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한지민예품 - 부채展

 (제9회 한국화전통미술제)

 

< 한국의 멋, 가을바람 솔~솔~ 부채에 스미다 >

 

백인현(공주교육대학교)_梅花一生不賣香

 

 

공주문화원 1.2전시실

 

2012. 9. 21(금) ▶ 2012. 9. 27(목)

Opening 2012. 9. 21(금) pm 5:00

충청남도 공주시 대통1길 66(반죽동 184-2번지) | T. 041-852-9005

 

www.culturegj.or.kr

 

 

 

허진권(목원대학교)_역사의 현장

 

 

연일 뜨거운 폭염과 매서운 태풍으로 힘든 여름을 거뜬히 보내고, 가을바람 솔솔 부는 요즈음 한국의 멋을 담은 <한국화 한지민예품 - 부채전>이 2012. 9. 21(금)부터 9. 27(목)까지 공주문화원 전시장에서 개최된다.

부채하면 어렸을 때 툇마루에서 할머님과 어머님이 부쳐주셨던 둥근 부채가 생각난다. 때론 할머님께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반대로 부채를 부쳐드렸던 생각도 난다. 이렇듯이 부채의 바람은 무더운 더위속의 한줄기 소낙비처럼 뜨거운 여름을 식히는 폭포수였다.

 

 

 

박경동_물로 쓴 사랑 | 박경동_세월아~~

 

 

부채는 우리 전통미술의 한 장르로 실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멋스럽고, 해학적이기 까지 한 도구이다.

바람을 일으켜 시원함을 구하고, 불을 피우는 데는 풍구 역할을 하였으며, 일을 하다가 피곤할 때는 깔고 앉아 고단함을 잠시 잊기도 했다. 해로운 벌레를 쫓는가 하면, 햇빛이 부신 것을 막기 위해, 먼지나 찬바람을 막기 위해, 춤추고 판소리를 하는데, 굿을 하거나 액을 물리치고 재앙을 다스릴 때, 궁중이나 사대부 집안에서는 의식이나 의장용으로 사용하였다. 선비들의 출입 시에는 접부채에 다양한 선추까지 장식하여 위엄과 사치를 겸한 필수품이 되었으며, 환자의 약을 다릴 때는 기원을 함께하고,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면 가리개였고, 유사시에는 몸을 보호하는 무기로 변신하는 아주 지혜로운 물건이었다. 남녀유별의 시대에는 부채를 사이에 두고 예를 갖추어 대화의 묘를 살리는 슬기로움도 있었고, 부채의 종류에 따라 신분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채홍만(공주교육대학교)_염원

 

 

이같은 부채의 기능들은 기계화, 산업화 이후 선풍기, 에어컨의 공장제품에 밀려 자취를 감추며 활용가치가 줄어들었고, 도시화와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급속하게 사라졌거나 서구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현대로 오면서 실용적이기 보다는 예술적인 면은 남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면서 부채는 사각형의 획일적인 회화의 무미건조함을 벗어나 작품의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조형성을 갖추면서 한국화 발전에 일익을 더하였다. 일반적인 회화에서는 볼 수 없는 부챗살의 파선이 주는 역동성은 색다른 느낌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 선조들의 멋스러움을 엿보게 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연구하는 창조정신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조평휘(목원대학교 명예교수)_은선폭포

 

 

그동안 한국화 한지민예품전은 2004년 “한국화와 전통민예품의 만남전”, 2005년 “한지와 민예품의 향기전”, 2006년 “전통한지를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를 개최하였고, 2007년부터 매년 <등>, <부채>, <우산>, <연>을 주제로, 다양한 한지민예품을 통하여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왔다.

 

 

 

홍석창(홍익대학교 명예교수)_선가청량(蟬歌淸凉)

 

 

한국화전통미술제를 추진하고 있는 백인현(공주교대 미술과 교수) 위원장은 “그동안 개최했던 8년의 전시회를 바탕으로 우리의 전통미학을 새롭게 조망하고, 작품의 다양성을 통하여 백제역사, 문화예술, 교육의 도시 공주에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교육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것이며, 우리 전통 한지민예품의 역사적 접근과 학술적 연구, 예술적 창작 작품전시, 그리고 전통 문화에 대한 교육적 연구에 대한 워크숍과 자료집 제작,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며 그 지평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정승섭(원광대학교 명예교수)_水月松風 1

 

 

이번 부채전은 이석구(공주대학교 명예교수), 김철성· 이영수(단국대학교 명예교수), 조평휘(목원대학교 명예교수), 하태진· 홍석창(홍익대학교 명예교수), 정승섭(원광대학교 명예교수), 심응섭(순천향대학교 명예교수), 서홍원(창원대학교 명예교수) 등의 원로작가를 비롯한 공주와 충남, 대전의 대학교수와 중견작가 55명의 작품 120여점이 전시된다.

 

 

 

하태진(홍익대학교 명예교수)_정월-梅

 

 

 

치유와 휴식의 미술 - 한국화 전통미술제

 

임 재 광(미술평론가, 공주대교수)

 

<한국화 전통미술제>는 타이틀에서 풍기는 이미지부터 고답적인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온통 새로움이 난무하는 현대에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예술을 추구하는 작가들이 활동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있다. 모든 예술가가 다 그렇지만 특히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한국화 작가들은 스포츠의 비인기 종목처럼 대중의 관심과 각광을 받지 못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남다른 뚝심과 고집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전통은 분명 소중한 것이지만 표피적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늘 새로움을 갈망한다. 인간의 시각적 감각은 난무하는 색채와 이미지의 홍수에 파묻혀 점 점 더 큰 자극을 원하고 이에 따라서 미술도 더욱 강렬한 색채와 충격적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전 지구를 뒤덮고 있는 글로벌 미술 시장은 상업주의와 물질만능의 사고에 포로가 되어 있다. 미술이 그 본연의 자세를 잃고 뿌리 없이 부유하고 있다.

