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주 展

 

Poetry of Life 생명의 시론(詩論)

 

생명의 시론_장미_162x130cm_한지 위 채색_2012

 

 

동덕아트갤러리

 

2013. 10. 16(수) ▶ 2013. 10. 22(화)

Opening 2013. 10. 16(수) 5:30pm

서울 종로구 관훈동 151-8 B1 |  T. 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생명의 시론_행복하(幸福蝦)_130x96cm_견본채색_2013

 

 

꽃의 상징성, 자연과 생명 현상에 관한 사유

The symbol of flower, privatization of the nature and life phenomenon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미술 평론)

  작가 고은주의 작업을 지지하는 것은 바로 꽃이다. 꽃이야 인류의 역사 발전과 더불어 가장 빈번하고 보편적으로 다루어져 왔던 소재이지만, 작가는 이를 기꺼이 자신의 화두로 삼고 있다. 작가의 꽃은 그것의 생태 등 객관적인 상황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다. 그는 꽃을 화면 가득히 확대하고 정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익히 익숙한 것이지만 돌연 낯선 것으로 변환시키고 있다. 대상을 극히 미세한 관찰을 통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창출해 내거나, 이미 익숙한 것을 확대하거나 과장하여 낯선 것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현대 미술에서 종종 사용하는 조형적 기법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업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물, 혹은 물방울과 같은 사물의 묘사를 통하여 상황을 설정하거나 조형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 역시 흥미롭다. 만약 작가의 작업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묘사나 재현에 그치는 것이라면, 이러한 설정은 단순한 상황의 제시 이외의 의미를 지니기 어려울 것이다.

  작가가 굳이 꽃을 화두로 선택하고, 특히 꽃잎을 확대하여 중앙에 배치하고 물이라는 특정한 사물을 화면에 도입한 것은 특정한 의미와 상징으로 점철된 조형적 장치임이 여실하다. 일반적으로 꽃은 그 자체로 심미와 관상의 대상이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한 생존의 단서들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생존과 종족의 보존을 위한 치열하고 숭고한 역정의 절정으로서 꽃은 피어난다. 또 그것은 이러한 숙명적 과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장차 소멸을 통해 완성을 지향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꽃은 바로 삶과 죽음이 교차하며, 순환과 재생의 과정을 암시하는 것인 셈이다. 작가가 굳이 꽃을 선택한 것은 바로 이러한 생명 현상과 연계된 일련의 사유를 함축적으로 표출하기 위한 것이라 여겨진다. 작가는 작업 노트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마주하게 된 꽃잎이 떨어져 앙상한 장미꽃은 암술과 수술만이 영롱한 이슬을 머금은 채 처연하게 남아있었다. 그 장미는 마치 가슴에 품었던 자식들을 하나둘 세상에 내보내고 마지막으로 남은 어머니의 삶을 연상시켰다. 그것은 자식을 향한 희생적인 사랑의 숭고한 아름다움이었다.” 이에 이르면 작가는 확대된 꽃잎으로 모성의 숭고함과 이에서 파생되는 일련의 생명 현상에 대한 자신의 사유를 표출하고자 함이 더욱 분명해 진다.  

 

 

생명의 시론_사막장미 시리즈_각65x79cm_견본 채색_2013

 

 

  사물을 통한 의미의 부여나 상징의 제시는 동서 미술에서 공히 있어왔다. 특히 동양의 경우 대상의 생태적 특성 등을 통해 인간의 도덕적 덕목을 비유하는 비덕(比德)의 조형 기법은 대단히 보편적인 것이기도 하다. 특히 사군자가 바로 그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작가의 꽃과 꽃잎이 모성과 연계된 일련의 생명 현상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이에 더해지는 물의 의미 역시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물은 생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또 물은 정화(淨化)의 의미와 더불어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성스러움과 속됨 등 공간이나 가치를 구분하는 상징을 지니고 있다. 작가가 꽃잎과 물을 대비시킴은 생명 현상에 대한 부연 설명을 통한 강조의 기능과 더불어 단조로워 질 수 있는 화면의 구조에 변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조형적 장치로서의 의미 역시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 작가는 이를 “인고의 세월을 씻는 흐르는 치유의 물이기도 하고, 소멸을 직감하는 회한의 눈물일 수도 있다. 더불어 새롭게 틔워질 생명에 대한 희망과 환희에 찬 순환과 재생의 물방울이기도 하다.”라고 해설하고 있다.

