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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김진호의 ‘낯선 풍경’展

 

풍선_유화_162.2x130.3 cm_2012

 

 

예술의전당 갤러리7

 

2012. 12. 16(일) ▶ 2012. 12. 21(금)

Opening 2012. 12. 15(토) Pm. 5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서초동 700번지) | T. 02-580-1300

 

www.sac.or.kr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

 

글: 이정현

1 기김진호의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2011) 은 이후 전개될 '풍선,마네킹' 연작의 예표(豫表)처럼 보인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내건 그림 대부분을 지난 2년 동안 집중적으로 그렸다. (시기적으로) 그 모두(冒頭)에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이 있다. 자연스럽게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은 최근작 <비너스의 탄생>(2012)과 만난다. 두 개의 문을 설정해 보겠다. (큰 의미는 없다) 하나의 문은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이다. 그 문은 들어가는 문이다. 다른 또 하나의 문은 <비너스의 탄생>이다. 이 문은 나가는 문이다. 그 역순도 가능하다. 두 문은 들어오고 나옴이 자유롭다.

 

2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에 입장한 관객은 두 개의 이미지에 압도된다. 신호등을 보며 화가는 그것이 흡사 마네킹 같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반짝이는 불빛이 풍선일 거란 상상에 빠진다. 죽어있는 마네킹이 풍선을 주렁주렁 매달고 살아난다. 역시 화가의 상상력이다. 그는 왜, 냐고 묻는 내게 그렇게 그려보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 이후 진행되는 일련의 작품들은 마네킹-이미지와 풍선-이미지가 교차되며 진행된다. 화가는 변신모티프와 마리오네트(인형극), 변검술, 영매 등의 기법을 그림 속에 반복적으로 차용한다. 관객들은 화가의 현란한 손놀림 끝에 당도한 <비너스의 탄생>에 어느덧 이른다. 퇴장할 시간이다.

 

 

걷는 사람과 서 있는 사람_각24.2*33.4cm_유화_2011

 

 

3 <비너스의 탄생>은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과 수미상응(首尾相應)을 이룬다.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 이후 각자의 계열에서 자신의 길을 걷던 두 이미지는 <비너스의 탄생>에 이르러 다시 만난다. 이 그림에 부제를 붙인다면 '풍선과 마네킹'이 적합할 것이다. 오브제로 쓰인 마네킹과 풍선은 따로 또 같이 진화를 거듭했다. 재료의 특이성 이면에서 그 둘은 만난다. 그들은 속성을 공유한다. 날아갈 것(풍선) 같고 바스러질 것(마네킹) 같다. 형상 또한 같다. 그들은 가득 찼지만 비어있다. 이형동체. 형태는 다르지만 한몸이다. 마네킹과 풍선은 서로 갈마들며 스민 끝에 <비너스의 탄생>에서 만난다. 그림은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처음 만난 <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으로 되돌아간다. 김현승식으로 말해보자. 풍선은 마네킹 몸 안에도 있고(<걷는 사람, 서 있는 사람>), 몸 밖에도 있다.(<비너스의 탄생>) 이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보게 될 화가의 그림들은 이 둘 사이의 끊임없는 길항작용이다. <비너스의 탄생>에 이르러 이 두 계열은 총합을 이룬다. 동시에 꿈을 꾸듯 그림들은 전시관을 벗어난다. 이제 우린 거리에서 풍선과 마네킹을 마주친다. 말하자면 <비너스의 탄생>은 결론이 아니다. 그것은 끝이지만 새로운 시작이고 무수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다시, <비너스의 탄생>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4 그림 속 '비너스'는 사람이 아니다. 저 그림 역시 탄생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차라리 '오색풍선을 안고 누워 있는 여인'이라 이름 짓는다면 설득력을 얻을까. 그림의 이름 <비너스의 탄생>은 의도적이다. 화가가 비튼 저 작품명은 보티첼리 이후 수많은 정전(Canon)이 존재한다. 그는 '보티첼리들'의 아류인가. 다시 묻겠다. 그는 '화가'인가. 우리의 질문은 징후적으로 되물어져야 한다. 억압되어 왔던 미술사의 근본문제에 구멍 내기. 예컨대 원본의 진위 논쟁 혹은 아카데믹한 진리 담론 또는 전통과 현대의 이분법적 구도. 그것들은 현 지층을 어떻게 뚫고 출현할 것인가.

