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진 展

 

 

the Madonna-sunglasses_112x112cm_Oil on canvas_2012

 

 

갤러리 엘비스

 

2012. 6. 7(목) ▶ 2012. 6. 30(토)

Opening : 2012. 6. 7(목) PM 5:00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5-18 쟈스미 빌딩 B1 | 02-3443-7475

 

www.gallerylvs.org

 

 

Adam Lambert_53x45.5cm_Oil on paper_2012

 

 

포토 리얼리즘 (Photo Realism)을 추구하는 젊은 작가 오수진의 첫 개인전시가 2012년 6월 7일(목)부터 6월 30일(토)까지 신사동 Gallery LVS에서 열린다.

오수진 작가 작품의 모티브를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함을 넘어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자연스레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만든다. 마치 그림이라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을 만큼 세밀함이 극에 달하는 이런 예술장르를 극사실주의, 하이퍼리얼리즘, 슈퍼리얼리즘이라고 불리우는데, 포토 리얼리즘도 이 장르와 동일선상에 놓여있다.

작가의 작품에 모티브가 되는 인물은 인터넷과 잡지에서 고른 본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작가는 “나는 실제로는 그들을 모르고 그들 역시 나를 모른다. 우리 사이에는 매스 미디어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매우 가볍다.”라고 말한다. 또한 “나의 그림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지 않는다. 나의 흥미를 끌거나 주요 관심사, 또는 강렬한 이미지들에서 시작된다. 그럼에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본래 위치에서 그림으로 옮겨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은 리차드 프린스의 재촬영 기법이 가지고 있는 힘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자기분석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 작가의 말대로 이 이미지는 사실이면서도 진실은 아니다.

‘묘사의 상세함을 뛰어 넘은’, ‘재현의 재현’이라고도 표현되는 포토리얼리즘란 장르가 꾸준히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재현된 것에 대한 놀라움과 작가의 재능과 노력, 그리고 일상의 평범한 것들이 주는 어딘가 낯선 느낌 때문일 것이다.

오수진 작가의 작품 또한 그러하다. 화가의 시선과 작품 속 인물의 시선, 그리고 우리들 감상자의 눈이라는 3개의 시선이 만나는 곳. 그것이 오수진의 회화이고 사회와 세계를 주시하는 명백한 현대회화의 시선이다. 시대의 얼굴을 골라내어 표현하는 오수진의 시선은 경이로운 기술을 뒷받침하는 필력과 표현력을 가지고 있고, 보는 사람을 감탄시키는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 온다.

무엇보다 오수진의 이번 첫 개인전은 한국에서보다 한발 먼저 지난해 일본에서 그것도 오사카에서 데뷔를 하였다. 때문에 21세기 동아시아의 아트 글로벌화를 눈앞에 보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세계는 좁아지고 또 한편으론 큰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오수진의 첫 개인전에 거는 기대가 고조되는 만큼 ‘사진보다 더 진짜 같은 작품을 추구하는’ 전시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평론 - [세계를 주시하는 오수진의 회화-회화, 세상의 거울 : 오수진의 리얼리즘]

 

사람은 처음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을 인식한다. 사람이 사람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얼굴의 특징과 차이를 인식하여 타자와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얼굴은 인간의 인품과 품성을 내재하고 경험과 체험에 의해 형성되는 조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현대미술의 하나의 경향은 얼굴 그 자체에 주목해 온 것이다. 얼굴의 클로즈업을 채용하여 인격을 탐구하고 얼굴을 찬양(아이돌화를 권장)하였다. 그것들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척 클로스, 알렉스 카츠 등의 팝 아트와 슈퍼 리얼리즘의 화가들의 초상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초상화의 표현에는 사진이라는 미디어가 크게 관여하여 영향을 주고 있다. 또 한편으로 스트레이트 사진이라는 방법으로 얼굴의 클로즈업에 도전한 작가로서 독일의 토마스 루프가 있다. 사진이라는 미디어의 독자성을 확립시키기 위해 회화적인 연출은 피하고 선염법(동양화에서, 화면에 물을 칠하여 마르기 전에 붓을 대어 몽롱하고 침중한 묘미를 나타내는 기법. ‘번짐법’으로 순화.)등의 연출 없이 스트레이트로 촬영한 사진이다.

 한국의 명문인 홍익대학을 2009년에 졸업한 젊은 작가 오수진의 초상화는 현대적인 클로즈업된 얼굴을 그리고 있지만, 앞서 말한 미국현대미술과 독일사진과는 어딘가 다른 독자적 시점을 느끼게 한다.

 오수진의 모티프인 인물은 인터넷과 잡지에서 고른 본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오수진은 [나는 실제로는 그들을 모르고 그들 역시 나를 모른다. 우리 사이에는 매스 미디어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매우 가볍다.] 라고 말한다. 또한 [나의 그림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하지 않는다. 나의 흥미를 끌거나 주요 관심사, 또는 강렬한 이미지들에서 시작된다. 그럼에도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본래 위치에서 그림으로 옮겨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은 리차드 프린스의 재촬영 기법이 가지고 있는 힘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자기분석을 하고 있다.

 리차드 프린스는 70년대 후반부터 미국 팝 컬처(대중 문화. 특히, 젊은이의 문화)의 이미지를 인용한 사진작품을 만든 작가다.

 

 

Hands on face-man_72.7x72.7cm_Oil on canvas_2012

 

 

그런데, 근작 [FACE] 라는 타이틀의 작품에는 이쪽을 바라보는 젊은 백인여성의 불안한 눈과 거기에 겹친 쓸쓸한 풍경이 여성의 심층심리를 이야기한다. 이쪽에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한 눈빛에 우리들은 멈춰 서게 되고 그녀의 숨 막힐 듯한 근심이 전해져 온다.

