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ish Impact 展

 

권대훈_찰나-헤드폰을 쓴 남자 III_130x90cm_레진, 리넨에 아크릴채색_2013

 

 

갤러리 이배

 

2013. 9. 4(수) ▶ 2013. 10. 12(토)

Opening: 2013. 9. 4(수) PM 3:00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2동 1510-1번지 1층 | T. 051 746 2111

 

www.galleryleebae.com

 

 

 김영헌_Cloud Map p1303_130.5x162cm_oil on canvas_2013

 

 

갤러리 이배에서는 2013년 9월 4일(수)부터 2013년 10월 12일(토)까지 ‘British Impact'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대학 졸업 후 영국으로 건너가 수학한 뒤 회화, 조각, 사진 등 각자의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6명의 한국 작가가 초대되었다. 권대훈, 김영헌, 박창환, 배찬효, 최종운, 한지석 작가 개개인이 영국이라는 낯선 문화권에서 이방인으로서 동시대적 노마디즘을 어떻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수용하고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사고의 한계를 넘어선 보편적 가치를 지닌 예술로서 이들이 표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 각자가 지닌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이질적인 공간 속에서 어떻게 퇴색되어 가고 또한 생성되는 가의 문제를 긍정적 혹은 부정적 시각에서 모색해 보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박창환_부유12-9_117x80.5cm_oil on canvas_2012

 

 

낯선 땅에서의 이방인의 삶을 ‘공중에 매달린 듯 어중간한 지금의 상태’ 라고 표현한 글에서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 밖의 삶을 살아온 자들의 위상을 직시할 수 있다. 데리다가 집단의 규정 안에 있는 인간으로서 주체와 경계 밖의 이방인으로서 주체가 아닌 것의 구분은 매우 유동적이고 자의적임을 인식하면서 이방인의 경계를 '해체'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우리 자신들은 낯선 타지에서 불안감, 고독감 등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삶의 방식과 사유의 습관은 이러한 감정의 굴레 속에서 변화되어 간다. 영국이라는 우리와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사회에 속함으로써 주류 집단의 규정 밖에 존재하는 이방인으로서 자신들에게 다가왔을 실존적 고민은 6명의 작가 모두에게 공통적이다.

 

그러나 현대에서 이방인은 노마디즘의 담론에 힘입어 소멸하는 존재가 아닌 생성하는 존재로서 역할을 부여 받았다. 기존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불모지를 옮겨 다니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일체의 방식을 의미하는 노마디즘은 새로운 삶을 탐구하는 사유의 여행을 의미하는 철학적 개념뿐만 아니라 일정 공간에 존재해도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뜻한다. 따라서 노마드로서의 이방인의 삶은 작가들에게 있어 사유의 전환과 창조적인 작업의 모티브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들이 생활하는 낯선 지역은 이러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場, place)이다. 그들은 영국이라는 장(場)에서 장소와 문화의 비교, 그리고 재해석을 통하여 이방인적 위치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새로운 노마드적 가치를 생성하고자 한다.

  

 

배찬효_Existing in Costume_230x180cm_Prince Frog C-Print_2010

 

 

빛의 방향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그에 따른 인식의 변화를 파악하는 권대훈의 작업은 조각적 완성도와 함께 무채색의 컬러링과 빛의 흐름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빛은 어떤 기억의 가장 강한 메타포가 될 수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 연작에서 그는 육체의 휴식 같은 기다림이 실은 복잡한 정신적 내면세계를 품고 있는 활시위 같은 긴장된 상태라는 것을 빛의 움직임으로 담아내고 싶어 한다. 작가에게 기다림은 일시적인 중지이며 또한 그 중지 속에서 서서히 변화해 가는 시간이다. 설치, 영상작업과 회화작품을 통해 김영헌은 삶의 불연속성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세속적 두려움을 드러낸다. 생로병사, 사랑하는 이들과의 헤어짐, 그에 따른 기억의 소멸 그리고 극한으로 치닫는 과학의 발달과 균형 잃은 역사, 문화의 진화에 대한 불안감 등이 그것이다. 혁필을 연상시키는 유동적 붓질로 완성된 그의 작업에서 새로움에 대한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새로운 미디어 세상에 대해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작가의 날선 고집을 확인할 수 있다. 박창환은 꿈의 속성을 현실에 대한 상대성과 절대성의 교류를 통해 일어나는 총체적 경험의 장으로 인식하고 그 상태와 상황에 대한 이미지를 화면에 정착시키고 있다. 피안으로 혹은 현실너머에 다가오지 않은, 어쩌면 다가올 수 없는 잠재태의 비유를 위해 몽환성과 운동적 제스춰로 민화를 변용하고 동시에 그 위에 덧입혀진 즉물화된 물체들은 최소한의 회화적 설명과 질료적 두께로 화면을 구성한다.

 

 

최종운_This is hot_28x180cm_동파이프에 용접 냉동장치_2008

 

 

영국이라는 낯선 문화 속에서 문화의 차별과 차이를 성의 전환이라는 비틀기와 뒤집기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배찬효의 'Existing in Costume' 시리즈는 작가가 보수적인 영국인들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이방인임을 자각한 데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방인을 향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이 폭력적이라고 받아들이면서  아이가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자태를 흉내 내는 엄마 닮기를 통해 성장하듯 '영국 귀부인 닮기'로 이방인으로서의 자아 정체성 확립과 그들 속에 동화되고자 하는 욕망을 표현한다. 최종운은 대량생산품과 산업 폐기물을 활용하여 공산품들이 가진 고유한 색감과 특성을 통하여 인간에 의해 변해가는 지구의 생태보존에 대한 주제로 작품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미니멀리즘 회화의 외양을 닮은 그의 작업에는 인간적인 정서가 결여된 대량 생산 물질과 그 속에서 개인적인 기억이나 정서를 찾으려는 작가의 저항이 충돌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줄 동파이프와 냉동장치를 이용한 반어적 설치작품 ‘This is hot’은 생태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표현했다. 추상화된 파편들이 부유하는 한지석의 작업에는 비록 사실적이고 명확하지 않지만 자신의 주변과 삶을 통한 경험과 기억들을 담은 실재의 풍경이 존재한다. 붓의 터치와 물성을 이용해 우연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표현되어지는 풍경과, 그 안에 실루엣처럼 나타나는 인물들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고찰한 소재로 타인과 사회와의 관계, 그로 인해 구축된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한지석_Complete Guide_190x150cm_oil on linen_2013

 

 

권대훈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The Slade School of Fine Art에서 석사 및 SRDP과정을 이수했다. 2011년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영국왕립미술원의 '잭 골드힐 조각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영헌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Goldsmiths College에서 1년간 수학한 뒤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박창환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Goldsmiths College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배찬효는 서사적인 사진작업으로 이미 유럽 평단에서 인정받았으며 경성대학교 사진학과와 런던대학교 The Slade School of Fine Art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지석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Goldsmiths College 및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최종운은 중앙대학교 미술대학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런던대학교 The Slade school of Fine Art에서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베이징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vol.20130904-British Impac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