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경. 이승신 2인 展

 

meet YOU with in COLOR

 

우미경_매난국죽_60x55cm

 

 

갤러리 온

 

2013. 1. 3(목) ▶ 2012. 1. 18(금)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69 영정빌딩 B1 | 02-733-8295

 

www.galleryon.co.kr

 

 

우미경_미정_45x90cm_광목천위에 아크릴

 

 

전시의도

빛의 스펙트럼의 파장에 의해 식별할 수 있는 시감각(視感覺)의 특성으로 시각의 기본적 요소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분간할 수 있는 색의 가짓수는 몇 백만 개나 되지만, 색은 크게 흰색, 회색, 검정 계통에 속하는 ‘무채색(無彩色, achromatic color)’과 무채색 이외의 모든 색으로 빨강, 주황, 노랑, 녹색, 파랑, 보라 등 밝거나(明) 어둡거나(暗) 맑거나(淸) 탁한(濁) 색 전부를 포함하는 ‘유채색(有彩色, chromatic color)’으로 나눌 수 있다.

눈의 망막에는 추상체(錐狀體)와 간상체(桿狀體)라는 두 종류의 시세포가 있는데, 밝은 빛에서는 추상체가 작용하여 색 지각을 만들지만, 어두울 때는 간상체가 작용하여 흑백 사진과 같은 무채색의 시각을 만든다.

 

그림의 역사에서 보면 색채는 형태의 본질적인 도형에 덧붙여진 장식 이상의 것으로 생각되지 못했다. 18세기 말에 칸트Immanuel Kant도 《판단력 비판》에서 본질적인 것은 도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점차 미술 및 의류직물, 실내장식 등에서 색채의 미묘하고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으며, 현대 미술에서 색채는 형태를 덮고 있는 것이라기보다 그 자체로서 실재하는 구조로서 파악하는 태도가 확산되었다.

 

이번 전시는 2013년을 시작하는 ‘갤러리 온’의 첫 번째 전시로, 이승신, 우성미 두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회화의 기본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인‘색’을 테마로 각기 개성이 다른 두 명의 작가가 색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는 취지이며 ‘color'는 작가에게 대상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승신, 우미경 두 작가에게 있어 ‘색’이라는 요소는 어찌 보면 의식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작품에서 누구보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 작가는 각각의 9개의 전시장 벽면을 이용하여 9개의 색상을 정하여 그 색상에 대한 작가 개개인의 감성과 그에 부합하는 작품세계를 보여주게 된다. 색상은 핑크, 골드, 레드, 블루, 막스브라운, 그린, 화이트, 보라, 블랙, 오렌지 중에서 표현될 예정이다.

갤러리 온 큐레이터 이희복

 

 

이승신_내 마음을 받아줘!_60x60cm_acrylic and oil on canvas_2012

 

 

이승신 작가노트

상처와 위로, 그리고 치유

공유될 수 없는 '상처'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누구나가 어떤 이유에서건 크고 작은 상처들을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아마도 이 말을 부인할 사람을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번 전시의 그림들은 나 자신을 포함하여 이 세상의 모든 상처받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들의 마음을 쓰다듬고 싶다.

삶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거나 늘 상 무심한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어우러져 사는 세상에서 우리는 서로 부대끼며 크든 작든 나름의 상처들을 품고 살아간다. 그 상처들이 어디서 오는 것이든 무엇이든, 그것은 어쩌면 모두 시뻘건 육질의 속살 같은 것이 아닐까? ‘나’가 아닌 ‘우리’는 그 속살 같은 상처들을 서로 공유하거나 타인의 아픔을 완전히 공감할 수는 없다. 그 따가움, 통증이라는 것은 타인의 이해는 받을 수 있어도 공유될 수는 없는, 온전히 ‘나’만의 것이다.

 

'나'를 가리는 베일

사람들에게 시뻘건 생육질의 상처는 부담스럽다. 타인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육질의 속살들을 가려줄 가면이 필요하다. 그것은 화려하면 할수록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조금은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 세상에서 타인들과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가면이 나를 치유해 줄 수는 없다. 그것은 그저 가림일 뿐이다. 그러나 그 가면조차도 '나'이지 않은가. 아니, 그것은 오히려 베일이다. 적나라한 나를 가리고 보호해 주는 베일. 그러면서도 나의 본질을 비춰주는 베일.

나는 나 자신을 적나라하게 그림 속에 고백한다. 일종의 고백처럼. 피부가 벗겨지고 쓰라린 나, 그 통증을 가려줄 화려한 베일도 나 자신이다. 그러나 베일 뒤에서 여전히 쓰라린 ‘나’를 위해서는 위로가 필요하다.

 

위로와 치유

솔직한 고백을 통한 ‘나’ 자신을 바로 응시하는 것, 그림 속의 이미지들은 바로 ‘나’ 자신이면서 스스로를 쓰다듬는 위로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러저러한 이미지들은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는 '나'이다. 화려한 식물의 이미지, 사랑스러운 동물 이미지들은 '나'를 가려줄 베일이자 나 자신이다. 또한 동시에 그들은 '나'를 쓰다듬는 위로이다. 고백과 솔직한 응시, 그리고 위로를 통해 우리는 치유될 것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상처가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더라도, 작품들 속에서 여러 층위로 구성된 이미지들을 응시하여 그것들에 동화됨으로써 위로를 받고 치유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힘든 상황 속에서 전시를 준비하는 작가에게 끊임없는 믿음과 격려로 좌절하지 않도록 용기를 주신 관장님께 감사 드린다.

2012년, 양평에서 이승신 작가노트 중

 

 

이승신_빛을 찾아서_3 pieces_ea 17.8x25.7cm_acrylic on canvas_2012

 

 

우미경 작가노트

꽃이라는 대상에 대한 다중적 딜레마와 불편한 끌림

꽃이라는 대상은 작가들에게 영원하고 고전적인 모티브 이지만

한편으로는 속물적이고 가벼운 소재로 인식되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찾아내야 한다는 강박감과 압력 속에서

어찌 보면 하찮고 여성적! 인 ‘꽃’이라는 대상이 나에게 주는 심상은

그리움과 기억

불편함

그리고 부끄러움이었다..

어려서부터 엄마와 함께 가꾸던 뜰에 피던 나팔꽃, 봉선화, 채송화....

친구들과 뛰어 놀던 동네 구석구석 피어나던 풀들..

그저 좋아서 그리던 어린 시절의 꽃 그림들

하지만 현대미술을 공부하면서 무언가 의미 있는 것, 진중한 것. 남다른 것에 대한 열망으로 인한 꽃이라는 대상에 대한 내 자신의 경멸감

다른 이들의 꽃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들에서 조정 되어지는 대상 인식의 한계 등

이러한 다중적 이고 복잡 미묘한 감성들이

내가

순수하게 접근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꽃이라는 대상에 담겨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이

나에게는 또 다른 그림 그리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싶은 대상을 이제야 그릴 수 있다.......

 

 

 

 

 

vol.20130103-우미경. 이승신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