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정 展

 

‘레드콤플렉스’

 

(좌) 안녕을 위한 바리케이트_200x2x160cm_나무위에 아크릴릭_2012

(우) 탁자의 좌표_60x100x90cm_나무위에 아크릴릭,백자_2012

 

 

갤러리 아트사간

 

2012. 8. 1(수) ▶ 2012. 8. 14(화)

Opening : 2012. 8. 1(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22 영정빌딩 3F | 02-720-4414

 

www.artsagan.com

 

 

본코리아_6x6x22cm_백자 위 전사지_2010

 

 

작가노트

레드콤플렉스

0. 1988년,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인지는 기억할 수 는 없지만, 내 몸에 선명하게 새겨진 관습적인 기준과 생각들이 있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내가 관심이 있는 것은 우리에게 여전히 강요되는 유교적 관습이다. 응당 사람이라면, 응당 여자라면 ~해야 한다는 문법말이다. 이러한 것들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몸뚱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부딪치는  삶의 매 순간 구체적으로 적용되어 진다. 관습적인 기준에 어긋나는 것들을 맞딱드렸을 때,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마치 어떤 증후근이나 알러지처럼 반사적으로 가치판단을 하게 된다. 그것들은 나쁜 것이라고, 그른 것이라고, 더럽거나 위험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 막연함은 추상적 권위를 지니고 우리의 몸을 지배하며 그에 어긋나는 것들에 대해 강박적으로 밀어내는 반응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은 우리의 마음에 불필요한 죄책감과 위반에 대한 두려움을 빚어낸다.

나는 이것을 또 하나의 레드 콤플렉스라고 부르겠다. '빨간 것'으로 묶어 말할 수 있는 온갖 금기시 되는 것들에 대해 그의 실체보다 확대된 공포심과 거부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나는 그러한 사람들이 레드콤플렉스에 대해 보다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나아가서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한 멸균의 장을 마련코자 한다.

 

 

본코리아_16x16x36cm_백자 위 전사지_2010

 

 

1. '빨간' 색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을-그 것, 그런 것, 그렇고 그런 것 들이다. 유교적인 세계에서 금지되는 모든 것들을 상징한다. 금지되는 것들에 대하 이야기를 할 때 '빨간'색의 언어로 이야기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꼬거나 비틀거나 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했을 뿐이다. 전체 작업에서 성적인 이미지가 지배적인 것도 비슷한 이유이다. 결국 관습적인 가치관에 지배 당하지 않고 색안경을 벗자는 맥락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를 이야기하는데 '성'이라는 컨텐츠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내 개인의 기호이자 스타일이라 할 수 있겠다.

 

2. 이 세계에서 유구한 역사를 안고 전해져 내려오는 관습적인 생각들. 그런 것들을 비틀고 전복시키기 위해 나는 권위적인 형식들을 이미지나 기법으로 차용하며, 위에서 언급한 두가지 언어로 적극 이야기한다. 이미지로써는 권위의 상징인 무궁화의 암술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어 성적인 농담으로 치환된다거나, 정숙한 전통 도안들이  발칙해 진다거나 하는 방식을 취한다. 재료나 기법적으로도 언뜻 보았을 때는 백자나 캔버스같은 고전적인 방식을 취한 듯 하지만, 공장에서 사용하는 캐스팅 기법이나 시트지 컷팅등의 비고전적인 방식을 취했다. 익숙한 첫인상은 레드 콤플렉스를 지닌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그렇게 작업의 코 앞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여 작은 변이와 전복들을  보여준다. 이런  자극들은 시각적인 항생제로 사람들의 눈을 통해  침투한다.

 

 

잘 그린 그림, 못 그린 그림_각50x50cm_캔버스위에 아크릴릭_2012

 

 

3. 감히- 호기롭게 마련해 본 레드 콤플렉스 극복의 장으로써의 전시, 그 장안에서 항생제로써의 작업들은 얼마나 역할을 다해낼 수 있을까. 이 짧은 글에서 밝힌 작업의 동기와 전시의 목적이 다소 주제 넘을 수 있다는 것은 나도 안다. 또한 유교적 관습이 결코 악(惡)이 아니라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세계의 작동 원리는 시소와 같아 한 쪽으로만 무게가 쏠리는 불균형은 부작용을 자아낸다. 나는 내가 올라탄 이 시소위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발구르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발구르기가 내가 올라탄 시소와  지반의 평행을 맞추는데 보탬이 되기를 바래본다.

 

 

장하다, 대한의 딸_16x20x5cm_백자위 도금_2011

 

 

 

 

■ 이 미 정 Lee, Mi-Jung

 

2011  홍익대학교 도예. 유리,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12  레드콤플렉스, 갤러리아트사간, 서울

 

전시  | 2010  Show me the money, 갤러리 소소 | 내일을 향해 쏴라 3 신진작가전,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 2009  Some Like it Hot!, 대안공간 충정각, 서울 | Material Life, BMH, 서울 | 2008  Illhyn Travel Grant 2008, 일현 미술관, 강원도

 

 

 

vol.201207801-이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