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5 展

 

 

민경영_껌딱지는 도시인의 발자국이다_200x340cm_보도 블록 위에 씹던 껌_2011

 

 

오래된 집

 

2012. 11. 27(화) ▶ 2012. 11. 30(금)

Opening : 2012. 11. 29(목) PM 5:00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62-10, 62-11번지 | 02-766-7660

 

www.can-foundatino.org

 

 

민경영_꿈_설치작

 

 

오래된 집 프로젝트(Old house project)>는,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오래된 단층 가옥 2채를 작가의 창작활동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시작된 레지던시 개념의 프로젝트입니다.

레지던시와 전시를 연관시킴으로써 참여작가가 공간에 반응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으며, 공간이 갖는 역사성과 작가의 작업방식이 상호작용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5기 입주작가인 민경영, 최윤정 2인의 오픈스튜디오가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약 4일간에 걸쳐 개최됩니다.

 

■ 오래된 집 프로젝트 소개

잘 닫혀있어 외부에서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모양새인 ‘오래된 집’이 캔 파운데이션의 레지던시로 존재하며 5번째의 변화를 맞았다. 2009년 9월부터 작가와 함께한 성북동 62-10, 62-11. 이 두 개의 번지는 각각 5번째의 작가를 만나고 있는 중이다. 문영미.변시재, 김보아.이다, 리금홍.이지영, 박용석.아라크네는 각 기의 입주작가로서 공간에 감응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해석하거나 혹은 자신의 정체성과 융합한 공간을 형성하거나 대문을 열어 손님을 맞는 등의 방식을 통해 각자의 오래된 집을 선보였으며, 이는 또 하나의 흔적이 되어 오래된 집의 시간에 합류하였다.

이번 5기 입주작가인 민경영과 최윤정은 여기에 또 하나의 층위를 얹는다. 시간의 흐름을 안고 갈라진 틈, 페인트가 벗겨진 벽면과 손때들 등 일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주목하고 새롭고 깨끗하게 흔적을 지우는 것만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는 작가 민경영은 오래된 집에 남아있는, 누가 생기게 했을지도 모르는 흔적들에서 존재를 읽어냈다. 흔적 위에 작가의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색 면이나 작은 선 하나가 보태어지면 분명히 존재했으나 형상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의 대상이 되어 떠오른다. 낡은, 때묻은 그대로 생명을 얻은 것처럼 이미 오래된 집 벽과 벽 사이, 페인트와 벽지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존재들을 만나는 것은 새롭지만 친숙한 경험이다.

내면의 사유와 상처의 정화를 보여주는 작가 최윤정은 동심원과 동물이 존재하는 이상공간을 실제의 공간으로 옮기며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고, 오히려 단단히 닫혀있는 공간 안에서 작업을 통해 해방감을 얻었다고 한다. 작업을 진행 중인 공간에 들어서면, 작가가 말하는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직관적으로 깨닫게 된다. 이전 작업과 연계된 형태임이 분명한 만큼이나 오래된 집과 맞닿아 일변한 것 역시 분명한 따스한 이세계(異世界)에 온 듯하다.

이렇듯 분명 다르면서 상통하는 지점이 있는 오래된 집 5기 작가들의 작업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보거나 눈앞에 그린 듯 떠올려보았던 세계와 그 안에 있을 법한 존재들을 담고 있으며 이것은 순간순간 변하고 무너지고 덮여버리는 현대의 시간흐름과는 벌어져 있는 오래된 집의 시간이라는 틈에서 흘러나오는 새로운 모습임이 분명하다.

스페이스 캔 / 임경민

 

 

민경영_오래된 집 재생 프로젝트 과정_부분_2012(4)

 

 

62-10 번지 입주 작가 _ 민 경 영

민경영 작가는, SADI (Samsung Art Design Institute)를 수료하고 Atlanta College of Art를 졸업하였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과에 재학 중이다.

주요 전시경력으로는 2010년 SADI 윈도우 갤러리, 2008년 갤러리 라이프 ’민경영전시회’,2007년 Design Festa Gallery, 동경, 일본 ‘Totally Socialite Miss Min’, 2005년 Kate Spade ‘Artistic Kate Spade’ 등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였다.

