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덕 展

 

우리리즘

 

우리리즘_37.9×45.5cm_Oil on Canvas_2012

 

 

대전갤러리

 

2012. 8. 24(금) ▶ 2012. 8. 30(목)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418-1 | T. 042-220-0565

 

 

 

우리리즘_162.2×130.3cm_Oil on Canvas_2012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의 금관 조상영(미술학 박사, 평론)

애국가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녀... 또한, 고인돌 유적부터 판소리에 이르기까지 우리 조상들의 문화유산(자연, 무형, 기록유산도 있음)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리만큼 급박한 현실에 놀란다. 그녀의 몸과 영혼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조지 오웰(Eric Arthur Blair, George Orwell)이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말했듯, 신용덕 역시 한국 문화재의 안타까운 소실과 함께 새롭게 발굴되는 유물을 보면서 한국 문화의 원형들을 시각언어로 드러내 보이겠다는 마음을 가져 온 지 오래다.

 

 

우리리즘_91×116.8cm_Oil on Canvas_2012

 

 

신용덕은 관모(冠帽)와 팔메트(palmette)에 관심이 많다. 특히 고구려, 백제, 신라의 금관에 대한 상징과 해석에 흥미를 느껴왔다. 신용덕은 금관을 통해 한국미에 대한 서사적 구조를 발견하고자 하는 다학제적인(interdisciplinary) 통합연구를 시도하는데, 이것이 다른 작가들과 차별성을 갖게 한다.

신용덕의 초기작은 사물의 재현적 경향이었으나, 2004년부터 ‘백제금동대향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시간의 궤적과 한국의 토착적 미감을 보여준 바 있다. 2009년부터 작가는 ‘백제금동대향로’를 축소시켜 화면 전반에 반복적이고 중첩적으로 전개하면서 팔메트와 금관, 투각용봉문 금동관형장식 등의 실루엣을 단색으로 확대·부각시키는 작품들로 선회하였다.

일단 작가가 가장 관심 갖고 있는 유물들은 ‘금관’과 금관 주변을 장식했던 ‘팔메트’다. 금관은 크게 보면 관모에 포괄되는데, 관모는 머리카락의 흐트러짐 방지, 방한, 방서, 위계질서를 구분하며 머리에 착용한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우리나라 관모의 최초 기록은 『삼국지』나 『후한서』에 고구려 사람들이 머리띠로 둘렀던 책(幘)이나 머리에 쓰던 관의 하나로 일컬었던 절풍건(折風巾)에 관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실제 관모 사용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신분에 따라 엄격히 구분되었던 관모는 일상용과 껴묻거리용으로 나뉜다.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금관은 껴묻거리용 관모의 대표적인 형식으로서 삼국시대의 고분에서 집중적으로 출토되기에 고구려, 백제, 신라 시대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금관의 경우 생전에 사용하던 것을 사후에 그대로 묻는 경우보다는 당시의 사후세계관에 따라 별도로 제작했을 가능성이 큰데, 삼국의 특징에 따른 금관 형식은 관 장식에 내재된 상징 의미와 더불어 세 나라간의 문화적 특성과 조형적 차이점이 다채롭다.

 

 

우리리즘_130.3×162.2cm_Watercolor on paper_2012

 

 

신용덕이 화면에 표현하고 있는 금관은 홍산문명과 스키타이를 비롯한 시베리아, 알타이 문화권의 연관성이 유추되고 있는데, 고구려의 금관은 평양 청암동 토성과 근처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과 내관(內冠)의 일부로 추정되는 투조금동관식(透彫金銅冠飾)이며, 백제는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의 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과 공주 무령왕릉에서 유물과 함께 발굴된 순금제 관장식까지 2점이다. 신라의 금관은 주로 마립관 시대(352∼514)에 사용되어 졌고, 출토는 금관총 · 금령총 · 서봉총 · 천마총 · 황남대총의 유물이 대표적인데, 직각수지형 금관과 자연수지형 금관으로 구별된다.

금관을 표현하기 위해 신용덕은 다채로운 색채들과 고광택이 나는 펄 물감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백제금동대향로와 팔메트, 금관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를 보며 눈부신 황금의 나라를 시각화한 듯 느껴지며, 영락과 곡옥으로 인해 신비한 소리가 퍼져 악을 물리친다는 금관의 특수성을 조형적으로 나타내기 위함이라 여겨진다.

