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展

 

TRACE - IMMATERIALITY

 

 

 

스페이스 꿀, 대안공간 풀

 

2013. 3. 8(금) ▶ 2013. 3.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3-31번지 | 070-4127-6468

 

 

 

 

작업평론

김성룡 작품들의 독창성은 우리 미술의 현재 풍토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진귀한 현상이다.

이시대의 그 모든 상품 미학적 대중매체의 인간 영혼에 끼치는 심대한 영향들에도 불구하고 김성룡 같은 예술혼이 온전히 짙은 계곡의 전설처럼 보존될 수 있었다는 것은 인간정신과 의지가 창조해 낸 예수의 본원적인 영원성과 진보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구체적인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이 나날의 삶이 오욕의 삶일 수밖에 없을 때 김성룡의 예술혼은 상처받고 신음할 수밖에 없다. 그의 작업들의 주된 예술적 계기들은 그런 상처들의 어루만지고, 잃어버린 생의 신화화를 통해 개인과 역사의 서기들에 대한 동경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한다. 한국 미술에서 기념비적 예술혼을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작가들 중에 한사람일 것이다.

-미술평론가 강성원 -

 

김성룡은 20여년 동안 한국사회의 이면에 가려진 상처받은 자아의 실체를 지독한 그리기를 통해 탐색해 온 중견작가다. 그가 주목해 온 것은 격동의 근대화 혹은 현대화의 정치성이 야기한 개인의 상처 즉 트라우마(trauma)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 대부분에는 한 개인의 초상들이 등장하며 그 인물들은 어김없이 김지하 미학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흰 그늘의 미학’ 같은 것이 서려있다. 흰 그늘은 인간의 영성을 성숙시키는 카오스적 단련기제다. 슬픔과 기쁨, 공포와 환희, 죽음과 삶, 어둠과 빛처럼 서로 배치된 것들이 이종 교합하듯 한데 어울려야만 발아하는 것이 흰 그늘이다. 김성룡의 흰 그늘은 슬픔.공포.죽음.어둠의 색채들로 구성된 회화들이 기쁨.환희.삶.빛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어떤 의지에서 비롯된다. 그 의지는 현실이라는 리얼리티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부조리한 세계의 찰나를 붙잡으려는 작가의 세계인식과 다르지 않다.

 

 

 

 

비판적 리얼리즘과 마술적 리얼리즘을 실험하고 2000년대에는 현실과 비현실,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리얼리즘의 미학을 독자적 경지로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지점은 쉽게 판타지의 영역으로 휩쓸리지 않는 그의 견고한 미학적 정치성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그 미학적 정치성은 여전히 ‘현실’이라는 아주 강력한 리얼리티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인물들에서는 ‘인간에 대한 경외심’이 짙게 배어있다. 그의 경외는 불상의 광배나 아우라에서 볼 수 있는 외기(外氣)의 색채에서 두드러진다. 그 외기는 단지 한 인물의 기운 같은 것이 아니라 ‘그’를 자연과 이어지고 통하게 하는 ‘일여(一如)’의 어떤 것이다. 그 일여는 항상 우리 앞에 현현하는 보편이 아니다. 그것은 한 찰나에 엿 보이는 자연의 영적 순간들이다.

- 미술평론가 김종길 -

 

 

 

 

 

 

 

vol.20130308김성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