 

민경영의 작업은,

도시 삶의 자취를 소재로, 발견하게 되는 건물의 외벽이나 바닥의 갈라진 틈을 창조적으로 이용해 작업으로 연결한다. 작가는 '오래된 아파트에 간 금은 도시에서 아파트가 살아가고 있다는 일상의 wear&tear의 자취'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는 이 건물이 위태롭다는 증거이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도시 속 건물도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늙어가는 할머니와 주름살 같은 것이다.' 갈라진 틈은 건물이 스스로의 삶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으로 건물의 틈과 흔적을 재생산하고자 한다.

 

[작가노트]

짧은 시간 안에 곧 버려질 것을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편집, 재구성함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과연 버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남들이 모두 더럽다고 여기는 것들, 미관상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반드시 누구나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으로 바꾸어야 하는 것일까?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먼지가 쌓인 어딘가의 틈, 페인트가 벗겨진 벽, 사이사이 갈라진 틈이 있는 건물은 꼭 최첨단 시설을 갖춘 초고층 건물로 바꿔주어야 것일까? 인간에 의해 버려진 물건 등은 과연 확실히 소각되어야 할 존재인가? 그것들이 없어져야 할 존재라고 한다면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소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하찮은 것들을 작업의 소재로 이용 도시의 소소한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의미가 없다고 여기거나,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에도 '역사'란 의미를 둘 수 있으며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지 않음을 보여 줄 것이다.

 ‘도시는 살아있는 유기체이다’라는 가정아래 ‘도시 삶에 대한 기록’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를 관찰하면 껌 자국, 누군가의 손때, 건물의 갈라진 틈, 시간이 지나며 벽에 붙은 먼지, 누렇게 바랜 벽의 색, 거리에 뿌려진 전단지 등 수많은 인간의 자취와 만나게 된다. 그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인간이 도시 유기체의 공간 안에 남겨둔 일상의 기록이었으며, 그들이 특정한 공간을 지나갔다는 물리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시하고 지나갈 이 자취들은 특정한 공간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취, 또는 그 존재의 의미가 미미했던 것을 통해 도시가 가진 세세한 역사를 창조적으로 전환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자 한다.

 

 

최윤정_오래된 집 재생 프로젝트 과정_부분_2012(2)

 

 

62-11번지 입주작가 _ 최윤정

최윤정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9년 아르코 아카데미 신진작가 비평 워크숍 작가로 선정되었다.

주요 전시경력으로는, 2009년 문화일보 기획전 ‘ Mind Blower’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2010년 ‘Mind Space’ (비주얼아트센터 보다, 서울) 2012년 ‘Mind Strength’ (이랜드문화재단, 서울), ‘The land live in’ (골목 갤러리, 서울) 등 4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이 있다.

 

최윤정의 작업은,

작품에 자연의 개념을 끌어들여 현대 사회에서 오는 내면의 상처를 정화하고자 한다. 작가라는 입장의 작가 본인과 작품의 관계에 대해 우선 생각했으며 이 둘의 연결고리를 ‘나의 존재’에서 찾았다. 작품은 본인에게 내적 사유를 통한 장이며 작가로써 나라는 존재가 실존하는 의미를 가져다 준다. 이렇듯 최윤정의 작품세계는 현실을 배제하고도 충분히 스스로가 존재 할 수 있는 내면의 사유의 공간을 이루게 된다.

 

 

최윤정_오래된 집 재생 프로젝트 과정_부분_2012

 

 

[작가노트]

오래된 집에서의 작업.

현시대의 공동체의 무리로, 때로는 개인으로 살아가는 본인은 작품을 통해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욕망이나 경쟁구도에서 오는 긴장감이 아닌 마음에 누적된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환상적 이상 공간을 제시하여 내면의 정화의 장을 구축해가고 있다.