우리 시대 '비너스'는 더는 신이 아니다. 그것은 미적 표준도 아니다. 그것은 예술적 형상화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기김진호가 그린 <비너스의 탄생>은 이중적인데 하나는 '비너스'에

 

 

비너스의 탄생_유화_130.3x97.0cm_2012

 

 

대한 새로운 정의이고, 다른 하나는 비너스란 물신(物神)을 호명하기가 그것이다. 사태는 명백해졌다. 그가 보기에 <비너스의 탄생> 속 수면 위의 여자는 비너스가 아니다. 차라리 필부(匹婦)이고 을녀(乙女)이다. 그녀는 평범한 여자다. 오색풍선을 부둥켜안고 누워있는 여자가 비너스라면 세상의 모든 여자가 비너스이다. 질문의 반복. 수면 위의 여자는 비너스인가? 그렇다. 화가는 스스로의 물음에 대해 그렇다, 라고 대답한다. 이건 의례상의 대답이 아니다. 그는 진심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는 세상의 모든 여자가 비너스라고 생각한다. 기김진호에 의해 비너스는 재정의된다. 동시에 화가는 '비너스'를 신격화 하는데 <비너스의 탄생> 속 비너스는 이제 물신이 된다. 바다에 누워 오색풍선을 안고 눈을 뜬 채 잠든 비너스를 보라. 꺼지지 않는 불빛,눈빛, 영원한 유동성으로 둘러 쌓인 덩어리들, 이른바 '액체근대'(지그문트 바우만) 그리고 '피로사회'(한병철)의 징후들. 화가는 성큼 '담론들'에서 '상황들'로 토픽을 점핑시킨다. 다시, 묻겠다. 그는 화가인가.

 

 

좌:쇼보-어서오세요,우:미스 김-어서오세요_유화_각 97.0x130.3cm_2012

 

 

5 "전망은 늘 가시적인 형상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요구는 분명 독재적이다. 그 요구에 답하는 과정에서 즉 전망을 가시-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전망의 개념과 내용이 각질화하는 까닭이다. (...) 나는 그 각질화의 운명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것이 전망 형상화 시대에 속한 시인의 운명이라 생각했고 그 운명을 (벗어나는 게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 각별히 내게 의미 있는 벽으로 작용해주기를 바랐고 그 끝에, 이제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이라는 비유를 얻었다." (김정환,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 사회평론, 1999, 315쪽)

 

기김진호의 '풍선,마네킹' 연작은 '아름다운 그림'(김정환)이다. 전망은 그릴 수 없는, 아름다운 그림인데, 그렸고, 그려져서 아름다운 전망이 되었다. 전시장 안을 가득 메운 전망들을 보라. 시인은 '아름다운 그림'을 일러 비유라 말했다. 비유는 삶과 견주어야 한다. 삶과 어긋나거나 혹은 추락할지라도 비유는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화가는 스스로 그림 속으로 들어가 풍선이 되었고 마네킹이 되었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당신과 내가 여기 있어서 그릴 수 없는 길고 깊은 강과 마주 섰다"(곽은영, <불한당들의 모험 46> 중에서)

 

 

좌:김경수 씨, 우:이진숙 씨_유화_각50.0x60.6cm_2012

 

 

Keegim, Jin-Ho has held 13 times’ solo exhibitions and got several Public Contests. Around 200 times he participated in various Planned Exhibitions. Now he is a member of Korean Fine Arts Association, Arts Vision Korea. All of his art works and activities can be found in http:,,artkee.com.

