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길 展

 

'말랑말랑한 사실'

 

말랑말랑 코끼리_랜티큘러_70X90cm_2013

 

 

갤러리토스트

 

2013. 5. 17(금) ▶ 2013. 6. 9(일)

Opening : 2013. 5. 17(금) PM 5:00

서울시 서초구 방배로42길 46, 3층 | T. 02-532-6460    

주최, 기획 | 갤러리토스트

 

 

 

말랑말랑 코끼리-1_합성수지,우레탄도료_87X174X112cm_2013

 

 

갤러리토스트는 2013년5월17일(금)부터 6월9일(일)까지 ” 말랑말랑한 사실 - 천성길 개인전 "을 개최한다. 천성길은 그동안 코카콜라의 북극곰, 서울우유의 젖소 등 현대의 광고를 통해 상징화된 이미지들을 ‘세상이 만들어 놓은 보이지 않은 벽’으로 정의하고 코카콜라 안에 북극곰을 구겨서 집어넣으며 블랙유머의 해학적 표현으로 세상에의 말걸기를 시도해왔다. 매스컴을 통한 상징성의 반복은 가상실재를 만들고 그 이미지는 실재를 압도한다. 작가는 본질과 진실성에 상관없이 규정되는 현실사회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자신의 삶의 실재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동물을 대변하여 표현한다. 사회 안에서 나의 주체는 사라지고 언어의 구조 속에 소통이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말랑말랑한 사실’ 展에서는 불편한 자세로 현실에 적응하고 있는 동물들의 재현과 초현실적 발상의 작품인 풍선 안의 코끼리와 시계가 삼켜버린 악어, 혈관 하트시리즈 등 40여 점의 조각 작품이 선보여진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한 수익금의 일부는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 ‘유니세프unicef‘에 작품을 구매한 고객의 이름(사전동의를 구함)으로 기부된다.

                                                         

갤러리토스트 이도영 디렉터

 

 

 

만능 컴퓨터_합성수지, 컴퓨터, 우레탄도료_50x50x60cm_2011

 

 

사랑이 벌거벗은 시절의 우화

김노암_문화역서울284 예술감독

 

1 세상에 이런 일이! 투명한 주전자 속에 귀여운 강아지가 들어가서 자고 있다.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것도 가능할까? 그래서 뼈를 비틀고 근육을 끌어당기며 힘줄을 꼬아놓으니 냉장고에 코끼리가 들어갔다. 가능하네! 이번엔 우유곽 속에 소를 집어넣는다. 좀 더 어려운 작업이다. 유선형의 소를 네모난 우유곽 형태로 마치 요가의 달인이 묘기부리 듯 끌고 당기고 비틀고 누르고 꺽고. 어, 들어갔네! 독수리도 한번 집어넣어보자. 날개를 펼친 독수리를. 악어도 집어넣어 본다. 괘종시계 안에 악어가 납작 엎드려 눈을 깜박이고 있다. 피터팬 이야기 속 시계를 삼킨 악어의 모티브가 작가의 손을 거쳐 시계가 삼켜버린 악어가 되어버린다.

빨간 풍선 속에 코끼리가 들어있다. 그동안 천성길의 작업을 보아온 사람들은 그러려니, 그럴 수도 있지 생각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거기서 거기다. 약간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으나 그들조차 일생의 대부분은 평균적인 생각의 틀과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천성길의 작업은 매우 평범하고 일상적인 상상의 가능성을 사람들의 앞에 아주 간단히 던져놓는다.(중략)

 

 

   

무제1_합성수지, 우레탄도료, 조각기법, 가변설치_25x25x25cm_2011

 

 

2 천성길의 작업의 조형적으로 두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하나는 블랙 유머이고 다른 하나는 기괴하고 교묘한 ‘고딕(gothic)’의 미학이다. 사회적, 정치적 생각을 표현하는 가장 세련된 기법으로 블랙유머가 선용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한편으로 고딕적 작품들이 번성하는 것은 계몽주의와 근대가 파열하는 미적 단층으로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현대의 고딕이 신체에 집착한다는 것은 상식이 되었다. 문신과 피어싱과 기타등등. 신체는 고딕이 발견한 해방구이다. 가장 고딕적인 감성이 표현될 극장이다. 물론 천성길의 고딕은 인간의 신체가 아니라 동물의 신체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존 버거는 사람들은 동물들 사이에 살아왔으면서도 동물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람이 동물의 단계에서 벗어나는 순간 자기 탄생의 기원은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게 되어 망각의 전설처럼 되어버렸다. 인간이 인간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하기 위한 우회로로서 동물이 존재하는 것이다. 죽은 동물의 박제처럼 그러나 두 눈은 생동하며 관객에게 시선을 던지는 동물을 있는 그대로 직시함으로써 실상은 인간 자신의 본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동물원의 동물이 언제나 슬픈 눈을 하고 있는 것처럼 천성길의 동물도 우울과 슬픔이 가득한 현실을 은유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에쿠스_합성수지, 우레탄도장_70X43X35cm_2012

 

 

작품의 발상이나 표현의 조형성에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이 두 가지 특징을 일관해 견지한다. 재현적 사실성과 초현실적 발상의 기묘한 동거 속에서 이솝우화처럼 불편한 자세로 현실에 적응하고 서커스단의 성실한 직원이 된 동물들의 모습은 오늘날 현대의 우화가 된다. 그의 동물작업은 사실 동물을 빙자한 사람들의 세상살이와 현실의 녹록하지 않은 추레한 삶을 재현하는 것이다. 지상의 중력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것과 꿈과 상상의 이상적 공중부양의 두 힘이 천성길의 작품 속에서 엉켜있는 것이다.

