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돈 展

 

'사람그리기'

"모호한 시각, 모호한 질문"

(Ambiguous Viewpoint, Obscure Question)

 

다리가 있는 풍경_122.5x156cm_oil on Canvas_2013

 

 

갤러리고도

 

2013. 3. 13(수) ▶ 2012. 3. 19(화)

Opening : 2012. 3. 13 (수) PM 5:00

서울 종로구 수송동 12 | T.02-720-2223

 

www.gallerygodo.com

 

 

상명대학교

Space Zero Gallery

 

2013. 3. 15(금) ▶ 2013. 3. 29(금)

작가 프레젠테이션 : 2013. 3. 15(금) PM 4:00 ~ 6:00

 

 

뉴욕 지하철의 여자_200x110cm_Oil on Linen_2013

 

 

갤러리고도에서는 2013년 3월 13일-19일, 상명대학교 Space Zero Gallery 3월 15일-29일까지 신재돈 작가의 “사람 그리기”전을 개최한다.

최근 거주했던 뉴욕창작스튜디오에서 제작된 한국 현대사의 인물, 뉴욕커,  도시풍경을 중심으로 유화 17 여 점이, Space Zero Gallery에서는 20 여 점이 전시 된다.

 

 

두명의 트럼펫 연주자_27.8x35cm_acrylic on Paper_2013

 

 

본 전시를 기획하며

 

화가 신재돈을 대면하면 독일 낭만주의 작가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lich)의 작품“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에 그려진, 누구의 발길도 허락하지 않았을 것 같은 산 정상에서 조각난 바위에 발을 딛고 끝없이 펼쳐지는 안개 속에 시선을 두고 홀로 서 있는 중년신사가 생각난다.

그러나 신재돈의 시선은 오늘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과 대면한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정치인, 평양의 군인들과 탈북자들, 기억들, 요양원 사람들, 전쟁의 포로들, 거리에서 만난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 멜버른 사람들과 한국인 그리고 최근 그가 거주했던 미국의 뉴욕커들 까지 빠짐없이 기록하고 기록한다. 모호한 사건들 때로는 덮어버리고 싶은 이야기들, 가식과 부조리와 상처, 삶의 모순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려질 대상이 결정되면 빠르고 굵은 선으로 종이 위든 캔버스 천이든 상관없이 형태를 잡아나간다. 타고난 소묘력이 이 작가의 남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이 대상은 채색을 통해 생기가 부여된다. 빠르게 칠해지는 거친 원색은 화면위에서 색채간의 겹침과 섞임과 뿌려짐과 흘림을 동반하고 이것은 대상의 재현자체를 넘어 보이지 않는 부분인 본질까지 보일 수 있겠금 만든다.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휑한 눈동자, 고깃덩어리처럼 허물어진 근육을 통해 감정은 더욱 증폭되고 비물질화 또는 추상성을 획득한다.

심미주의 미술이 누리는 안락과 중독성 있는 달콤함, 헤픈 웃음을 굳이 왜면하고, 진실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사회에 대한 관심, 의도적으로 혹은 무관심으로 진행되는 부조리에 대해 경각심을 깨운다. 우리 미술계를 풍요롭게 할 또 하나의 시도가 신재돈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갤러리고도 김순협

 

 

재즈카페_27.9x71cm_acrylic on Paper_2013

 

 

'작가노트'

 

나는 ‘사람 그리기’를 좋아한다.  스스로를  역사와 사회 속에 정립해 있는 정치적 존재로 여기기 때문에,  지나치게 시대정신과 동떨어진 작업을 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인지 나는 자아성찰적이거나 인간의 실존문제를 다루는 주제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해당 시대의 정치,경제, 사회적 배경과 동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내 주요한 제재는 항상 그러한 환경 속을 숙명적으로 걸어가는 사람에 맞추어져 있는 듯하다.

 

그런데  지난 겨울 뉴욕에서  작업하는 동안 느닷없이 풍경을 몇 점 그리게 되었고 그 풍경들을 뉴욕에서의 전시에 메인 이미지로 사용했다.  사람들은  내 풍경그림들을 아주 좋아했다.  풍경을 그리면서 나름대로 자연만이 아닌 인공적인 것,  즉  man-made 기재들을 배치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과정에서 풍경이  인간들의 역사와 사회를 이루어가는 원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날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은 영토,  부동산, 관광자원의 한 부분이며, 전적으로 국가나 개인의 소유권과 관련이 되어 있다.  이것은 긴 인간의 역사 과정에서  관통되어 온 점이며, 모든 자연 풍경은 인간들의 소유와 투쟁, 전쟁의 역사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내가 사람을 그리면 싫어하고 풍경을 그리면 좋아한다.  내가 풍경을 그린다 해도 그것은 사실 사람 그리는 원리와 똑같은데 말이다.

