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展

 

임옥의 심연을 보다!

 

임옥_심연1_162.2x130.3cm_캔버스에 유채_2012

 

 

남부문예회관

 

2012. 9. 20(목) ▶ 2012. 9. 22(토)

Opening 2012. 9. 20(목) pm 6:00

평택시 중앙로 277(비전동 847) 평택시 남부문예회관 대전시실 | T. 031-659-4931

 

 

임옥_심연3_130.3x162.2cm_캔버스에 유채_2012

 

 

신은주(Shin, Eun Joo, 이학박사)

임립미술관 부관장, 충남대학교 겸임교수

 

콜링우드는 예술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는 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를 미리 알고 그리는 것은 예술 창조가 아니라고 했다. 단지 보기 위해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쩌면 목적을 갖지 않은 쓸모없는 생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화가 자신에게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자신의 참된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매우 중요한 실존적 활동이다. 임옥의 작업이 바로 그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임옥_심연4_130.3x162.2cm_캔버스에 유채_2012

 

 

화가 임옥은 자신에 대한 무엇을 보고 싶어 했던 것일까?

그녀의 작업실에는 여류작가들의 작업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자기, 골동품, 꽃, 과일 등 정물화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런 사물들이나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 담긴 흔한 풍경사진 한 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 자신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데 방해가 될 수 있는 모든 사물은 말끔히 치워진 듯하다. 크고 작은 캔버스들, 물감, 붓 등 오직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도구와 그가 작업한 작품들이 작업실을 채우고 있다. 거울로는 도저히 비춰 볼 수 없고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바로 자기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가시화한다. 그녀 스스로 보고 싶고 타인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던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참 모습일 것이다.

 

임옥은 아무 것도 보고 그리지 않는다. 어떤 자연에 대한 시각적 경험이나 신비적 영감에 의존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상의 경험과 추억에 경도된 일시적인 감정을 분출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하얀 백색의 화면을 통하여 자신의 심연으로 깊이 침잠하여 색과 선의 유영(游泳)을 즐긴다. 어떠한 사물의 형상도 도입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내면, 저 깊고 넓은 무의식의 심연을 탐험한다. 그 심연은 그녀의 상상의 공간이며 시간이며 우주이다. 시각적 요소들이 시시각각으로 유동하며 만들어내는 장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경이(驚異)이며 결코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의 모습이다.

 

 

임옥_하루3_10x10cm_캔버스에 유채_2012

 

 

그녀의 작업은 외부세계의 가시적 이미지를 떨쳐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일상의 삶을 위해 동원되었던 상념의 등불을 하나하나 꺼버린다. 의식과 일상에서 벗어나 그녀가 처음으로 마주하는 것은 먹처럼 짙은 어둠이다. 그러나 이내 빛이 보이고 색이 나타나서 그녀를 휘감아 심연의 맑고 깊은 곳으로 데려간다. 커다란 화면 위에 물감을 붓보다는 손가락에 묻혀서 반복해서 색을 칠하며 다채로운 선과 면을 만들며 그녀의 내면에서 일렁이는 생명의 근원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 색조의 조화와 균형은 리듬을 만들어내고 소리와 율동이 시각화되는 화면 속에서 임옥의 참된 모습이 드러난다. 그녀가 보고 싶어 했던 즉자적인 자신, 임옥의 원초적인 모습이 온전하게 드러나게 될 때, 임옥은 그녀 신이 바로 그 순간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오직 그리는 행위가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분명히 볼 수 있는 그녀만의 세계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녀 자신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그녀 자신의 참된 모습이 가시화된다. 그녀의 자신의 진실한 실존이 드러난 것이 임옥의 추상화다.

 

 

임옥_하루6_20x10cm_캔버스에 유채_2012

 

 

임옥의 추상화를 살펴보면 그림 그 자체의 시각적 특성만으로는 칸딘스키의 서정적인 추상이나 1950년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를 따르는 듯하다. 그러나 임옥의 작품 제작과정을 보면 마송(André Masson, 1896~1987)의 초현실주의 추상화에 가깝다. 마송의 작품이 무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미리 계획된 구성과 절차 없이 마음의 변화를 따라 선과 색을 배열했다면, 임옥의 작품은 유화물감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부드러운 점성과 색이 가지고 있는 깊이감에 마음의 변화를 담아 하모니를 구축해 나간다. 이러한 작업 태도는 마송과 같이 심적 오토마티즘(automatism, 자동기술)을 적용하고 있지만, 추상표현주의의 잭슨 폴록이 사용한 드리핑(dripping)회화와 같은 매체의 물성이 주는 효과로서의 오토마티즘은 배제하고 있다. 물적 특성에 의존하는 우연의 효과를 철저히 제거하고 오직 임옥 자신이 탐구한 매체의 특성을 극대화하며 순간적인 감정 표현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임옥은 그 어떤 안료보다도 유화물감을 선호한다. 테레핀 오일(Turpentine oil)을 섞어서 유화물감의 농도와 투명도를 자유롭게 조절하고, 색이 혼합될 경우에도 본래의 색이 가지고 있는 느낌을 유지시킨다. 색이 겹쳐 보이는 효과를 통하여 시각적 공간감을 만들어 환상적인 화면을 창출한다. 그녀의 작품 제작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작은 우주가 탄생하는 것 같다. 작품 제작의 초기 단계에는 혼돈(混沌,chaos)이지만 수 없이 되풀이 되는 손가락과 붓의 움직임을 따라 선과 색의 방향과 크기가 결정되면서 조화로운 질서(cosmos)가 나타난다. 임옥의 심연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무의식의 세계, 임옥의 소우주가 그 모습을 드러내며 작품이 완성되어 간다.  

