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길 사진 展

 

[질료들의 재배치]

 

물 2_100x100cm_Pigment print

 

 

갤러리 나우

 

2012. 10. 17(수) ▶ 2012. 10. 23(화)

Opening : 2012. 10. 17(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92-13 3F | 02-725-2930

 

www.gallery-now.com

 

 

물 3_100x100cm_Pigment print

 

 

[평론]

민병길의 작품에 자주 나타나는 안개가 뒤덮인 산천의 풍관은 기계복제시대에 동야의 수묵화를 해석한듯하다. 수묵화에서 보이는 여백의 미가 흑백필름을 통해 잔잔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독특한 인화과정을 통해 제작한 실험적인 사진작품은 복제품으로서 사진이 아니라 예술작품으로서 아우라(aura)를 함유한다.

수묵화에서 볼 수 있는 여백은 대체로 안개로 쌓인 신비하고도 애매한 빈 공간이 하늘로 혹은 바다로 존재한다. 그는 실제 사물들(나무나 제방, 새 등)을 화면에 아주 미세하게 부분적으로 포치 시켜 놓는다. 텅 빈 공간. 그것은 민병길의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는 감성과 이성의 틈새를 가로지르고,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유희의 공간이다. 하늘과 바다로 이루어진 텅 빈 공간은 수평만을 명시적으로 열어내는 공간이 아니라, ‘물’ 과 ‘’안개‘라는 대상을 앞세워 그것의 지평에 대한 탐색을 지속하게 하여 되가져오게 한다. 일시적 시간의 얼개 구조 속에 과거의 수평이 시야에 들어오고, 이 시각이 열린 채 유지됨 으로써 기존의 수평에 대한 인식에서 벗어난 수평선이 재생산된다.

 

 

물 9_100x250cm_Pigment print

 

 

더구나 안개로 뒤덮인 아스라한 빈 공간은 이성으로 파악하고 분석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그 시원성(始原性)조차 가늠하기 어렵고 그 끝을 예측하기조차 힘들다. 그가 담아내는 흔적(안개, 물, 하늘, 대지)들은 현전(現前)하는 공간이 아니다. 민병길의 작품에 드러나는 이 빈 공간은 존재자가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에 대해 열려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창조를 위한 유희의 이 빈 공간은 존재자를 열어 개방시킨다. 안개로 쌓인 하늘과 대지, 물로 그려진 이 빈 공간은 분해되고 이전되고, 또한 다른 것을 지속적으로 지시한다. 민병길이 채집한 흔적들은 운명적으로 처할 수 밖에 없는 고정된 소멸의 공간 이 아니라, 존재와 세계와의 관계를 끊임없이 형성하는 불멸의 공간이다.

현 존재가 존재의 의미를 만날 수 있는 본래적 공간, 주어진 의미나 이해에 머물지 않고 창조의 존재성을 위해 바닥으로 떨어지는 하강과 은닉에 자신을 기꺼이 열어두는 공간. 굳어진 것과 고정된 것 에 그 경계를 허무는 유희의 공간. 기존의 존재에 대한 고착된 이해를 벗어 던지고 체험하게 되는 경이로운 공간, 이것이 민병길이 텅 빈 공간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김형숙

 

 

물_100x100cm_Pigment print

 

 

물_100x100cm_Pigment print

 

 

 

 

■ 민병길

 

개인전  | 2011  자인제노 기획초대전 | 2010  자인제노 기획초대전 | 2009  갤러리 자인제노 | 2001  갤러리 신 | 2000  대청호 옆 미술관 | 1998  나무화랑 | 1993  학천화랑

 

단체전  | 2011  5월의 강, 청주 예술의전당 | 2010  5월의 정원, 청주구립박물관 | 2009  국제아트페어 kiaf, 코엑스 | 제1회 서울포토페어, 코엑스대서양홀 | 우당 이회영추모기획초대전, 자인제노 갤러리 | 2008  민.미.협 회원전, 한빛 갤러리 | 2007  한국-페루 국제 미술 교류전, 한빛 갤러리 | 민.미.협 회원전, 대청호 미술관 | 2006  무심갤러리, 제주 충북 예술교류전 | 제주, 하모살에 부는 바람 | 2005  교토 후로루 갤러리, 한일 반전 교류전 | Aspect 현대미술의 비등과 반등, 청주 | 제주 미술 교류전 “산소리 바다소리”, 제천 | 2004  한일 반전 교류전, 하이닉스 갤러리 청 | 충북 제주 미술 교류전, 제주 | 2003  백화점에 간 미술가들, 대전 롯데화랑 | PACCA 정기전, 갤러리 신 | 2002  미술교류전, 제주 세종 갤러리 | 충북민예총 사진분과 정기전 | 우암갤러리 초대전 “힐끗힐끗” | 김복진 추모 설치 미술제, 청주박물관 | 2000  PACCA 현대미술협회 창립전, 갤러리 신 | 섬과 내륙의 풍경전, 제주 문예회관 | 1999  사라예보 winter festival, 보스니아 국립 미술관 | 제주 충북 미술 교류전, 청주 예술의전당 | 아름다운 性의 세계전, 청주박물관 | 1998  김복진 미술제, 청주 예술의전당 | 1997  Nine dragons HEAD 국제 미술 심포지움, 청주박물관 | 1995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 DMZ전 | 1994  청년작가초대전, 청주 무심미술관

 

 

 

vol.20121017-민병길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