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展

 

 황홀과 절망

 

황홀과 절망Z_225x170cm_장지,수간채_2012

 

 

인사아트센터 2층

 

2013. 5. 29(수) ▶ 2013. 6. 4(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 T.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황홀과 절망_225x170cm_장지,수간채_2012

 

 

추락한 별 그러나 황홀한

 

김노암 (문화역 서울284 예술감독)

 

세계와 현실은 언제나 이미지와 언어를 빌어 구성되었다. 그 과정은 인간과 인간의 정신이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실은 신을 닮은 인간이며 그렇기 때문에 보다 더 전능하고 자유로우며 풍요로운 인간을 지향한다. 일생이란 신을 모방한 충족된 삶으로 조직되는 기간이며, 생로병사의 과정은 조화로운 우주의 소리로 채워져야 한다. 사람들은 인간을 신처럼 정의하고는 그런 인간이 진짜 인간이며 그와 같이 되기를 꿈꾸었다. 그렇게 진정한 인간이라는 이상이 출현하였고 시대마다 반복되었다.

 

역사적으로 많은 화가들의 그림은 그런 이상적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의 이상적 일생을 재현하는데 바쳐졌다. 이렇게 예술적으로 봉헌된 인간의 이미지는 세상이 산업자본주의 또는 약탈적 자본주의로 변한 시대의 욕망하는 세속의 정신에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어버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영웅적 개인이 등장한 근대는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정량화되고 수치화되어 개별성이 무의미해진 시절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망이 자본과 기계의 욕망과 등치되는 세계에서 이동환은 회고된 인간 또는 반성된 인간을 상기(想起)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들다_116x91cm_장지,수간채_2013

 

 

사람들, 군중 또는 민중이 등장하고 아이와 곰 인형과 양 그리고 해체되어가는 집. 불타는 붉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어린 아이는 유령처럼 사라진다. 거대한 별이 유성처럼 대지에 떨어지고 대양을 뒤흔든다. 어디에도 쉴 곳이 없는 피난민처럼 사람들은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며 발걸음을 옮기지만 희망은 없다. 누추하며 비극적인 생활이 연속될 뿐이다. 이미지들이 재현하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의 감정과 정서. 황혼의 긴 그림자처럼 늘어진 민중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암울한 전망과 예기치 않는 조울(躁鬱).

 

조형적 효과를 분석하거나 언어화하는 작업은 작가에게는 한가한 소일거리처럼 보일 것 같다. 그의 작업은 도상과 의미의 전통적인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에서 인간은 정형화한 인간의 상징처럼 포즈를 취하고 연극적으로 연출된다. 로댕의 칼레의 시민, 케테 콜비츠와 오윤의 민중. 오랜 노동으로 거대해진 손과 피로에 쌓인 퀭한 그러나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를 응시하는 눈. 짐승이나 노예가 아닌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인간.

 

 

焰-染_146x130cm_장지,수간채_2012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세계로 전진하는 인간의 전형처럼 느껴진다. 이들은 지난 20세기의 한국현대사의 주인공들이다. 민중이며 시민이다. 우리 사회는 한 때 민중의 시대를 꿈꾸었고 오늘날 시민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민중은 수동적이며 속물적인 대중을 의미하지 않는다. 민중은 대중 보다는 시민과 연대한다. 민중은 사람들의 공동체와 연대를 전제로 한다. 본래적의미의 사람으로서 민중은 정신적, 물질적으로 지친 대중이 아닌 이웃과 동료와 가족과 심지어 얼굴도 모르는 낯선 타인에게도 자신의 음식과 물을 나눠주는 인간이며 의미와 생명을 나누는 과정으로 구성되는 세계의 주민이다.

 

꿈같은 시절은 가버린 것일까. 민중은 신기루처럼 시민이 되거나 대중이 되어야 했다. 세상은 사람들이 민중으로 남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처럼 변했다. 점점 더 분할되고 해체된 가정과 직장과 사회가 현실이 된지 오래고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삶을 꾸려온 것이 어느새 비루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소외된 사람들과 민중이 동의어가 되며 충족되는 삶이 아닌 소외된 삶이 당연시 되어버린 것이다. 그의 비관적 세계관은 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긴 결국 사람들은 정도 차이는 있으나 어느 정도의 시대착오를 갖고 살기 마련이다. 세상살이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

 

 

焰-染_146x130cm_장지,수간채색_2012

 

 

작가는 리얼리즘 회화의 전통에 서서 현실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재현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하루의 일과는 정확하고 충실하게 계획되고 일주일, 한 달, 일 년이 현실을 바라보는 기록자로서 또 화가의 도덕적 규범으로 채워진다. 작가는  그렇게 건강한 일상과 의미 있는 충족된 존재라는 전형적인 삶의 서사를 밑에 깔고는 풍자와 은유, 초현실적 몽타주를 섞어놓는다.

 

작가는 이렇게 이상과 비전이 불가능한 현실에 자포자기하는 뉘앙스를 풍기면서도 미묘하지만 사람들 간의 끈끈한 연대의 정서를 포기하지 않는다. 절망하지 않는다. 소박한 유머와 풍자로 절망의 파도를 한 번에 하나씩 확실하게 넘는다. 그러므로 제풀에 스스로 죽지 않는다. 작가는 사람을 살리는 예술의 전통을 고수하려고 한다. 나락에 처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나는 이동환의 작업에서 아련한 청년기의 열정과 의지를 본다. 포기하지 않는 꿈꾸는 인간, 황홀한 청년기의 인간을 본다.

