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천 展

 

그림으로 소통을 꿈꾸다.

 

소통Ⅱ_61×73cm_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경인미술관 6전시실

 

2013. 7. 3(수) ▶ 2013. 7. 9(화)

Opening 2013. 7. 3(수) Pm 3.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30-1 | T.02-733-4448

 

www.kyunginart.co.kr

 

 

사랑의 하모니_45×100cm_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그림으로 소통을 꿈꾸다

 

박정수 (미술평론가, 아트피플 편집장)

행복한 꿈을 꾼다. 간혹 들리는 자동차 소리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배경으로 꿀 같은 잠을 잔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의 소리가 섞인다.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아이와의 작은 앙금이 어느새 창을 연다. 보면서 행복하고 들어서 즐겁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만나는 모습은 언제나 한결같은 우리시대의 여성이다. 가정의 영역과 가족이라는 둘레에 쌓여 있으면서도 언제나 행복한 꿈을 꾼다. 그림에는 여성이거나 엄마이거나 아내이거나 하는 마음이 소롯하다. 굳이 예술이어야 하고, 억지로 미학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소중한 감성과 달달한 마음이 있고 드러내지 않아도 이미 그렇게 있는 마음이다.  

작가의 그림에는 잔잔한 바람과 맑은 하늘의 점점이 흩어지는 흰 구름 사이로 햇살이드는 듯한 풍요로운 감성이 느껴진다.

 

붉은색 양귀비가 현란함을 더한다. 붉은색, 흰색, 노랑색들 사이로 구피가 유영을 하며, 꽃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구름조각같이 물길을 타고 어디론가 향한다. 거기에는 고단을 잠들게 하는 포근함이 있다. 그러면서 한없이 자유롭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색들이 채워진다.

작가의 작품에 드러나는 색은 꽃이나 구피, 앵무새를 그리기위한 수단도 있지만 거기에는 정신의 운동성 또한 함께한다. 색은 사물간의 대립이나 구분이 아니라 조화와 부드러움으로 표현된다. 아름다운 꽃을 위한 이지적 접근이 아니라 부드러운 바람결과 같은 감성적 표현이다. 꽃은 마음에 든 후에 그려지기 때문에 직접 본 꽃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이미 마음에 핀 후의 꽃이다.  

 

 

소통Ⅰ_41×55cm_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그녀에게 있어서 색은 스스로가 어떤 것을 표현하고자 할 때 가장 직접적이며, 직접 모방하지 않는 자유로운 색채에 대한 감성이다. 자연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언어이며 가치가 된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그림은 가족과의 소통이며 화목한 삶의 현장이 된다. 그렇다고 색 자체에 어떤 의미를 두고자 함은 아니다. 이는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와의 교감이며 통로이다.

흐드러진 꽃이 만개해 있다. 어떤 꽃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의 그림에 쓰여진 색들은 자연만물의 근원적 생명감을 제공한다. 푸른색은 상징적 의미로 땅과 생명이다.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을 의미하면서 자연의 존귀성을 자녀의 귀함으로 애착을 표현해 주는 것으로 전이된다. 이파리가 그려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매년 피어나는 꽃의 겉모양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이미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가정과 가치라는 상징적인 차원으로 옮겨진 의도적 표현이다.  

 

 

소통Ⅰ_90.5×116cm_캔버스, 한지, 아크릴

 

 

미술에 대한 화론이나 미학적 접근을 구가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소담스럽고 조용한 마음에 두기에 표현의 자유로움과 색채의 율동이 형성된다. 그러면서 회화작품이라는 전통적 표현방식을 잊지 않는다. 사물에 자신의 의미를 포함시켜 화려함 속에 귀함을 포진시킨다. 화려함에 수줍음이 묻어난다. 붉은 꽃은 꽃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대립을 지양하며 조화로움으로 구성된다. 부드럽고 잔잔한 조화의 결과는 꽃과 새와 물고기를 한 화면에 유영시킴으로서 완성된다. 물에 사는 것과 뭍에 사는 것, 움직이는 것과 움직일 수 없는 생명을 통해 자신에게 내재된 조화로움과 소통의 가능성을 표현한다. 자신의 입장에서 주변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꽃이나 물고기에 자신을 깊게 포함 시키면서 자신과 자신 주변을 소통의 장으로 열어간다. 사물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키면서 의미를 부여한다. 자신의 독립적 세계에 주변을 받아들이기 보다는 좀 더 큰 관점에서 자신을 주변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타자와 자아의 대립, 기성세대와 신세대가 대립하면서도 상호 보완하는 상생의 관계임을 숙지한다. 조화로움의 표현이다.

그녀에 있어 예술 활동은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표명이자 정신에 대한 은유다. 꽃을 그리거나 하늘을 그리거나 새를 그리는 특정의 요소가 아닌 정신적 가치를 지닌 감정창조를 위한 대상이다. 사물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아름다운 감정을 사물에 이입하기 때문에 그녀의 그림은 아름답다.

 

 

사랑Ⅲ_52×75cm_캔버스, 한지, 아크릴

 

 

소통Ⅲ_80_0cm_캔버스, 아크릴, 혼합재료

 

 

자유를 꿈꾸다_40_00cm_Oil on canvas

 

 
 

 

 
 

vol.20130703-심오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