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식 展

 

 

 

라메르 갤러리

 

2013. 4. 24(수) ▶ 2013. 4. 30(화)

2013. 4. 24(수) PM 6:00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 194 | T. 02-730-5454

 

 

 

 

시각적인 즐거움을 유발하는 꽃 그림

 

신항섭(미술평론가)

 

그림에서 꽃이나 과일 등 원색적인 색깔을 지닌 소재는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러기에 꽃과 과일은 시간 및 공간을 초월해 영원한 그림의 소재로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동일한 꽃이나 과일일지라도 화가에 따라 다른 색깔, 다른 형태로 묘사한다. 화가의 미적 감수성이나 조형감각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인데, 창작의 시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강혜식의 꽃그림은 전체적으로 선이 굵다는 인상이다. 선의 모양이 두텁다는 뜻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시원스럽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인상은 아마도 꽃을 화면에 가득 채움으로써 꽃의 형태가 커진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즉 형태가 실제보다 훨씬 크게 확대되는데 따른 시각적인 개방감이 열린 시각을 유도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배경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채움으로써 꽃 자체만을 부각시킨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추상적인 이미지와 구상적인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소재의 형태를 강화시켜 그 존재성을 돋보이게 만드는 는 것이다.

또한 작품 하나하나가 시원스러울 뿐만 아니라 경쾌하고 쾌적하게 느껴진다. 이는 투명하게 느껴지는 수성물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따른 시각적인 인상이다. 다시 말해 맑고 밝은 색채이미지를 구사함으로써 흥겨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실제보다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색채이미지야말로 긍정적인 사고에 기반을 둔 그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장미를 비롯하여 양귀비, 목련, 연꽃, 튤립, 아이리스 등 비교적 큰 모양의 꽃을 소재로 즐겨 그린다. 꽃의 형태가 클뿐더러 꽃잎 또한 커서 그 윤곽선의 흐름이 완만하고 여유 있게 보인다. 다시 말해 윤곽선 자체의 호흡이 길고 유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시원스럽다거나 유연한 느낌의 선은 여유와 느긋한 감정을 유도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과 마주하면 시각적인 즐거움과 더불어 눈과 마음이 확 열리는 감정의 해방을 맛보게 된다.

 

 

 

 

물론 그의 작품 가운데는 국화꽃이나 벚꽃 등 일련의 크기가 작은 꽃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꽃은 비록 형태는 작을지언정 꽃 하나하나가 무리를 이루고 있기에 전체적으로 보면 마치 하나의 모양새처럼 느껴진다. 즉, 동일한 모양의 꽃들이 한데 어우러짐으로써 마치 한 송이의 꽃을 보는 듯싶은 시각적인 인상을 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꽃을 소재로 한 일련의 작품은 어쩌면 꽃이라는 제한적인 의미를 넘어 자연풍경과 마주하고 있는 듯싶은 열린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의 작품은 시각적인 이미지가 명료하다. 애매모호한 표현이 없다. 이는 명확한 형태미와 함께 강렬한 색채 및 명암대비에서 비롯된다. 형태가 분명하고 맑으면서도 화려한 색채이미지는 꽃의 선명도를 높이게 마련이다. 색채의 명도 및 채도를 높임으로써 실제의 색깔 및 형태보다도 더욱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햇빛이 직접적으로 닿는 부분은 명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지고, 그늘이 지는 곳은 실제보다도 명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극단적인 명도대비는 그림의 전체적인 인상을 강렬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물론 이와 같은 색채이미지는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실적인 묘사기법과는 다른 시각이다. 빛이 강하면 색채 또한 발색이 화려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빛이 너무 강하면 상대적으로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색채가 증발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반면에 빛이 닿지 않는 음영 부분은 상대적으로 실제보다 짙어진다. 이와 같은 빛과 색채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실제보다 더 강렬한 색채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그림의 인상도 묘사력이 부실하면 얻기 어렵다. 그의 작품 경향은 극사실적인 묘사를 살짝 벗어난 지점에 위치한다. 물상에 대한 재현, 즉 정확한 눈과 견고한 묘사력은 한 작가로서의 역량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그는 상상을 현실화할 수 있는 충실한 사실적인 묘사력을 갖춤으로써 구조적으로 견고한 조형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작가적인 신뢰감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기에다가 그는 사물을 회화적으로 아름답게 변용시킬 수 있는 미적 감각을 지니고 있다.

자연주의나 인상주의 회화는 실제보다 미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회화적인 아름다움이란 생동감이 느껴지면서도 실제보다 과장된 표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자연주의 및 인상주의 회화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는 것이고 보면, 화가 자신의 미적 감수성과 미적 감각에 의해 선별된 형태 및 색채로 미화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의 그림이 선명하면서도 경쾌한 리듬, 생동감, 그리고 쾌적하면서도 풍부한 시각적인 인상을 주는 것은 회화적인 아름다움과 현실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무안 연지에 도착

넓디넓은 녹색 연잎의 출렁임

내려쬐는 햇빛 속에 우뚝 서서

순결을 밝히는 백련 한 송이

놀랍고 반가워 가까이 다가서서

중얼거리다

혼자보기 아깝다

어느새 스케치를

가슴 벅찬 기쁨을 친구와 나누어야지

뜰에 핀 장미의 향기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정성을 드려 색칠을

 

철따라 피는 꽃 찾아 아쉬움을 달래고

자연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며

본 그대로 나름의 시각으로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꽃을 보고 행복했고 위로받았으며

친구와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조촐한 자리를 마련 여러분을 모십니다.

 

-강혜식

 

 

 
 

강혜식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개인전 | 2012 한중수채화대전 부스전 (중국 청도 미술관)

 

그룹전 및 단체전 | 2013 아트 이탈리아 대한민국 미술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이탈리아 토스카니 MSM 갤러리 성립왕궁 전시실)  | 2013  수평과 지평전 (경인미술관 제 1 전시실)  | 2012 수평과 지평전 (갤러리 라메르) | 2011 수평과 지평전 (인사아트 플라자) | 2011 서울인사 아트페스티벌 (갤러리라메르) | 2010 수평과 지평전 (조형 갤러리) | 2010 인사동사람들전 (갤러리라메르) | 비오는 날의 수채화전 (조형 갤러리) | 2009 수평과 지평전 (갤러리르씨엘) | 2007 선학회전 (백안미술관) | 2005 선학회전 (백안미술관)

 

E-mail | kanghs3910@naver.com

 

 
 

vol.20130424-강혜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