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포스 기획초대전

 

류주영의 Green Island Holic

 

나의 숲_Acrylic on Canvas_145x112cm_2013

 

 

갤러리 포스

pos gallery

 

2013. 8. 10(토) ▶ 2013. 8. 31(수)

Opening: 2013. 8. 10(토)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80-3번지 4층 | T.02-543-1118

 

https://blog.naver.com/gallerypos

 

 

떠올리다_Acrylic on Canvas_91x73cm_2013

 

 

류주영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長江 박옥생, 미술평론가, 박옥생미술연구소장

 

1. 숲 속 이야기

류주영의 숲 속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푸른 숲은 신비롭다. 나무가 자라나고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다. 작가가 드리핑과 긁기로 탄생시킨 숲은 거칠고 몽환적이며. 동화처럼 단순하고 설익은 과일과 같이 새콤한 맛이 난다. 사실, 화면에서 간취되는 오래된 재즈의 음율이나 커피향과 같은 표정들은 작가가 구현한 드리핑과 긁기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기법은 작가가 말하고 있듯이, 즐겁고 자유로운 창조자로서의 지위를 획득해 나가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들 행위는 조형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을 넘어서는 물질이 정신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행위의 과정인 것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드러나는 화면은 오롯한 정신이 쏟아진 것이며, 또한 작가가 목표로 하는 내면적 세계로 향하는 직접적인 방법론이 되는 것이다.

숲은 앨리스가 토끼굴에 굴러 떨어지고 도달하게 되는 마법의 숲으로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자아와의 순수한 대면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와 각종 꽃과 풀들이 뿜어내는 천연의 호흡들과 보이지 않는 신선한 기운들은 우리의 가식을 벗겨내고 맑고 깨끗한 영혼의 상태로 인도한다. 마치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 제도와 구조를 벗어버리고 숨겨져 있던 비밀의 절대 순수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숲은 비밀의 정원(Secret garden)이며 마법의 공간, 탄생의 신성한 공간인 것이다. 이때의 탄생은 상상력의 생성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인공, 현대, 자본이라는 표피적인 세계의 소멸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신을 닮은 소녀의 초상과 그 소녀가 말해주는 숲속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소녀는 작고 어리다. 그리고 사과, 토끼와 고양이, 장수풍뎅이와 같은 숲이 일구어내는 풍요로운 생명의 단상들을 관조하거나 보여주고 있다. 그것들이 일상에서의 건조한 삶을 얼마나 싱그러운 생명으로 변환시키는지, 분산된 삶의 가치들과 인식들을 하나로 집합된 향기로운 세계로 이끄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 세계는 나의 존재론적 가치를 깨닫고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기억과 내면의 본질들이 일깨워져, 눈부시게 산란하는 풍부한 생명으로 가득한 하나의 공간으로 융합되는 것이다.

 

 

바말산책2_Acrylic on Canvas 130x91cm_2013

 

 

2. 낯설고 엉뚱한 로맨틱 여행

작가는 자신을 닮은 단발머리, 무표정한 얼굴, 동그란 눈을 가진 소녀를 통해 거울 속을 들여다보듯 낯선 세계 속에 존재하는 자아를 성찰하고 있다. 사실, 작가가 그려내는 자신의 자화상은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의 1865년 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를 닮았다. 화면에서 보여주는 장수풍뎅이를 타는 아이나 숲 속에서 문득 마주친 하얀 고양이들은 루이스 캐롤의 소설에서 만나는 체셔 고양이, 모자 장수, 버섯 위의 쐐기벌레와 같이 개별적이고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있다.(최영진, 「들뢰즈의 생성의 개념으로 읽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환상성, 패러독스, 그리고 동물 이미지의 잠재성」『인문언어』, 2010. 참조) 따라서 작가의 작품들은 마치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가 경험하는 환상적인 모험의 세계와 닮아 있음을 발견한다. 앨리스가 떠나는 모험은 시간과 공간, 기억과 현재, 존재함과 변화되는 움직임이 교집합된 세계에서의 동심의 자아가 발견해 낸 환상과 모순들에 관한 탐험이라 할 수 있다.