이러한 정화의 장은 본인의 경험에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본인 또한 유한한 삶을 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누구나 느끼게 되는 심적 불안과 극심한 스트레스, 마음에 켜켜이 누적되어온 트라우마로 인해 현실에 갇혀 억압되어 있었고 자연으로부터 얻은 초자연적인 치유의 에너지는 현실을 살아가는 삶의 통로가 되었다. 이러한 에너지는 본인의 무의식 영역인 꿈을 통해 경험 되어졌고 작품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

꿈을 통해 얻은 환상의 이미지들은 현실의 사물이나 실체의 현상을 가지고 있었고 마치 그림자와 같이 느껴졌다. 이러한 환영의 공간은 현실의 자연풍경을 닮아있으며 본인의 작품에서는 난색  계열의 부드러운 파스텔 색채로 표현되어진다. 이러한 색채는 관람자들의 시각을 통해서 부드러운 촉감으로 전달되어 현실공간에서 느끼는 무게감을 덜어주는 심리적 반응으로 연결된다.

 이렇게 이상화된 자연 풍경 속에는 동물과 동심원의 반복적 구성으로 조화를 이룬다. 그 중 주가 되어 등장하는 코끼리는 본인에게 있어 정신적 중심을 이루게 하는 존재이며 작품에서는 작가가 만든 공간으로 이입되게 하는 역할을 수행 한다. 그리고 주위를 공존하는 여러 종의 동물들은 단지 무심의 공간으로 가기 위한 사유의 빈자리를 의미하며 모두가 어울릴 수 있고, 자연과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리를 이입시키는 하나의 장으로 표현된다. 또한 동물의 눈과 자연의 일부를 가리고 있으며 화면의 여러 면에서 중첩되어 등장하는 동심원 형태의 반복은 작품에서 거리와 시공간의 착시를 일으켜 내면적 사유와 시각적 정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구성된 이상공간 이미지는 시각적인 만족 외에도 자아를 상실하고 소외된 이들의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우리로 하여금 작가가 창조한 자연의 이미지에 스며들어 자연치유력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다.

본인이 작품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이상공간은 현실에서 패배한 대중의 도피처가 아닌 실제적인 삶의 기반 위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 꿀 수 있는 곳으로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정화의 장이다.

지금까지 본인의 작업은 캔바스라는 이차원의 공간에 그리고 지우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조형적 의미를 축적하고 작품관을 형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왔다. 그 결과 작품을 통해 무의식의 영역에서 채집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풀어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평면작업이 작업실 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전시장 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관람자와 소통한다는 것에 대해 다소 한계성을 느꼈고 지금까지의 작업을 토대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자 고민해왔다.

 이러한 고민에 직면했을 때 오래된 집 프로젝트는 본인의 평면작업에서 느끼는 캔버스라는 한정된 공간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래된 집에서의 작업은 중소도시에서 자란 작가 본인의 유년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며, 현실에서 오는 불안감이나 강박에 대한 하나의 은신처로써 심적 위안을 주기도 하였다. 80년이란 세월 동안 같은자리에서 이전의 누군가에게 했듯이 이 공간이 나의 행동이나 창작행위 그리고 중얼거리는 말투 하나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느낌을 작업을 하는 내내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오래된 집에서의 작업은 기존의 평면작업에서 보이던 원형의 형태가 등장하고 코끼리라는 작가의 일인칭 시점의 동물이 등장한다. 기존의 작업에서와 달리 코끼리만이 반복되게 등장하는 것은 이 공간에서 작가의 창작에 대한 사유와 집요한 통찰이 끊임없이 이루어졌음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색 띠로 둘러싸인 숫자로 가득한 방을 통해서 색을 시각만이 아닌 촉감으로 느끼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0~9까지의 숫자를 제시하여 무한반복과 조합을 통해서 삶의 유연성과 다양성이라는 매세지를 남김과 동시에 공간에서 숫자가 마치 천 위를 재봉틀로 바느질한 실의 한 땀 한 땀처럼 보이게 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촉각적심상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작가 본인은 오래된 집에서의 창작활동은 유년시절 벽에 낙서를 하던 경험과 같은 해방감을 느끼게 했으며, 이를 통해 평면작업에 대한 강박과 앞으로의 작업에 대한 위안을 얻었으며, 지금까지의 작업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도심 안의 공간이고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고립된 공간처럼 낯설게 보여질 수 있는 공간이지만 오래된 집이 외부의 변화와 함께 그대로 남아있으며 공존했던 것처럼 삶을 받아들이고 공존해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최윤정_Mind space_80cm diameter_oil on canvas_2010

 

 

 

 

■ 참여작가 : 민경영, 최윤정

 

 

 

vol.20121127-오래된 집 재생프로젝트 5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