 

 

 

이석구(공주대학교 명예교수)_生成-氣流

 

 

그러나 이런 세태에 지친 현대인들은 휴식과 치유를 필요로 하고 있다.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은 몸도 마음도 지처 잠시라도 멈추고 쉬기를 원하고 있다. 슬로시티운동이라든가 템플스테이가 유행하고 ‘힐링(healing)’ 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현대인들은 발전과 개발에 지쳐있다. 숨 가쁘게 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휴식을 주고 상처입고 병들은 마음을 치유해주는 예술, 지금은 그런 예술이 필요한 때다.

한국화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자연과 친화하고 심신을 가다듬으며 자신을 수련하는 인간의 정서에 기반을 둔 예술이다. 그러므로 현대인의 심신을 어루만지고 아픔을 치유해 줄 수 있는 힐링의 예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의 느림과 관념의 정체 때문에 현대의 미술풍토에서 소외되고 있다.

한국화의 위기가 거론되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이 상황은 오히려 한국화에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작가들이 그 가능성을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영수(단국대학교 명예교수)_여름

 

 

미술품을 크게 둘로 나눠 본다면 감상용 순수미술작품과 실생활에 쓰이는 공예품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전통 회화와 민예품의 관계에서도 감상과 쓰임의 차이가 분명하다. 이 서로 다른 두 장르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최기성(공주대학교)_仙境-2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한국화전통미술제>는 회화와 민예품과의 만남을 탐색하는 순수회화작가들의 전시행사다. 작가들은 이 전시를 통해 다양한 민예품에 한국화를 접목하는 작업을 계속 보여주었다. 특히 2007년부터는 해마다 다른 민예품 즉, 전통 등, 한지 우산, 전통 연, 한지 부채, 칠보 와 같은 전통 민예품들을 찾아내어 한국화와 접목시키는 작업을 계속 해왔다.

순수회화 작가들의 이런 시도는 자칫 본연의 길을 벗어난 외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현대의 통합과 융합의 추세에 부합하는 긍정적 측면이 더 강하다. 순수회화의 고답적인 자세는 대중과의 괴리감을 키워 소통부재와 존재감 상실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따라서 작가들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

<한국화전통미술제>는 그런 면에서 일찍이 눈을 돌려 민예품과의 만남을 시도 하였다. 2004년 한국화와 “전통민예품의 만남전”을 필두로 2005년 “한지와 민예품의 향기전”, 2006년 “전통한지를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를 개최하였고 2007년부터 등, 부채, 우산, 연을 매년 주제를 바꿔가며 한국화의 대중화에 노력 해 왔다.

 

 

 

이재호(한남대학교)_여름1

 

 

이런 노력에 의하여 발생하는 효과는 적지 않다. 순수회화의 영역확장은 물론 민예품의 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장인들에 의해 생활용구로 제작되던 공예품에 높은 수준의 작가 작품이 더해짐으로써 예술적 품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쓰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감상의 기능까지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왕열(단국대학교)_홍매

 

 

모든 예술은 경계 지점에서 가장 강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따라서 회화와 공예의 경계에서 장르간의 융합을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는 그만큼 크고 의미 있는 것이다. 다만, 이 융합의 형태가 어떤 것이냐 하는 문제는 더 깊이 고려해야하는 문제다. 회화와 공예의 물리적인 단순 결합이 아닌 화학적 반응을 불러올 융합이 될 때 더 강한 에너지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탄생할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좀 더 창조적인 형태가 되기 위한 새로운 시도는 작가들에게 주어진 하나의 화두라 할 수 있다. 현대미술이 작가 개인의 독자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요구하는 시대에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과 모험을 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화가 동시대의 공감을 얻어 존재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변화의 자세가 필요하다.

 

 

 

정황래(목원대학교)_바람부는 날

 

 

  타 장르와의 결합을 통한 새로움을 추구하는 <한국화전통미술제>의 시도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맥락을 잡고 있다 할 것이다. 결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작가들은 좀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술이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향유하는 감성으로 다가갈 때 동시대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한국화 한지민예품전

 

2004년 - 창립 <한국화와 전통민예품의 만남전> | 2005년 - 제2회 <한지와 민예품의 향기전> | 2006년 - 제3회 <전통 한지를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 | 2007년 - 제4회 <전통 등을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 | 2008년 - 제5회 <한지 우산을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 | 2009년 - 제6회 <전통 연을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 | 2010년 - 제7회 <한지 부채를 통한 한국화전통미술제> | 2011년 - 제8회 <칠보를 활용한 한국화전통미술제> | 2012년 - 제9회 <한국의 멋, 가을바람 솔~솔~ 부채전>

 

한국화 한지민예품연구소

충남 공주시 봉황동 376, 공주교육대학교 미술과 | 010-8355-3900 | 041-850-1710(과)

연구소장 : 백인현

https://cafe.daum.net/thekoreanpaper

 

 

 
 

vol.20120921-한국화 한지민예품-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