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展

 

< 울 림 >

 

울림_가변설치 10m_나무_2013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

 

2013. 10. 16(수) ▶ 2013. 10. 22(화)

Opening 2013. 10. 16(수) pm 6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41-1 가나아트센터 지하1층 | T.02-720-4354

 

www.jma.go.kr

 

 

울림_가변설치 10m_나무_2013

 

 

숲을 거닐다 큰 나무 한 그루에서 말라버린 앙상한 가지 한축을 발견한다. 어찌 그것은 숲의 이곳 저곳 나무 귀퉁이마다 목격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무 스스로 살기위한 몸부림 이었을까, 제 살을 도려내야만 생명을 잇는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순리’처럼. 이는 인간을 포함하는 거대한 자연의 엄숙하고도 숭고한 ‘생명의 질서’인 것이리라.

 

죽어서 말라 비틀러진 앙상한 나뭇가지가 모여 거대한 무리를 이루었다. 마치 한 마리 괴물체도 연상케 하는 기센모습은 흡사 빨아들일 듯 회오리치며 다음 연장의 형식을 요구한다. 계속 이어져야할 생명에의 몸부림으로 자연의 순환 고리를 잇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작은 점에서 시작되어 선이 되고 형을 이루어 이윽고 한 덩어리의 에너지를 갖는 또 하나의 생명체가 된다.

나는 죽어 볼품없이 헤이어진 나무에서 미약하나마 생명력에의 용트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비록 소수의 개체들로 나약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이들을 하나씩 모아 가슴에 안을 땐 어느샌가 큰 울림이 온몸을 휘몰아치는 것이다.

좁은 개울물이 한데 모여 강을 이루고 나아가 바다와 합류하여 거대한 대양을 이루듯이 나무 한 가지 한 가지들이 모여 역동적인 에너지를 표출하는 자연-힘의 원천을 표현하고자 한다.

‘질서’에서 탈락되어 죽어버린 나무의 작은 부속들이 모여 다시금 그들만의 숲을 이루고자 한다. 탈락되어 소멸되기 전까지는 제 소임을 끝까지 다하려는 듯 기어이 제짝을 지어 무리를 이루려고 필사적인 몸부림을 친다.

몸부림치는 무리는 어느덧 형을 지녀 새 생명을 이루고 재차 우리에게 말을 붙인다. 환생을 한 듯 새로운 생명체가 되어 공기 속을 자유자재로 유영하며 에너지를 내뿜어내는데 그것이, 울림이다.

형태는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거대한 미지의 우주 속 유성의 무리처럼 빠르면서도 정적인 움직임으로 신비로운 자체 자연력을 표출한다. 나뭇가지는 식물과 동물의 형상을 교차해 보여주며 곧 자연의 대변자가 되어 준엄한 자연의 질서에 대해 얘기한다. 자연의 일그러진 한 단면, 그러나 이를 부정하지 않는 조용한 숭고자가 되어 순환하며 영속하는 자연의 진리를 말해준다.

 

 

울림_가변설치 13m_나무_2013

 

 

울림_가변설치 13m_나무_2013

 

 

울림_가변설치 13m_나무_2013

 

 
 

 

 

 
 

vol.20131016-안치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