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영 展

 

3D 입체전시 <기표사회와 사잇사람>

 

between person 02 (사잇사람 02)_10호_지본분채_2014

 

 

한가람미술관 갤러리7

 

2014. 3. 25(화) ▶ 2014. 4. 3(목)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364 | T.02-580-1300

 

www.sac.or.kr

 

 

사잇사람-뽐내기_50호_지본분채_2014

 

 

기표사회와 사잇사람

 

문수영

작품을 전시하는데 있어서 이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까 란 생각이 가끔씩 든다. 예술작품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 작품에는 그 사람이 지나온 과정과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몇 년 동안 읽고 생각하고 살면서 느낀 내용을 정리하여 적어보려 한다.

 

어딘지 모르게 떠 있는 느낌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것과는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과거 30년은 IT, 가치관이 빠르게 바뀌어 왔지만, 우리는 잘 적응해 왔다. 하지만 미래의 변화의 속도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것이다.

현재의 사람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당연시 여겨지지만, 세대간의 적응방식이라던가 적응속도는 매우 다르다. 나는 이러한 세대간 적응 방식과 속도의 차이가 미래에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래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변화에 적응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예를들어 현재의 세대가 3D영상매체를 받아들이는 경우를 보자. 3D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소 불편해하고 심지어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3D를 보며 자란 세대와 TV자체가 귀했던 시절에 태어난 지금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와는 영상을 받아들이는 뇌의 반응이 틀리기 때문이다.   가치관도 이러하다.

현대인들은 변화에 적응하고 살기도 바쁘다. 인간관계를 보자. 물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어도 SNS를 통해 같은 공간속에 살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어도 다른 사람과의 SNS를 하며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때로는 솔직히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을 표현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홍보나 과시 등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친밀한 관계임에도 형식적으로 표현하고, 반응함으로써 on-line과 off-line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게 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러한 이중적 관계는 본질적인 ‘나’와 다른 또 다른 제2의, 제3의 나를 만들고 쉽게 받아들인다.

세대 간에 벌어진 가치관의 차이는 그들이 상호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과의 가치관과 적응능력의 차이가 더욱 커지는 데 있다.

이러한 상황은 가정에서부터 사회 전반에까지 고르게 퍼져있다. 변화에 익숙한 사람도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society of signifier 01 (기표사회 01)_100호_CG(DIASEC,C-PRINT)_2014

 

 

사잇사람 과 기표사회

사람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데, 이러한 스트레스로 불안감이 더욱 가중된다. 이러한 불안감으로 자아가 희석되며, 본질과는 다른 나를 만들어낸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자신의 인생이 아닌 삶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고, 진정한 자신과는 다른 수많은 자아를 가진 것과 같이 분열된 삶을 살게 된다. 종점만을 향해 달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자신의 본질적 행복보다는 분열된 자아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게 된다.

 

나는 이렇게 빠른 변화 속에서 여러 가지의 표면적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사잇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본질적인 ‘나’와는 너무 다른 존재이다. 나는 이들이 사는 사회를 기의가 비어있는 ‘기표사회’라 생각한다.

 

 

societyof signifier 05 (기표사회 05)_120x80cm_DIASEC, C-PRINT_2014

 

 

작업에 대하여

이번전시는 2011년에 했던 <Some dream ‘비어있는 기의’>에 이은 기표전시이다

나의 작품은 디지털 코드를 그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Some dream에서는 QRcode를 그렸다. 그것으로 QR시화를 그렸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모스부호를 넣었다. 그 후로 모스부호와 QR코드를 활용한 그림으로 몇 번의 단체전시회를 가졌다.  현재의 사회에 대한 책을 읽어가면서 전에 했던 전시와 맞물려 기표사회를 생각하게 되었고 불분명한 이미지인 3D이미지에 시선이 갔다. 그리고 십여 년 전에 작업했던 컴퓨터 책들을 다시 펼쳤다.

 이번 전시의 3D 이미지는 고전적인 방법인 적청안경을 이용하였다. 처음 이 이미지를 본 것은 이십여년전 과학잡지 뉴튼에서 본 화성의 이미지였다. 그만큼 오래된 이미지이다. 그러나 이 전시를 본 사람들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이미 보편화되어 익숙하기 때문이다.

분열된 듯한 3D 이미지는 분열된 자아 같은 현대인들의 자아를 보여준다. 우리가 안경을 통해 보게 되면 초점이 맞아 형태가 분명해지는 만큼 사잇사람인 우리도 새로운 시선으로 우리 자신의 본질을 찾아 볼 수 있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societyof signifier 06 (기표사회 06)_120x80cm_DIASEC,C-PRINT_2014

 

 

 
 

문수영

 

2011 개인전<어떤꿈> 갤러리 이즈  | 2009 개인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2003 부스개인전 게이사이2 <유키(雪)> MANING(間人)으로 참가

 

블로그 | www.msyart.blog.me

 

 
 

vol.20140325-문수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