 

임옥_하루8_20x10cm_캔버스에 유채_2012

 

 

자신의 실체를 직시하거나 남에게 보여주는 것은 즐거운 일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두렵고 괴로운 일이 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에 대하여 만족한 부분보다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능하다면 부족한 부분은 숨기고 좋은 면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예술작품을 제작하고 작품을 전시한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과 그 실존의 의미를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행위이다. 어떠한 설명이나 구구한 변명을 붙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 어떠한 치장(治粧), 위장(僞裝), 연기(演技)가 불가능한 상태로의 자신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다. 임옥의 작품에는 그녀가 경험한 미와 추, 격정과 평정, 사랑과 미움, 분노와 연민, 선과 악, 진리와 오류, 진실과 거짓이 뒤엉키며 질서를 잡아가는 긴 여정이 나타난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에서는 두 가지의 방향성이 나타난다. 무의식 세계를 표상하는 <심연 연작>과 일상이라는 의식 세계를 다채로운 색면으로 표현한 <하루 연작>이다. 즉 임옥의 속과 겉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언어나 행위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깊은 심연의 울림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진솔한 소통이 이루어지기 기대한다.

 

 

 
 

■ 임옥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Major in Fine Art Department at Dongguk University,

 

개인전 | 제 1회 개인전, 평택문예회관(평택) 2010, The first Solo Exhibition, Pyeongtaek Culture & Art center(Pyeongtaek-si) 2010 | 제 2회 개인전, 평택호예술관(평택) 2011, The Second Solo Exhibition, Pyeongtaek lake Art center(Pyeongtaek-si) 2011 | 제 3회 개인전, 인사동 3.1갤러리(서울) 2011, The Third Solo Exhibition, 3.1 Gallery(Insa-dong, Seoul) 2011 | 제 4회 개인전, 평택호예술관(평택) 2012, The Fourth Solo Exhibition, Pyeongtaek lake Art center(Pyeongtaek-si) 2011

 

단체전 | 2012 소사벌미술대전(평택), 2012 Sosabeol Art Festival(Pyeongtaek-si) | 소사벌국제아트엑스포(필리핀), Sosabeol International Art Expo Flame Show(Manila, Philippines) | 2011 소사벌미술대전(평택), 2011 Sosabeol Art Festival(Pyeongtaek-si) | 호제화우전(평택), Hoje-Artists Exhibition(Pyeongtaek-si) | 각갤러리 초대전(서울), Gag Gallery Invitation Exhibition(Seoul) | 3.1갤러리 초대전(서울),  3.1 Gallery Invitation Exhibition(Seoul), Gag Gallery Invitation Exhibition(Seoul) | 2010  경기미협 아띠전(수원), Artty Exhibition-Gyeonggi Branch of Korean Fine Arts Association(Suwon-si) | 단원미술제(안산) | 전갤러리 초대전(포천), Jeon Gallery Invitation Exhibition(Pocheon-si) | 2009이전 국내 단체전 30여회, 국제교류전 10여회, before 2009  local exhibition of 30 times, foreign exhibition of 30 times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29회, 31회 입상, Prize winner in The 29th, 31th Grand Art Exhibition of Korea

 

활동 | 소사벌미술대전 대회장, Organizer of Sosabeol Art Festival | 소사벌서예대전 대회장, Sosabeol Festival calligraphy Competition | 회룡미술대전 심사위원, 용미미술장식품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Jury of Hoeryong art Competition and Ryongmi Art Decoration Competition

 

현재 | 한국미협 평택지부장, Pyeongtaek-si Branch Chip of Korean Fine Arts Association |  평택도시디자인 경관위원, Jury of Pyeongtaek-si City Design Committee | 호제화우회 회원, 평택현대여성작가회 회원, Member of Hoje-Artists Group and Pyeongtaek Modern Female Artist Group

 

 
 

vol.20120920-임옥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