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ux_SPACE*SCAPE 展

 

 

박승훈_TEXTUS 072_100x125cm_Digital C-Print_2011

 

 

갤러리 룩스

 

2012. 12. 27(목) ▶ 2012. 1. 17(목)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F | 02-720-8488

 

www.gallerylux.net

 

 

박자용_여름밤의 몽상_100x70cm_Pigment print_2012

 

 

갤러리 룩스가 <2012 Flux_SPACE*SCAPE >전을 12월 27일(목)부터 내년 1월 17일(목)까지 개최한다. 매년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이어주는 룩스의 연례기획전인 Flux展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상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외에서 꾸준한 활동을 선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들 중에서 갤러리 룩스가 주목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 SPACE*SCAPE >라는 제목으로 박승훈, 박자용, 베른트 할프헤르, 이민경, 이소영, 이지연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고 있는 여섯 작가가 참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우리가 존재하는 공간과 그 공간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다채로운 시각을 살펴보고자 기획되었으며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사적 경험이 담긴 공간(空間)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복시키거나 작가 스스로가 개입함으로써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낸다. 갤러리 룩스(GALLERY LUX)는 1999년 처음 문을 연 이후 500 여 회가 넘는 전시를 개최하여 왔으며 참신한 신진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함과 더불어 역량 있는 중견작가들의 전시를 후원하고 있다.

 

 

베른트 할프헤르_Haje story Nr3_30x20cm_lambda print, Saitec_2009

 

 

2012 Flux_SPACE*SCAPE展을 열며

이번 ‘2012 Flux’전은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선보이는 룩스의 연례기획전으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관객과 소통하고자 노력해 온 작가들 중 룩스가 주목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전시이다. 연례기획전의 큰 타이틀인 ‘Flux’은 끊임없이 변모하며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룩스의 소망을 담고 있으며 올해 전시에는 사진,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하고 있는 박승훈, 박자용, 베른트할프헤르, 이민경, 이소영, 이지연 등 여섯 명의 작가들을 초대하였다.

 

인간은 성장함에 따라 사람과 물체들 이외에 궁극적으로 자신이 경험했거나 존재했던 공간, 장소들에 애착을 갖기 시작한다. 추억에 의해 사로 잡힌 장소들을 처음에는 또렷이 인식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점차 희미해지고 그 끝에는 흐릿한 공간의 기억만이 머리 속에 남는다. 이러한 공간이라는 주제는 많은 작가들에게 끊임없이 매력적인 영감과 소재가 되어 왔다. 이번 『2012Flux_SPACE*SCAPE展』은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공간과 그 공간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다채로운 시각을 살펴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은 그들의 사적 경험이 담긴 공간(空間)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복시키거나 작가 스스로가 개입함으로써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민경_더큰집(두번째)_100x85.5cm_Archival inkjet print_2012

 

 

하나의 공간이 낱낱이 해체되고 다시 결합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흔적이 겹겹이 중첩된 새로운 이미지로 탄생한다. 사진의 기존형식에 대해 실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박승훈은 직접적이거나 혹은 간접적으로 접해 온 기억의 공간들을 찾아가 촬영한 후, 8x10사이즈의 대형필름을 손수 엮어서 포토콜라주의 형태로 재구성한다. 작가는 어두운 암실 속에서 마치 직물을 짜듯이 이미지의 파편들을 하나씩 붙여나간다. 디지털로 작업한다면 그 과정을 쉽게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작가는 이 모든 과정을 아날로그적인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때문에 이러한 작가의 인내와 수고로움이 묻어나는 제작방법은 그 행위 자체로도 고유한 가치를 가진다. 또한 과거의 기억의 조각을 찾아가는 작가의 긴 여정은 대상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을 내포하고 있다.

 

박자용은 건축물이 세워진 공간을 사진으로 촬영한 뒤 작가의 상상력을 덧대어 또 다른 느낌의 조형적 공간으로 변형시킨다. 실재와 허상이 충돌하고 작가의 감성과 개인적 경험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하나의 프레임 안에 오롯이 자리잡는다. 그의 작품에는 평온함과 안락함, 그리고 묘한 긴장감이 혼재되어있다. 삼차원의 세계와 이차원의 평면, 외부공간과 내부공간이 결합된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마치 꿈처럼 모호하게 느껴지는 가상의 공간과 조우하게 된다.