모든 행동과 포즈는 어떤 의미를 갖는다.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 되었건, 그의 작업은 비록 불편하더라도 좁은 공간에 숨어들어가는 것을 흔히 사람들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 엄마의 배속에서 물아일체의 상태의 평화로운 시절로 돌아가려는 무의식적 욕망을 떠올린다. 사람들은 하루하루 높이는 달라도 연이어 달려들며 세게 부딪치는 무한한 파도처럼 고(苦)로서의 세상살이를 견뎌나가는 것이다. 고단한 삶은 죽음과 평화 사이의 어떤 연관관계를 연상하게 된다. 그러니 천성길의 작업은 귀엽거나 우수꽝스런 동물들의 불가능한 포즈 속에서 평화와 죽음과 삶의 희노애락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랑말랑 코끼리-3_합성수지,우레탄도료_47X80X63cm_2013

 

 

세속에 회자하는 이야기들과 우화들을 쉽고 귀엽고 다소 엉뚱하게 연출하는 천성길의 일련의 작업은 비밀스런 세상의 진실을 떠올리며 우리의 상상을 자극한다. 우리의 상상은 천성길의 동물의 모습과 상태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수수께끼 같은 의미를 흥미롭게 추측할 수 있다. 그 과정에 세상의 금기와 관습과 어떤 힘에 균열을 만들고 비좁더라도 세상과는 다른 이질적이며 새로운 공간을 연출해낸다. 이런 것들이 최근 미술계의 수많은 동물작가들(동물을 소재로 표현하는 작가들) 가운데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게 만든다.

 

 

말랑말랑 코끼리-2_합성수지,우레탄도료_43X113X57cm_2013

 

<작가노트>

 

주말마다 동물원, 주말 체험 농장, 수목원이니 하는 장소들이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로 넘쳐난다. 이러한 장소에서 부모는 아이에게 자연을 접하게 해주었다는 만족감에 뿌듯해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모든 것이 가상실재라는 것이다.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는 이미 더 이상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던 동물이 아니다. 보육사가 던져주는 먹이와 관람객들이 던지는 과자 부스러기를 받아먹으며 좁은 공간을 어슬렁거리는 ‘가상 코끼리’이다. 인류 문명의 발달에 따라 가상실재, 즉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시뮬라르크도 팽창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욱 더 많은 가상 실재를 필요로 하고 점차 가상실재와 실재와의 경계선은 희미해져 간다. 이미지는 실재를 압도한다. 실재는 가상실재를 낳고 가상실재는 실재를 잠식한다.

이제 세계는 이런 무의미한 기호들의 나열로서 존재하고 우리에게는 더 이상 추구해야 할 본질,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 모든 의미들은 마치 블랙홀 속으로 빠져 들어가 버리듯 함몰 되어버린다. 미디어 문화 교환가치 산업화 도시화 등이 이러한 영향을 배제하고 진짜 세계는 사라져 간다. 이러한 가상실재는 언어구조가 만들어낸 사회이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살고 있다. 사회적 구조나 언어구조가 만들어낸 울타리 안에 살고 있는 셈이다. 왜 나의 이름은 천성길이 되었으며 내 자아는 이렇게 형성이 되었을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언어를 받아 들였고 티비 프로그램 이나 cf에서 방영하는 단정되어져 버린 언어의 교육을 받고 커왔던 것이다.

내 주체는 사라지고 언어의 구조 속에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치밀하게 짜여진 시스템 속에 살고 있게 하는 것이다. 그 시스템을 벗어나서는 생존 자체가 힘들어 질 수도 있다. 개체로서의 존재 가치는 없는 것이다. 단지 시스템 운용에 필요한 개체일 뿐인 것이다. 또한 지배 세력-자연에 대한 인간, 또는 인간 사회에서의 정치, 경제, 사회, 자본 세력은 그들의 필요에 의해 개체를 개량 시킨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개체는 자신들을 통제하고 있는 시스템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작품은 내가 살고 살아가는 삶의 실재에서 나오는 것이고 언어적, 가상실재 구조의 반항이다. 주체는 존재하지 않고 언어가 만들어낸 틀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후크의 시계. 궤종_합성수지, 아크릴채색,우레탄코팅_60x30x180cm_2012

 

 

LOVE시리즈_합성수지, 우레탄도장_각 40X37X10cm_2013

 

 

 
 

천성길

 

2011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일반대학원 재학  | 2010 경원대학교 미술대학교 조소과 졸업

 

개인전 | 2012 Sweet lov / Daum 사옥 / 서울  | 2011 트루먼 쇼 / 갤러리씨드 /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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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0517-천성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