 

이번  전시는 풍경이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은 사람의 모습들이다.   때로는 거울 속의 나의 모습이며, 스마트폰으로 슬쩍슬쩍 사진을 찍는 나를 의심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뉴욕 지하철의 흑인 여자의 모습이며, 그리고 신문과 인터넷에 떠돌다 우연히 내 눈길을 사로잡은 이미지들이다.  어떤 것이 되었든 이들은 내 일상생활의 반경 속에서 포착된 모습들인 것이다.  

 

 

양_164.5x127cm_Oil on Canvas_2013

 

 

나는 일상의 평범한 장면을 소스로 하여 일단 작업을 시작하지만, 종료된 그림들은 실생활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  나는 내 멋대로 이미지를 잘라내고, 생략하고, 때론 과장하기도 하고, 그림을 그려 나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 우연들을 그대로 살려 두기도 하면서 내 의도대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간다.  내가 만약 신문 편집국에서 일한다면 위험할 것이다.

아니 이런 작업이 용인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림 그리기’는 내겐 대단히 매력적인 작업이다.  그림을 그릴 때 나는 시인들처럼 메타포를 사용할 수 있다.  즉 은유와 상징체계를 이용해 매우 독특하며 내 의도에 맞는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가 있다.  또한 소설가들처럼  이야기(story telling)를 늘어놓을 수도 있다.  거대서사나 거대담론의 세계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발판이 일상생활의 구체적 현실 위에 놓여 있기 때문에 관념의 유희로 빠질 위험성은 덜하다.    

 

또한 나에게 있어서 이 ‘그림 그리기’는 모든 작업 형태를 다 포괄한다.  페인팅이건, 드로잉이건, 조각이건, 설치이건, 혹은 사진이건 즉 어떤 예술형태이건 간에 나에겐 같은 의미로서의 ‘그리는’ 행위이다.   재료나 작업 방법의 선택에 있어서 나는 스스로 그 어떠한 제한도 두고 싶지 않다.

 

예술가로서의 그리는 작업은 충분히 즐기고 놀만한 것이다. 언어보다 (쓰기), 논쟁보다(말하기), 그리는 것은 내게  철학적,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상상력을  훨씬 더 증폭시킨다.  

 

더욱 더 좋은 것은, 그림은 명확하고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글쓰는 사람들은 그래야만 한다.  명료하지 않고 앞뒤가 맞지 않는 글들을 읽기는  도대체 얼마나 피곤하고 신경질 나는 일인가.  그러나 아티스트들은 애매모호하고 모순되는 질문도 일단 던지고 볼 수 있다.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아티스트들의 앞뒤가 안맞고 뒤죽박죽인 작업을 보고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아티스트들에게 사람들은 애당초 논리적, 실증적이길 바라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아티스트들에게 바라는 것은 위대한 상상력이며, 현실을 뛰어넘는 미래의 이미지들이다.  우리 사회처럼 사회.역사적으로 옳고 그름을 구분 짓는 이분법적(dichotomic) 논리가 횡행하는 곳에서 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위력적인 것인가 말이다.

 

 

 
 

■ 신재돈

 

1959 Born in South Korea | 2008 Migrated to Australia

 

EDUCATION | 2011 Bachelor of Fine Art (Drawing), RMIT University, Melbourne | 1993 Bachelor of Arts (History), Sogang University, Seoul

 

SOLO SHOWS | 2013 ‘To Draw People’ (Gallery Godo & Sangmyung University, Seoul) | 2013 ‘Dichotomic’ (bcs gallery, New York) | 2012 ‘Dwarf’ (Red Gallery, Melbourne) | 2012 ‘Ambiguous Viewpoint Obscure Question’ (Gallery Godo, Seoul) | 2011 ‘Strange Ordinaries’ (Gallery Yeh-In, Melbourne)

 

GROUP SHOWS | 2012 Art Asia Fair (Coex Gallerygodo, Seoul) | 2012 Triangle Project ? Seoul, part 2 ‘Portrait’ (Gallery MESH, Seoul) | 2012 ‘4th KAAM (Korean Artist Association Melbourne) Exhibition Melbourne) Exhibition Melbourne’ (Glen Eira City Council Gallery, Melbourne) | 2012 ‘Illustrations of Form, Figure & Sexuality’ (Brunswick Street Gallery, Melbourne) | 2011 ‘Drawing Twenty Eleven’ (Bachelor of Fine Art RMIT University Graduate Exhibition Melbourne) | 2011 ‘Belle Arti Chapman & Bailey Art Award 2011’ (Chapman & Bailey Gallery, Melbourne) | 2011 ‘Together in Harmony for 50 Years-Linking Australian and Korean Arts-‘ (Korea Foundation Cultural Center, Seoul) | 2010 ‘New Arrivals’ (Gallery Yeh-In, Melbourne) | 2009 ‘Works on Paper’ (Brunswick Street Gallery, Melbourne)

 

 
 

vol.20130313-신재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