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나현 展

 

The Diomond of Nature

 

  시선_53X45.5cm_한지에 혼합재료_2013

 

 

그림손 갤러리

 

2013. 5. 8(수) ▶ 2013. 5. 15(수)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64-17 | T. 02-733-1045~6

 

www.grimson.co.kr

 

 

Gentleman_139X130cm_한지에_혼합재료_2013

 

 

원초적 이미지에 관한 서설(序說)

 

박옥생(미술 평론가, 박옥생 연구소장)

 

1. 자연은 휴식이다.

 작가 황나현에게 자연은 찬란하고 위대하다. 그것은 꽃이며 과일이며 하늘이며 바다이다. 얼룩말을 통해 보여주었던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들은 푸르른 자연의 형상 속에서 그 풍부한 표정들이 드러나고 있다. 꽃으로 장엄한 말, 과일을 한껏 올리며 풍요의 축배를 올리는 이러한 말들은 home 시리즈로 새롭게 선보인다. 이러한 작가의 집(home) 시리즈들은 외부 세계로 향하던 자연의 가시적인 형상들이 작가의 내부적이고 심층적인 정신적 단계로 스며들어 왔음을 보여준다. 그 동안 작가는 꽃과 과일의 장엄물들을 통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며 생명의 응축된 에너지를 대변해 주었다. 마치 아프리카와 같은 역동하는 생명이 숨 쉬는 대자연의 감동을 설명해 주는 듯한데, 새롭게 등장한 집을 향한 얼룩말의 응시는 풍부한 생명력으로 가득한 세계로의 사색과 그 세계 안에서의 얼룩말로 대변하고 있는 작가의 존재론적인 성찰의 단계를 보여준다. 사실 황나현의 작품은 얼룩말이 뛰노는 맑고 깨끗한 세계를 통하여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야 할 자연의 본래의 모습을 강조하고, 잃어버린 우리의 오래된 시간의 복귀를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그 잃어버린 낙원을 향한 꿈은 이제 외부가 아니라 자신에게로의 내면적인 정신의 성숙과 확장이 이루어 진 듯하다.

 

 

 

봄_53X45.5cm_한지에 혼합재료_2013

 

 

 사실, 집(home)은 우리가 도달해야 할 안락과 휴식의 근원적 이미지로 인식되어져 왔다. 조개, 소라, 옷장, 은밀한 내부 공간으로의 집은 우리가 꿈꾸는 세계로의 전환을 가져다 주는 존재였다. 사실상, 옷장을 열고 들어가면 신비한 세상의 문이 열리는 동화나 신화의 이야기는 다양하게 전해지기도 하다.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공간의 시학(La Poétique de l'espace)에서 공간을 서랍, 상자, 장롱, 구석 등을 나누어 분석하고 내밀의 무한으로의 확장, 안과 밖의 변증법, 원의 현상학까지 폭넓게 학문적으로 정리해 놓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이러한 공간으로의 상상의 궁극성은 모태귀소본능(母胎歸所本能) 즉 요나 콤플렉스(Jonah complex)라고 말한다. 요나 콤플렉스는 우리들이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형성된 정신의 상태로써, 어떠한 공간에 감싸이듯이 들어 있을 때에 안온함과 평온함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안락과 평온, 휴식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본능적인 요나 콤플렉스로 인하여 화가나 시인은 그토록 공간을 향한 은밀한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자연합일(自然合一), 자연과의 교감(交感), 천인감응(天人感應)과 같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추구하였던 이상적인 자연과의 관계처럼, 자연 속에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이 주는 건강하고 풍부한 생명력에 인간을 놓아두는 안락과 휴식을 위한 관계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황나현의 신작이 보여주는 집을 통한 사색의 얼룩말, 건축 구조물이 들어온 작품들에서 작가가 꿈꾸어 온 원시 밀림을 향한 인간의 본능적인 성찰, 즉 안락과 휴식을 위한 꿈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집은 자연이며 안락이며 휴식의 동일어 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휴식과 안락을 융(Carl Gustav Jung)은 아니마(Anima)로써 설명하고 있는데, 아니마는 우리 무의식에서 존재하는 여성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가 몽상의 상태로 빠져드는 것은 아니마를 만나는 것이며, 이 아니마는 휴식의 다른 언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작가의 신작들은 휴식을 위한 세계를 구체화시키고, 작가의 영혼과 육체가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완된 정신의 함몰과 교감의 상태를 보여 보여주는 것이다.