 

베른트 할프레르는 독일 출신으로 작가의 주된 관심을 도심의 경관과 그 공간 속에 자리한 인공물, 그리고 이를 조망하는 본인의 시각을 표현해내는 것이다. 철저히 관찰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그는 세상의 여러 곳들을 찾아 다니며 보았던 풍경들을 카메라로 포착한 후 그 이미지를 쪼개고 다시 재편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또한, 작업은 한 장의 이미지 컷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 편집에 가까운 기술로 나타내어지는데 때문에 찍혀진 대상의 장소성은 점차 사라지고 모호하고 기이한 패턴만이 작품 속에서 보여진다. 작가는 그 속에서 자신이 보았던 시간과 공간들, 그 자체의 순수성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조형성에 기반을 둔 독특한 구성방식과 작가의 치밀함에 의해 완성된 도시의 이미지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작품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이소영_cross the inside_230x153cm_inkjet print_2011

 

 

이민경의 공간에는 대상에 대한 아련함이 담겨 있다. 작가는 사진촬영 후 그 이미지를 공간모형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의 도시공간을 고찰하고 심도 있게 사색하고 있다. 그가 주로 다루는 소재들은 주로 도시의 낡은 다세대 혹은 연립주택으로 작가는 이러한 공간에 비추어 현 시대를 읽어내고자 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유약하고 힘겹게 서 있는 가건물들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언제든 한 순간 무너져 내릴 수 있음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언젠가 마주쳤을 법한 일상의 공간들을 화면에 담아내는 그의 작품에는 사진 특유의 다큐멘터리적인 기록성과 대상과 담담히 마주하는 작가의 관조적 성격이 잘 드러난다. 작가는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 기억에 담긴 그 불확실한 감정들을 보다 선명하게 대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안내하고 있다.

 

공간의 축소 모형을 촬영해 만든 이미지 출력물과 설치 작업을 함께 발표해오고 있는 이소영 작가는 실재하는 건축물의 축소 모형을 만들고 그 내부를 촬영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여러 층의 레이어를 겹침으로써 기존의 공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허상의 몽환적인 공간으로 변화시킨다. 푸르고 창백한 공기가 부유하는 공간 안에서 작가는 자신과 자신의 세계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이지연의 작품은 자신의 기억이 생성된 장소,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은은하고 단정한 언어로 풀어나간다. 작가는 라인테이프를 작업을 통해 공간을 분할하고 차분한 모노톤의 색을 입힌다. 화려한 기교 없이 선과 면으로만 분할 된 이 절제된 공간들은 그 자체로 아름다우며 정돈된 안정감을 주며 공간과 공간 사이의 비밀스럽게 감춰진 여백은 우리의 안정된 인식구조를 흔들어 놓는다. 작가에 의해 선택적으로 제거되어 비워진 공간은 이미지를 해석하는데 있어 많은 상상력과 자유를 부여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은 켜켜히 쌓인 시간의 흔적으로부터 만들어졌고 이는 사적인 경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때문에 우리는 같은 공간을 마주하더라도 개인의 경험이나 기억에 따라 상이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여기 모인 여섯 명의 작가들은 각자가 다른 감각을 가지고 그들 스스로가 매개가 되어 자신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공간의 이면에 감성을 부여하고 제3의 공간을 창출해낸다. 예술가들의 무한한 열정과 수고로움, 그 과정에서 탄생한 의미 있는 흔적의 결과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공간을 바라보는 여섯 작가들의 특별한 감성과 그들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갤러리룩스 큐레이터 박혜림

 

 

이지연_Exploration of space_60x300cm_3pieces (각 60x100cm)_캔버스에 아크릴릭, 라인테이프_2012

 

 

 

 

■ 참여작가 : 박승훈, 박자용, 베른트할프헤르, 이민경, 이소영, 이지연

 

 

 

vol.20121227-Flux_SPACE*SCAP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