 

 

황홀과 절망_162x130cm_장지,수간채_2011

 

 

아무렇지 않게..._227x546cm_장지,수간채_2013

 

 
 

이동환

 

1968 | 전남 장흥 생 | 1992 |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한국화 전공) | 1996 | 중앙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한국화 전공)

 

개인전 | 2013 | 황홀과 절망 (인사아트센터) | 2008 | narration(관훈갤러리,신세계갤러리) | 2007 | 병적인 웃음(관훈갤러리 / 신세계갤러리) | 2005 | 흔들리는 대명사(학고재,신세계갤러리) | 2004 | 아무렇지 않게...(갤러리 창,메트로 갤러리) | 2001 | 길을 잃다(가나아트스페이스,인재미술관) | 1995 | 흙가슴(서경갤러리,빛고을미술관)

 

수상 및 지원, 레지던트 | 2005 | 제8회 광주신세계미술제 | 2006 | 광주 MBC 수묵대전 | 2006 | 제6회 송은미술대전 | 2009 | 하정웅 청년작가상 | 2005,07,08 | 문예진흥기금 예술창작지원 | 2009-2011 | 파주출판도시 아트플랫폼

 

단체전 | 2013 | 대중의 새 발견(문화역서울 284) | 한국화의 유혹과 저항(갤러리 이즈) | 한국미술의 소통(대한민국 주 상해문화원) | 2012 | 동물원(스페이스 K ) | 꽃과 소리(워싱턴 한국문화원) | 하하호호(롯데갤러리) | 겹의 미학(공아트스페이스,통인화랑) | 진도소리(신세계갤러리 서울,광주) | 오늘의 진경(겸재정선 기념관) | 국제 주류엑스포(중국 귀주성 민족문화궁) | 겹의 미학(이즘갤러리) | GMA 개관전- 무유등등(광주시립미술관 서울분점) | 2011 | 신년 묘책(신세계 갤러리) | 물질적 공간(공평아트센터) | 심해의 도약(성신여대 운정캠퍼스 전시장) | 파주 아트플렛폼 Open Studio(김형윤 편집회사) | 여름생색(공 아트스페이스) | 韓,中 수묵교류전(의재미술관) | 몸과 재앙(경희대학교 미술관) | 미학(공아트스페이스) | 2010 | '주땜무~'호랑이(팔레드 서울갤러리) | 12支 이야기(광주시립미술관) | 겹의 미학(인더박스, 분당롯데 MVG) | 빛-2010 하정웅 청년작가 10주년 기념전(광주시립미술관) | 순수거리-뛰어넘고, 흐르면서, 융합하기 | 파주출판도시 아트플랫폼 제1기 입주작가 기획전(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 그룹 새벽 초대전 '여명의 문'(은암미술관) | 전통에 대한 43가지 해석 -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미전(인사갤러리) | 묵선전(성균갤러리) | 韓,中 수묵화교류전' 文 人 意 趣 '(관산월미술관 ,중국 심천) | 2009 | Key-프로젝트 '合流'(영아트갤러리) | 하정웅 청년작가초대전  빛-2009(광주시립미술관) | 지리산-영호남의 寶庫(광주 신세계갤러리,부산 신세계갤러리 센텀) | Enjoy with the comic art(갤러리 H) | 韓,中  수묵화교류전  文. 人. 化(의재미술관) | 새천년 동양화(예술의전당) | 예술-출판과 맞서다(갤러리 지지향) | OZ의 마법사(신세계갤러리,서울, 부산, 광주) | 2008 | The Time of Resonance(베이징 아라리오,신세계갤러리) | 5월의 서곡(광주시립미술관) | 선묵회(광주시립미술관 분관) | 2007 | 황금돼지(광주시립미술관 분관) | 우리 땅 우리 민족의 숨결(광주민속박물관) | 동질성 회복전(광주시립미술관) | 불혹-미완의 힘(광주시립미술관 분관) | stream-2007(꽃 갤러리) | 허상 건드리기-헛(조선대학교 미술관) | 2006 | 靑.風.明.月(광주시립미술관 분관) | 한,중 미술교류-투영 광주현대미술(국립대만현대미술관) | key-프로젝트  '동양화의 이해'(EBS방송국) | 연-희망을 날리다(신세계갤러리) | 淸 風 扁 風2(신세계갤러리) | 섬 - 역사기행(신세계갤러리) | 조선대 60년전(조선대 미술관) | 그룹새벽 정기전(광주시립미술관분관) | 송은미술대전(인사아트센터) | MBC 수묵대전(의재미술관) | 선묵회 정기전(광주시립미술관분관) | 미술관 캬바레(광주시립미술관분관) | 韓,中 미술교류전 (선묵회) (광주시립미술관분관) | 2005 | 신년테마전'닭 홰치는 소리에....'(광주,인천신세계 갤러리) | 제8회 신세계 수상작가전(광주,신세계 갤러리) | key-프로젝트  shift-delete-insert(조흥갤러리) | 서울미술대전 - 회화(서울시립미술관) | Fine Art Festival(메트로 갤러리) | 토포하우스 개관기념전‘흔들림’(TOPO HAUS) | 淸 風 扁 風 1(광주,신세계 갤러리) | 韓,中 미술교류전(선묵회) (치치얼미술관-중국) | 그룹 새벽 -감성과 샐러드(메트로갤러리, 갤러리 자유로)

 

현재 | 서원대, 성신여대 출강

 
 

vol.20130529-이동환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