 

 

왕관_136.5x53cm_한지에 혼합재료 금박_2013

 

 

2. 신화에의 복귀, 그 원초적 이미지에 관하여

 니체(Nietzsche)는 예술이 삶의 보다 높은 과제와 진정한 형이상학적인 활동을 드러내 준다고 말했다. 어쩌면 작가가 얼룩말의 맑은 시선을 통해서 추구해온 휴식으로서의 자연이 갖는 순수성은 인간의 잃어버린 본성이며,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본연의 과제인지도 모르겠다. 꽃과 과일로 장엄한 건강한 생명성, 풍부한 물을 담고 있는 식물성으로 가득 찬 풍요로운 대자연은 기쁨과 평안을 준다. 즉, 작가에게 얼룩말로 은유한 세계는 우리가 도달해야 할 상상의 궁극적인 세계인 것이다. 따라서 작품에서 일관되게 드러나는 꽃과 과일을 이고 있는 얼룩말은 집단무의식이 반영된 원형적인 도상(圖象)으로, 이러한 상상의 세상은 신화 속의 제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자 강렬한 자연과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신(神)이 처음 만들어 놓은 때 묻지 않은 신화 속의 그 곳과 닮았다.

 학자들은 상상력이 이성에 의해 구성된 앎 그 이전의 사물현상 즉 원형을 찾아가는 능력이라고 보고 있는데, 상상력이 작가의 직관과 세계와의 원초적 접촉이며 원시적, 근원적 접촉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황나현의 회화세계는 작가의 상상력이 적절한 도상적 법칙으로 일구어낸, 형태와 내용의 논리적인 설득력으로 탄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신화에의 복귀이며 기원에의 회귀이며 잃어버린 시간으로의 그리움과 향수인 것이다. 즉, 작가가 이룩한 세계는 원초적 이미지라 말할 수 있겠다.

 

 

세상을바라볼때_95x170cm_한지에 혼합재료_2013

 

 

 작가는 이러한 원초적 이미지로서 원시림이나 꿈꾸는 이상향으로서의 자연이 갖는 순수성에 주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간과했던 아프리카의 자연과 문화, 푸른 바다, 남태평양의 화려하게 장엄하는 꽃과 과일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 풍부한  자연을 입은 얼룩말의 시선은 현대성 그 이후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를 향해 말을 던진다. 이 얼룩말의 관조(觀照)는 저 높고 깊은 세계로의 인간 본성의 회복을 향한 자유의 외침이며, 또한 현대물질 문명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반성의 시선인 것이다. 자, 자연의 기쁨이 이토록 화려하고 순수하지 아니한가 라고 말이다. 인간 중심의 세계에 타자(他者)로서의 자연이 다시 인식되고 그 가치를 부여 받으며 문화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데리다(Derrida)는 해체를 이야기 하면서 폭력과 억압의 인간중심적인 서구 역사에의 해체, 로고스적인 세계의 해체를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기술 중심적이며 문명 진화론적인 현대문명의 반성이며, 이는 곧 인간의 순수한 본성의 회복에 관한 본격적인 인식인 것이다. 또한 다시 살아나는 잊혀 진 세계로의 환기와 자연의 가치를 깨닫는 것은 필연적으로 맞이한 모더니즘 사회의 반성이며, 이것이 곧 해체의 참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론적인 시선을 담은 얼룩말의 세계는 그 가치가 자못 큰 것이다.

 따라서 아니마와 휴식을 향해 달려가는 원초적 이미지로서의 황나현의 관조는 그래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그것은 문명 기원으로의 그리움과 반성, 그리고 다시 새로운 의미로서의 자연을 찾아 떠나는 긴 여정을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여정의 풍경은 강렬하고 화려하며 여운이 긴 울림을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그 환상적인 자연 속에서 아찔하도록 묘한 정서의 카타르시스와 뿌리 깊은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자연은 이미 인간이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경이로움과 두려움의 존재임을 우리는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황나현이 전해주는 문학적인 깊이와 풍부하고 감동적인 언어로 변환된 원시적이며 기원적인 자연의 경이와 신비의 다양한 모습들이 기대가 된다 하겠다.

 

 

최후의 승자_95X170cm_한지에 혼합재료 금박_2012

 

 

자연다움의 가치_650x193.9cm_한지에 혼합재료_2013

 

 

황제의 기품 (뒤러의 "막스밀리엄1세" 모작)_72.7X60cm_한지에 혼합재료_2013

 

 

너로부터 시작되다_193.9x130.3cm_한지에 혼합재료 금박_2012

 

 
 

황나현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전공 | 경원대학교 동양화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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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30508-황나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