류주영의 작품에서도 이러한 낯설고 엉뚱한 여행의 에피소드들이 드러나고 있다. 사실, 앨리스도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발견하게 되는 존재론적인 자아를 만나기 위한 탐험으로의 여행인 것이다. 낯선 동물과 꽃들을 만나는 과정은 신선하고 풍요롭다. 이는 작가의 화면이 자신이 경험한 실재하는 유년기의 산과 들과 꽃, 동물들을 다시 현재의 신비하고 환상적인 숲의 형상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즉, 작가의 기억 저 깊은 지층에 내재하고 있던 추억들을 현재의 시점으로 되살려내는 과정에서 재배열된 기억의 흔적들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숲의 신비가 되살아나고 신선하고 풍요로운 자연이 가진 생명성이 확장되고 있다. 낯설고 엉뚱한 개별의 이야기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작가는 깊은 숲 속으로의 여행과 같이 자아, 진실, 내면과 같은 자신의 깊숙한 정신계로의 성찰과 성숙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는 끊임없이 세계를 탐구하고 존재를 비추는 여행이며 거짓된 세계에서 나의 삶과 가치, 존재론적인 인식을 깨닫기 위한 순수한 자아로 향하게 되는 여행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화면은 투명하고 맑다. 이는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과 그 삶을 가꾸는 성숙된 내면의 모델로서의 뉘앙스와 표정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큐레이터 제프리 다이치와 댄 프리먼은 “자연의 절대적 진실을 담아내고자 애썼던 시대의 미술가 조차도 자연을 정신적인 것으로 고양시키고 낭만화하거나 지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곤 했다”라고 말하며, “포스트 모던시대의 작가들은 지금 포스트 자연적인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진 로버트슨 外, 『테마현대미술 노트』, 두성북스, 2010. p.246) 이처럼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무미건조한 도시자연은 현실에서 상상으로 다시 환상으로 변환됨으로써, 우리는 식물성으로 가득 싸인 환타지의 자연을 꿈꾸고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류주영의 작품에서도 작가가 자라온 남해의 아름다운 물빛과 푸른 자연이 앨리스의 모험과 같이 남해의 신비로운 자연은 극대화된 환상성으로 변환되고 있다.

작가가 보여주는 로맨틱하고 엉뚱한 에피소드 속에서 잃어버린 우리의 지난 시간과 자연, 인간 내면에 관한 성찰을 볼 수 있다. 이는 미술, 영화, 문학에서 다시 주목받는 하나의 현대 문화현상임을 알게 된다. 작가의 화면에서 순수하고 무한한 자유의 세계에서 경험하게 되는 환상의 나라, 순수의 세계, 비밀의 숲에서 미세하게 반응하고 교감하는 동심을 자극하는 조형적 시도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존재론적인 표정으로 가득한 자아의 단상들이 붉고 푸른 생명의 숲 깊은 곳에서 이룩하는 풋풋하고 발랄한 수많은 에피소드의 이야기들을 기대해 본다.

(2012.5)

 

 

반짝반짝 개구리_14X20cm_Acrylic onCanvas_2012

 

 

봄을 만나다_Acrylic on Canvas_65x53cm_2013

 

 

하루하루를 채워나가는 놀이와 새로운 만남,

일상을 그리는 과정에서 내면의 발견과 이야기가 이어진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경험을 하고, 나의 비밀은  더욱 또렷해진다.

감정의 이미지들을 키우는 행위는 마치 여러 객체로 변하는 놀이가 필요했던 (희망했던) 기억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며 그것은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했다.

류주영 작가노트

 

 

빛나는 마음_24x24cm_Acrylic onCanvas_2012

 

 

숲을 그리다_Acrylic on Canvas_97x145cm_2013

 

 

숲을 만나다_Acrylic on Canvas 91x73cm_2013

 

 

숲을 만나다_ Acrylic on Canvas 53x73cm_2013

 

 

시선이머무는곳_31.5x40.5cm_Acrylic onCanvas_2012

 

 

플루메리아_Acrylic on Canvas_130x91cm_2013

 

 

 
 

류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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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0810-류주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