 

 

놀이터_유화_90.9x72.7cm_2012

 

 
 

기김진호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전공 졸업

 

개인전 | 제 1회 개인전: 서울교대 미술관, 서울, 1989 | 제 2회 개인전: 화순 갤러리 초대, 서울, 1993 | 제 3회 개인전: 애경갤러리 초대, 서울, 1997 | 제 4회 개인전: 하나사랑 갤러리 초대,서울, 1997 | 제 5회 개인전: 빛갤러리 초대,서울, 2001 | 제 6회 개인전: 남서울산본교회 초대,산본,2002 | 제 7회 개인전: 빛갤러리 초대,서울,2004 | 제 8회 개인전: 예술의전당(한국구상대제전),서울,2007 | 제 9회 개인전: 산울교회,산본,2008 | 제 10회 개인전: 메이준 갤러리,서울,2008 | 제 11회 개인전: 산울 교회,서울, 2009 | 제 12 개인전: 커피밀 카페,서울,2010 | 제 13회 개인전: 예술의전당 갤러리7,서울,2012

 

공모전 |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7회, 국립현대미술관 ,93, 94, 96, 97, 98, 00, 01 | 구상전 입선 2회, 예술의 전당, 94, 95 | 목우회전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92 | 미술세계대상전 특선 및 입선, 경인미술관, 93,95 | 신미술대전, 현대미술대상전 입선, 디자인포장센터, 92 | 전국 대학미전 은상, 부산 문화회관, 1990

 

