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숙 展

 

산들녘 그림전

 

가평 베네스트_39x25cm_한지,수묵_2014

 

 

갤러리 가이아

 

2014. 4. 23(수) ▶ 2014. 4. 29(화)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7-1 | T.02-733-3373

 

 

레이크힐스_74x36cm_한지,수묵_2014

 

 

처음 만난 골프장은 마치 낙원 같았다.  그 푸르고 광활함 속 동반객들의 원색 골프복은 강한 대비로 푸름 속 한 점을 찍는다. 그저 바라만 봐도, 그 산 품안이 좋았다. 아담과 이브의 최초 낙원이 이랬을까~ 그 경이로움을 화폭으로 담고 싶은 마음은 꾀 오래전 부터였다.

직장, 가정생활을 겸하며 바쁜 생활로 그리 활발한 활동은 할 수 없었지만 가끔 있는 그룹전을 통하여 발표했던 표현주제는 골프장느낌을 그려왔다.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골프장은 산을 깎아 만든 곳이 대부분이다.

경관도 좋지만 운동을 할 마당이 마련되야 하므로 높은 산을 들녘으로 만든, 그 들녘이 하늘과 맞닿은 그곳, 맑은 공기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운동과 힐링을 함께 할 수 있는  그곳을 나는 산들녘이라 부르고 싶고 나의 그림은 산들녘 실경화라 부르고 싶다. 산들녘의 아름다움을 만났다는 것은 나의 평생 친구로 소중한 조우였다고 생각한다.

드넓게 펼쳐진 산들녘을 누비다 보면 힐링 이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운딩이 시작되면 근심걱정은 사라지고 산들녘과 한 몸이 된 오감이 활짝 펼쳐짐을 느끼며 그 가벼운 흥분감을 난 즐긴다. 진정 즐길 정도가 되려면 많은 연습양이 필요하겠지만~

 

동양의 풍경화의 시초는 늙고 병들었을 때 갈 수 없는 장관의 경치를 집안으로 들여 감상 하려고 화폭으로 담은 것이다. 그와 같은 이유로 가끔 다녀온 감동을 담고 싶었지만 그 느낌 그대로는 쉽지가 않았다. 진행흐름상 홀 아웉을 하려면 공치기도 바쁜데 쫓기며 스케치할 생각은 감히 할 수 도 없으며 그래도 가끔 일행들의 눈치를 봐가며 틈틈이 찍은 사진과 받은 감동의 믹스로 그려봤지만 그 느낌을 표현하기는 역부족임을 절감한다.

골프장 내규상 라운딩외의 입장을 금하고 공개를 원치 않는 이유로 갈 때마다 거절을 당했지만 허락만 된다면 현장골프장실경을 꼭 그려보고 싶다.

처음 골프장을 그릴 때는 누군가의 의지로 만든 인공의 아름다움이라 그림이 될까 싶었지만 골프장 구성상 그린, 카트길 곡선들이 직선의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 구성미는 표현만 할 수 있다면 그림의 주제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꾸준히 그려볼 생각이다.

 

끝으로 가르침을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부족한 저로 인하여 불편했을 지난 시간들을 사죄드리고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2014년 4월

들녘 이호숙 올림

 

레이크힐스_74x36cm_한지,수묵_2014

 

 

이호숙의 풍경 그림,산 들녘

 

채색을 쓰지 않고 먹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우리 고유의 회화양식중 최고는 문인화이다. 일반적으로 현란한 채색을 중심으로 하는 채색화 보다 먹의 깊은 정신성을 구현하기에 적합한 양식이 바로 수묵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묵화는 많은 문인과 선비들이 즐겨 그리며 동양인의 미의식과 그림을 그리는 마음 즉 사의(寫意)를 반영시키기에 가장 이상적인 양식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기에 중국의 왕유(王維) 같은 시성은 그의《화학비결(畵學訣)》 이라는 화론에서 ‘화도지중 수묵 최위상(畵道之中 水墨最爲上)’이라 하여 그림을 그리는 방법 중 가장 최고로 삼는 것이 수묵이라 했다.

