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수 展

 

마음속의 고요(안개)_53x33.4cm_Oil on Canvas_2013

 

 

가진화랑

 

2013. 9. 27(금) ▶ 2013. 10. 11(금)

Opening 2013. 9. 27(금) pm 6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자하문로 74 | T.02-738-3583

 

gahjingallery@empal.com

 

마음속의 고요(안개)_65.1x40cm_Oil on Canvas_2012

 

 

오래전 일이다. 봄이 느낄 새도 없이 스쳐 지나간 초여름의 토요일 오후 늦바람난 친구들과 대천바다로 향했다. 동해가 아닌 대천을 택한 이유인 즉 호주머니 사정과 거리가 비교적 가까워서 당일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의기투합 후 곧바로 서울역에서 장항선이라는 낭만을 타고 대천으로 향했다.

초여름의 대천해변은 아름다웠다. 작은 항구에 푸른 바다와 한적한 백사장이 가슴을 시원하게 적셔주었다.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해 낭만이 꿈틀대 당일치기가 일박으로 변하였다. 당시 대천의 숙박시설이래야 해변을 향한 여관 두어 채와 민박 정도가 전부였으나 성수기가 아니어서 싼값에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방 한 칸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시절에는 으래 그랬듯이 인생과 예술이라는 무궁무진한 안주로 맑은 밤을 뭉갰고, 감정이 앞선 개똥철학이 바닥나고 알코올에 정신을 넘겨준 새벽녘에야 모두들 여기저기 시체처럼 널브러졌다.

예나 지금이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성미라 술이나 깰 양으로 홀로 어스름한 푸른 새벽바다로 향했다. 새벽의 푸른색에 스며들어 먼 바다를 바라보며 세월을 잊고 있을 때 ,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섬처럼 혼자 고립되어 있었다.

지독한 해무였다. 푸른 바다도, 하늘도 그리고 해안의 풍경도 증발해버린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어서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편안한 풍경이었다. 얼마간의 정적이 지나자 차츰 흐릿한 사물들이 시야로 아련하게 다가왔다. 엷어진 해무는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지속되었고 초현실적인 감동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신선하고 경이로운 가동을 가슴에 안고 숙소로 돌아오니 친구들은 아직도 그 상태였다. 혼자만이 그날의 장관을 목격한 것이다. 행운이었다. 대천 바다의 해무는 그렇게 오랫동안 내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고 그려져 있다.

(2013. 김선수)

 

 

마음속의 고요(아침바다)_90.9x65.1cm_Oil on Canvas_2012

 

 

마음속의 고요(안개)_90.9x65.1cm_Oil on Canvas_2013

 

 

마음속의 고요_72.7x50cm_Oil on Canvas_2012

 

 

마음속의 고요_116.8x72.7cm_Oil on Canvas_2011

 

 

 

 
 

김선수

 

전남 곡성 생(1963)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 1992 | 갤러리 2000 (서울) | 1993 | 관훈 갤러리 (서울) | KO-ART 갤러리 (서울) | 1996 | 추제화랑 (서울) | 빈켈화랑 (서울) | 대학로 21C 갤러리(서울) | 1997 | 갤러리 2000 (서울) | 대전 화랑미술제 (대학로 21C 갤러리, 대전) | 2000 | 추제화랑 (서울) | 2003 | 가산화랑 (서울) | 2005 | 가진화랑 (서울) | 2006 | 가진화랑 (서울) | 2007 | 가진화랑 (서울) | 2008 | 서울화랑미술제 (부산) | 인사미술제 (서울) | 2009 | 가진화랑 (서울) | 2010 | With space gallery (북경) | 2013 | 가진화랑 (서울)

 

단체전 | 영혼의 바람전(네팔) | 한국현대미술전(The beautiful mind)(북경) | The best of best 전 등 100여회

 

BLOG | https://blog.naver.com/kimsunsoo

 

 
 

vol.20130927-김선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