그룹전 | 오늘의 한국미술전, 예술의 전당,서울,94,95,96 | 미우회전,경인미술관 외,91-현재 | 신미술창작전, 갤러리 신미술,서울,1992 | 동광갤러리 개관기념 초대전, 동광갤러리,서울,1993 | 우즈백공화국 독립 2주년 기념전, 갤러리 신미술,서울,1993 | 월간 미술시장 창간기념초대전, 덕원 미술관,서울,1993 | 사향전, 종로갤러리 외,서울,1995, 2006 | 국제미술교류회 여명회전,서울갤러리 외,서울,1996-2009 | 목련전, 영등포 구민회관외, 1996, 1997 | 정읍사문화제초대전, 정읍사 예술회관,정읍,1996, 1998 |Good-News전, 한수경갤러리,서울,1997 | 한 집 한그림 걸기 또다른 시각전, 북악갤러리, 서울,1997 | 새싹의 꿈을 위한 그림전, 우덕갤러리,서울,1998 | 성탄 그 의미전, 한수경갤러리,서울,1998 | 조국의산하전, 운현궁미술관 외, 서울,1998-99 | 금천구 예술인 협의회 초대전,금천문화회관,서울,1999-2004 | 기독미술연구회 "KNOCK"전, 진흥아트홀,서울,1999 | 광명미협전,광명시민회관,광명,1999-2004 | "창조주 그 사랑안에서"전, 한수경갤러리 기획 초대,밀알미술관,서울,1999 | 교회 순회전-햇빛갤러리 기획,사랑의교회 외,서울,2000 | 일어서는 빛전,진흥아트홀,서울,2000. 4 | 기독미술 연구회전,오륜교회,서울,2000. 5 | 함께 일어서는 땅전,빛갤러리,서울,2000. 9 | 그룹 SEOUL전,종로갤러리 외,서울,2000.9-2002 | 구름산 예술제,광명시민회관 전시실,광명,2000.10-2004 | 광명미술제,광명시민회관 전시실,광명,2000-2004 | 경기미협 초대전,양평,2000. 10 | 그림으로 만나는 예수의 생애,빛갤러리 기획초대,2002. 9 | 행복한포옹-Happy hug전,빛갤러리 초대,2002. 10 | '선생님 그림이 좋아요'전,진흥아트홀 초대,2002. 5 | 정동교회 순회전,빛갤러리 초대,2002. 4 | 기독미술인 100인전,빛갤러리 초대,2002. 3 | 그리스도와 상징전,빛갤러리 초대,2003. 5 | 파주납골공원오픈기념전,빛갤러리 기획,2003. 6 | 웰컴투 쎄울전,민미협 주관,광화문갤러리,서울,2003. 12 | 한국의 중진작가 100호전,김천문화회관,김천시,2004. 7 | 할렐루야 교회 입당 기념전,빛갤러리 기획,2004. 10 | 오늘의 작가 초대전,서울,코엑스,2004. 11 | 서울교대 기금마련전,서울교대,2004. 12 | 북녘에 물감보내기 자선전,알파갤러리,2004. 12 | 예수의 미술가들 전시회 '아름다운 동행',빛갤러리,진흥아트홀,서울,2005. 1 | 미술세계 주최 신년기획 '현(NOW)'전,공평아트홀,서울,2005. 1 | '감성적인 아이가 세상을 지배한다'전,빛 갤러리,서울,2005. 1 | A-205전,드림갤러리,서울,2005.2 | 현대미술관 이전 촉구 전시회,덕원갤러리,서울,2005. 2 | 북녘에 물감보내기 범미술인전,아트사이드,서울,2005. 3 | 가원미술관 초대전,가원미술관,서울,2005. 3 | 예수의 미술가들 초대전,새중앙교회 외 ,평촌,2005. 4 | 세계박물관 문화박람회 초대전,KINTEX,일산,2005. 6 | 오프라갤러리 소품초대전,오프라갤러리,서울,2005. 8 | 초등미술연구회전,양천문화회관, 서울, 2005-2012 | 남북화가교류전,관훈갤러리,서울,2005. 11 | 열린하는 열린미술전,진흥아트홀,서울,2006. 1 | 현전, 이형 아트센터,서울,2006.2 | 아름다운잉태 - 생명 키우기전, 진흥아트홀, 서울, 2006. 3 | 아이 방에 그림 걸기 전,진흥아트홀,서울,2006.5 | 남한산성 타워아트전, 광주, 2006. 9 | JESUS, JESUS,JESUS 전,신미술관 기획초대,청주,2007. 3 | 영등포문화원 아트페스티발,영등포문화원,서울,2007. 3 | 만남-예수와 예술전,이형아트센터,서울,2007. 4 | 이마전,일본 동경도 미술관,동경,2007. 10 | 조국의 산하전,서울,2007. 10 | 기독미술연구회 특별기획  “ my beautiful life 展 ”,진흥아트홀,서울,2007. 12 | 아프리카 현대미술 순회전(우간다, 르완다, 콩고의 여러도시들),2008. 5 | 한일국제회화제,세종문화회관,서울,2008. 5 | 비정규직 연대 기금 마련전,눈갤러리,서울,2008. 7 | 수평구조전,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서울,2009. 1 | 대한민국 현대작가 초대전,김콜렉션,서울,2009. 6 | 원골 자연미술제 "예술과 마을",원골,2009. 7 | 황문성-기김진호 2인전 - 사람,산울교회 푸른초장,산본,2009. 12 | 오늘의 한국미술전,호치민 미술대학 응용미술센터,베트남,2010. 1 | 닷컴(.COM)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10. 2 | 어플(appl)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서울, 2011. 2 | 생명의 붓질 다름과 같음 ‘한·중미술교류 새봄 공간제안전’,국민일보 갤러리,서울,2011. 3 | 스펙트라 부활절전시 "파파의 세가지 선물" ,용산교회,서울, 2011. 4 | 한중미술교류전,베이징 New Sun 갤러리,북경,2011.11 | 갤러리 물댄동산 개관기념전 - 파파의 세 가지 선물 Lovely Hill,갤러리 물댄동산,인천,2012. 4 | 서울오픈아트페어(SOAF),메이준 갤러리 초대,COEX,서울, 2012. 5 | 조국의 산하전-살림, 되살림,광화문갤러리,서울,20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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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1216-기김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