그리고 먹은 원래 하나의 단일한 색이지만 예로부터 먹의 색깔이 모든 색을 다 포함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먹만을 써서 그리는 수묵화는 채색화가 지닐 수 없는 담담한 맛과 운치를 구현하기에 좋은 양식이었던 것이다. 이호숙의 그림은 철저하게 수묵화 작업으로 시작해서 이루어지고 완성된다.

먼저 그녀의 회화적 주 주제는 산수의 풍경이다. 그 점에서 어쩌면 전통적인 수묵화의 세계를 따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풍경이라기보다는 특정한 풍경인데 바로 골프장의 실경을 고집스럽게 그리고 있다.

작가가 어떠한 특정한 주제를 고집할 때는 다 나름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다. 이호숙의 경우는 아마도 골프장의 필드로 부터 그러한 매력에 푹 빠진 것으로 생각 된다.

작가는 처음 골프장 필드의 라운딩 경험을 “마치 낙원 같았다”라고 그 감격스러운 순간을 밝히고 있다.

그 숲으로 둘러쳐진 넓은 산 속 스포티한 패션으로 골프를 즐기는 원색적인 색채의 조화 속에서  작가는 강렬한 대비가 주는 아름다움에 반한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제주생활의 중도에서 골프그림을 그려 붐을 일으키면서 당대의 인기작가로 떠오른 이왈종 화백은 골프에서 인생의 삶과 욕망과 덧없음, 그 모든 것을 본다고 했다.

그러나 이호숙의 골프장 풍경은 그와는 많이 색 다르다. 첫째 그 흔한 색채를 거부하고 철저하게 수묵으로 묘사를 하며, 주제 또한 골프장의 풍경들을 담백하게 담아낸다는 점이다.

그의 화폭에는 사람들이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채롭다. 그녀는 그 풍경이 더 중요한 것이다.

산 들녘 그 광활한 대지 위로 펼쳐진 장관을 그녀는 정적이고 고요한 수묵으로 푸름 속 한 점으로 풀어낸다. 작가는 그런 풍경을 그저 바라만 봐도 좋았고 ,그 순간 스스로가 산 들녘이 된 착각으로 가벼운 흥분을 느꼈던 이브의 낙원같이 보이는 그 원초적인 풍경을 그리고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의 수묵화 기법은 농묵과 담묵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그녀가 보고 느낀 풍경의 실경을 과장 없이  표현한다. 그러다보니 호사스러운 필치나 기교를 보이지도 않고 약간은 고집스럽게 정통적인 수묵화의 흐름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자연과 먹을 화폭속에 일체화 시키며 어우러지게 하는 표현을 골프장의 풍경 속에서 구사하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 들녘으로 상징되는 풍경들이 지배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는 거기서 자연과 함께 숨 쉬고 교류하며 세속적인 저자거리의 삶을 힐링하는 자세로 화폭에 체류한다.

시로 치면 서정적인 풍경을 잘 담아내는 서정시인 이요 좀 더 비약하면 수묵의 정신을 극대화하는 맥락상의 고집스런 작가인 것이다.

그 풍경을 보면 구성에서는 고아하고 문기가 있으며, 먹의 단순한 색감에 그의 수묵화는 한결같이 비온 뒤 맑은 청명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작가를 향해 좀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수묵화의 전통을 이으면서 파격적인 구도와 다양한 필법들을 자유롭게 구사하여 더 독자적인 양식을 가졌으면 바램을 기대한다.

아마도 자연경관을 깊은 물맛처럼 조용하게 펼쳐낸 이 전승적인 수묵화의 그림들은 작가에게 새로운 세계를 위한 중요한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수묵화 , 그런 그림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란 질문처럼 말이다.

 

김종근 (홍익대 겸임교수 .미술평론가 )

 

 

 

파크밸리_49x23.5cm_한지,수묵_2014

 

 

 
 

이호숙

 

경희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전공 졸업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회 | 2003 공평아트센터 | 2004 밀알미술관

 

부스전 3회 | 2002 예술의 전당 | 2008 인사아트센터 | 2009 경인미술관

 

단체전 | 경희대학교 한국화동문 회토전 |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총동문전 | 문인화 정신전 | 한벽 동인전 | 한 일신조류 회화의위상전 | 한 중 현대미술전

 

현재 | 회토회 | 동방예술연구회 | 미협회원

 

 
 

vol.20140423-이호숙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