  정치한 색채의 운용을 통해 차분하고 안정적인 색감을 드러내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수성 안료 특유의 은근하고 침잠된 색채의 심미를 효과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마치 실핏줄을 연상시키는 듯 한 여리고 섬세한 필치의 꽃잎 묘사와 여백의 충분한 활용은 특히 인상적이다. 주지하듯이 여백은 동양회화가 지니고 있는 중요한 조형 언어 중 하나이다. 작가의 경우 여백을 단순히 허와 실의 물리적 구분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유기적인 변화를 통해 공명의 공간을 확대하고자 함이 두드러진다. 현상적으로도 꽃잎의 언저리를 마치 사라지는 듯 한 옅은 표현으로 여백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고, 한지 특유의 색감과 연계시켜 그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작가가 꽃, 혹은 꽃잎이라는 대상의 생태적 특징이나 현상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특정한 사유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있는 상징으로서의 꽃을 선택했기 때문인 것이다.

  대상을 통한 은유나 상징이 동양회화의 주된 표현 방법 중 하나였다면, 일단 작가의 작업은 꽃을 통한 생명 현상에 대한 개인의 사유라는 상징적 수법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를 수성 안료를 통해 정치한 작업으로 수용해 냄 역시 전통적인 재료의 운용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물로서의 꽃, 혹은 꽃잎을 화면 중앙에 크게 확대하여 배치함으로써 야기되는 낯섦은 현대미술에서 종종 차용되는 조형적 방법이라 할 때, 작가의 작업은 전통적 가치에 대한 현대적 수용의 한 전형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는 비단 작가 개인이 고민하고 천착하는 문제가 아니라 오늘의 한국화, 혹은 전통 회화가 모두 당면하고 있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전통과 현대라는 상이한 가치의 효과적인 수용과 발현이라는 시대적 명제에 대해 작가가 실천을 통해 제시하는 절충적 방식은 충분히 참고할만한 것이라 여겨진다. 자연, 혹은 동양적 자연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제고되고 있는 현실에서 새삼 동양적 사유를 바탕으로 유추되는 생명과 그 현상에 대한 지극한 사유는 물질만능의 세태에서 분명 시사 하는 바가 큰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작가가 개진하고 있는 방법론적 접근과 표현은 보다 관심 있게 지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생명의 시론_달리아Ⅰ, 261x194cm, 한지 위 채색_2013

 

 

생명의 시론_데이지Ⅰ_194x261cm_한지 위 채색_2013

 

 

생명의 시론_각65x79cm_견본 채색_2013

 

 

 

 
 

고은주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현재 | 동덕여자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 수료

 

개인전 | 2013 |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 2012 | 한원 미술관, 서울 | 2009 |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08 | 갤러리 아카, 서울 | 믿음 갤러리, 안산 | 2007 | KT 아트홀, 서울 |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단체전  | 2013 | DDWU & NTNU art excahang Exhibition|대만사범대학교, 대만 | 2012 | 아시아 탑 갤러리 호텔 아트페어 | Mandarin Oriental, 홍콩 | 박사 연합전 논플루스 울트라전|동덕아트갤러리, 서울 | Art ASIA |Coex, 서울 | 2011 | 향기로 말하다_ 향수매거진 코파르팡 주최 | 갤러리 이즈, 서울 | 제3회 CEO소장품 전시회 및 자선 경매 | 더페이지갤러리 | 오늘의 한국화 다양성과 시대정신|현대갤러리, 대전 | Art Hampton |햄튼, 뉴욕 | 2010 | 畵歌_그리기의 즐거움 | 한원미술관, 서울 | I AND ME _ 한남대예술문화학과 전시기획팀 주최|스페이스 씨 ,대전 | 한국미술, 그 힘과 아름다움 | Coex, 서울 | 신진작가발굴전 | 서호미술관, 서울 | 2009 | 세오데이- Amitiéi| 세오갤러리, 서울 | 2008 | 12인의 각인각색전 |임립미술관, 대전 | 항주 중국미술학원 교류전| 항주 중국미술관, 중국 | 2007 | Seoul - Beijing | 북경 공화랑, 중국 | 지구의 기억 전 | 제비울 미술관, 과천 | 인천여성비엔날레 | 인천교육문화회관,인천 | 그림으로 만나는 우리동시전| 북촌 미술관,서울

 

수상 | 2004-2011 | 구상전 장려상 |성남아트센터 | 소사벌 미술대전 우수상 |평택호미술관 | Ace Artists 작가 최우수상 |월간 미술시대 | 한국미술문화대상전 은상 |홍익대학교 디자인센터

 

경력 | 동덕여자대학교 | 국립충남대학교 출강

 

소장처 | 삼성테스코 | 한국미술경영연구소 | 화이자 제약 | 랜덤하우스 코리아 | 강남웨딩컨벤션

 

 
 

vol.20131016-고은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