 궁금증으로 시작된 작업이다. 촬영 준비 과정 중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보았지만 나의 심상을 자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대다수 사진작가들이 여성의 몸을 단순히 선으로서 미적인 표현에 그치는데 반해 나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심미적 관점에서 섹스에 관한 로망과 환상을 보여주고자 마음먹은 것이 ‘시선의 체온’ 사진작업의 시작이었다.

 

유교적인 사상이 아직도 깊게 내재되어 있고 종교적으로도 강한 거부감으로 잠재돼 있는 우리는 섹스를 위험하고 퇴폐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거부하는 무의식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사회적으로 억압과 금지되어진 것에 더욱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섹스는 단순히 쾌락의 도구가 아니라 사랑의 몸짓이며 감정의 공유다. 그런데 우리는 감정을 공유하기보다 단순히 서로의 몸을 탐하고 지배하려 한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사랑의 교감을 지속 할 수 있다 착각하지만 결혼이 법률적 합의일 뿐이지 서로의 생각까지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현실로서 깨닫게 된다. 감정이 배제된 욕구는 타인이라는 자극에 노출되면 다른 이와의 섹스를 꿈꾸고 누군가를 탐미해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법적으로 둘을 묶어 놓을 수는 있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묶어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개인의 욕구와 감정의 공유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이번 나의 작업물들이 관람자들이 평소에 충족하지 못 한 환상이자 황홀경이길 바란다.

 

작가노트

 

 

 

 

 

 

 

 

 

 

 
 

이기완 | Lee Kiwan

 

2012. 6 개인전-느린나무 | 2011. 4 삼성 코엑스 포토페어(COEX) | 2011. 2 공간루 소속작가전-TRACE 5인전(공간루 정동갤러리) | 2010. 10. 개인전-나무를 전시하다(공간루 정동갤러리)

 

 
 

vol.20140620-이기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