 

 

우리리즘_181.8×227.3cm_Oil on Canvas_2011

 

 

신용덕은 고구려, 백제, 신라 금관에 대한 특징들을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고구려 금관은 폭이 매우 좁은 관대에 투각된 초화문 장식이 양 측면에 외관격으로 세워져 있으면서 화염형식의 광배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백제 금관은 고깔모자 형식에 세움과 반구 모양장식이 달린 대롱이 부착되었는데, 형태와 위치, 문양 장식은 관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신라금관은 주로 원형의 머리띠 앞면에 出 모양의 장식이 3∼4단을 이루고 있는데, 그 끝은 꽃봉오리 모양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또한 2개의 사슴뿔 모양 장식이 좌우로 세워져 있고, 머리띠나 나뭇가지 장식 주변으로 점이 찍혀 있으며, 많은 비취색 옥과 구슬 모양의 장식들이 규칙적으로 금실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양 끝에는 가는 고리에 금으로 된 사슬이늘어진 두, 세 줄의 장식이 달려있는데, 일정한 간격으로 나뭇잎 장식을 달았으며 줄 끝에는 비취나 나뭇잎으로 마무리가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녀는 종교적 가치관이 금관의 형태적 특징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한다. 특히나 신라의 종교관과 금관과의 관계는 독특함을 내포한다. 당시 신라 종교는 알타이 양식의 무속이었기 때문에 영혼불멸과 사후세계를 믿었다는 연구들이 많다. 신라인들에게 지배계급은 하늘에서 왔다가 죽은 후 천상으로 돌아간다는 ‘천상타계관(天上他界觀)’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래서 사자(死者)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메신저의 역할로서 금관에 사슴, 나무, 새를 미니멀 한 상징적 형태로 제작했다고 한다. 출(出)자형 입식 부분인 수목(樹木)은 농요와 재생의 의미와 함께 신의 강림처로서 인간의 소원이 천상에 도달하게 하는 우주목(宇宙木)을 뜻하며, 녹각은 황금뿔을 가진 우주의 사슴으로 햇빛과 태양을 운영하며 사자의 영혼이 천상으로 인도되도록 돕는 동물로 해석된다. 때문에 신수사상을 그 원류로 보고 있다.

또한 새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조형(鳥形)은 고대부터 천상의 안내자로 생각되었는데, 고대인들은 인간의 고향은 하늘나라이므로 하늘에서 지상으로 강림해 살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갈 때 영혼의 여행을 도와주는 안내자가 새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고구려 고분벽화 속 무사들의 관모 위 깃털과 금관 꼭대기 조형은 새의 신성을 숭배했던 증거들이며, 그 뿌리 깊은 전통을 간직한 숭배의 역사가 솟대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리즘_130.3×162.2cm_Watercolor on Paper_2012

 

 

신용덕은 금관과 더불어 신라 ‘팔메트’의 변천과 상징, 조형적 의미 등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팔메트란 좌우로 뻗은 나선 모양의 꽃받침 위에 아치형 선이 있고 다시 그 위에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진 꽃문양을 일컫는다. 이는 이집트의 로터스(열매를 먹으면 황홀경에 들어간다는 상상의 식물)에서 기원하여 고대 식물계 문양의 발달 과정에서 형성된 ‘가상의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서아시아를 거쳐 그리스와 간다라 지역 그리고 중국과 한반도, 일본까지 유행한 장식문양이다.

우리나라의 팔메트는 넝쿨형, 고리형, 운기형, 역 하트형, 연꽃과 연화가 팔메트와 혼합된 결합형 등이 있다. 이는 고분이나 금관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면서 우리나라 곡선 양식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가 되었는데, 화염은 태양으로서 왕의 권위를 나타내며 끝이 말리는 현상이 새 생명이 한없이 뻗어 간다고 느껴 기(氣)의 이미지로 보는 연구자들도 있다.

이와 같이 볼 때 한국 금관과 팔메트는 당시의 사회·문화·종교 등 고도의 정신적 사고가 반영 된 조형물로 인식된다. 금관의 제작 배경은 민족성, 감정, 우주관, 인생관이 반영되어 그 시대를 대변하고 있는데, 금관과 팔메트의 조형적 특성과 상징들은 단순과 조화, 균제미가 독특한 조형적 양식으로 드러나 독자성을 획득하고 있어 세계 문화유산을 대표할 만한 장신구임에 틀림없다.

이렇듯 금관이나 팔메트 곳곳의 많은 형태적 상징들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로서 기능하기 때문에 금관과 팔메트를 사용했던 선조들의 영적 의미를 담고자 하는 그녀의 감정이입은 지속적이다.

백제금동대향로, 팔메트와 금관, 투각용봉문 금동관형장식 표현은 동·서양의 네트워크와 한반도 주변국과의 정치, 사회적 구조, 종교적 경향에 이르는 광범위한 다학제적 그물망과 조형적 의미를 갖게 한다.

특히 우리의 정체성은 결국 우리 한국인들과 타자의 시선이 결합될 수밖에 없기에,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인식하며 한민족의 가치를 높이려는 예술적 사유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술비평가 텐느(Hippolyte. A. Taine)는 “한 나라의 예술의 성쇠는 그 나라의 역사적 조건, 다시 말하면 그 나라의 정치적 범위와 그 나라의 지리적 조건(기후, 온도, 자연, 생활현상, 풍속 등)에 비추어 그 국민의 정신적 활동이 어디만큼 가능한가 함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신용덕은 세계가 어우러지는 세상에서 다름의 가치는 차별이 아닌 다양한 문화로서 드러나야 하고, 인류의 핵심적인 실체로서 문화가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것에 새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 신용덕

 

한남대학교 대학원 졸업(서양화 전공) 미술학석사

단국대학교대학원 조형예술학과(서양화 전공) 박사과정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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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824-신용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