 이 회화들은 비교적 네거티브적 이미지를 가진다. 한편 포지티브적 이미지를 가진 회화로는 [Reflection People] 이 있다. 이 작품들은 스트레이트 사진을 회화화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드폰을 쓰고 가슴에 십자가 악세서리를 하고 있는 백인 남성이 이쪽을 향하고 있다.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무엇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지, 감상자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 자극하는 회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미지들에서 표출되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두가지 시선은 오늘 날의 세상을 비추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는 장소와 시대를 결코 선택할 수 없고, 또한 얼굴도 숙명을 떠맡게 된다. 이 이미지들에 대해 감히 더욱 더 과장된 해석을 하자면, 이미지들이 그리는 두 세계관 중 하나는 전쟁과 분쟁 속에서 살아나가야 하는 사람들을 또 하나는 평화 속에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그러나 현재로는 이 두 세계도 테러라는 행위에 의해 차이가 없어진다. 항상 불온한 공기와 위기에 놓여져 있다고 할 수 있다.

 화가의 시선과 초상화 속 인물의 시선, 그리고 우리들 감상자의 눈이라는 3개의 시선이 만나는 곳. 그것이 오수진의 회화이고 사회와 세계를 주시하는 명백한 현대회화의 시선이다.

 시대의 얼굴을 골라내어 표현하는 오수진의 시선은 경이로운 기술을 뒷받침하는 필력과 표현력을 가지고 있고, 보는 사람을 감탄시키는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다가 온다.

 이번 개인전이 첫 개인전인 오수진은 한국의 화가가 일본에 그것도 오사카에서 데뷔한다. 21세기 동아시아의 아트 글로벌화를 눈앞에 보는 인상을 받는다. 세계는 좁아지고 또 한편으론 큰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오수진의 첫 개인전에 거는 기대가 고조된다.

가토 요시오 (큐레이터/미술평론)

 

 

Reflection people-pink_72.7x72.7cm_Oil on canvas_2012

 

 

작가노트

나의 작업은 얼굴이 주요 소재이다.

나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얼굴들은 나와 소통하며 함께 살아가는 주변인물들이 아니다.

주로 인터넷이나 잡지 책등 대중매체에서 이미지를 수집한다. 대체적으로 광고를 위해 상품화 되어진 이미지들이다. 어디에 사는지 이름과 나이조차 모르는 나와는 상관없는 얼굴도 있고, 또는 너무나 유명해서 어떤 옷을 입고 누구와 사귀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는 스타의 얼굴도 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실제로 대화를 나눈 적도 만져본 적도 없는 얼굴이다. 때문에 나는 그 들 앞에 존재했던 누군가가 찍은 사진을 대중매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달받아 다시 나의 캔버스에 옮기게 된다.  나는 실제 그들을 모르고 그들 역시 나를 모른다. 우리 사이에는 매스미디어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매우 가볍다. 그림 속 얼굴들은 많은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정교한 붓질로 1과 0의 이진법으로 치환된 또 다른 차원의 존재를 다시 끈적한 유화를 빌어 현실의 캔버스 속으로 끄집어내 재탄생 시키지만 머리카락 한 올 까지 옮기는 오랜 시간 동안 사진 속 대상과의 소통은 늘 일방적이다.

 ‘히키코모리'라는 신조어가 있다. 일본어로서 은둔형 외톨이를 뜻한다. 단순히 숨어 지내는 정도가 아니라, 일정장소에 틀어박혀서 사회와 자신을 완전히 고립시키는 존재를 의미한다. 이들은 사람들과의 실질적인 만남을 통한 교류는 극도로 피하고 인터넷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매체를 통해서만 사회와 소통을 하는 경향이 있다. 심각한 문제로 이슈화 되었던 일본에서 '히키코모리'를 연구했지만 정신적 또는 선천적 질병이 아닌 것으로 판명 되었다.

생각해보면 히키코모리와 같이 폐쇄적이면서 익명성에 의존해서 소통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도 일상화 되어있다. 누구나 히키코모리 적인 생활습관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우리세대에서는 어쩌면 보편적인 모습이다. 대중매체가 다방면으로 활성화되면서 대충매체에 노출되며 자라오기 시작한 첫 세대,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인터넷의 성장과 함께 성장해온 세대가 나의 세대이다. 어쩌면 나 역시 나의 얼굴을 그린다 거나 나만이 보고 느낀 것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개인적이며 사적인 이야기보다 히키코모리적 작업방식이 편한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보고, 알고 있는 것과 내가 보고 알고 있는 것이 다르지 않은 것, 존재가 가려진 익명적인 작업방식이 덜 불편한 것은 아닐까.

 

 

Rolling Stones-gossip girl_53x45.5cm_Oil on paper_2012

 

 

 

 

■ 오수진

 

2009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전시  | 2012  개인전, 갤러리 LVS, 서울 | 2012  Asian Realism, AKI 갤러리, 타이페이, 대만 | 2012  “Spring Fair”, 츠바키 갤러리, 도쿄, 일본 | 2011  KIAF (Korean International Art Fair), 2011 | 2011  Varia Nagoya Art Fair, 일본 | 2011  개인전, 요시아키 이노우에 갤러리, 도쿄, 일본 | 2011  Face 2 Face, 황종명 & 오수진 2인전, 갤러리 LVS, 서울 | 2011  Tokyo Art Fair, 도쿄, 일본 | 2011  Art Stage in Singapore, 싱가폴 | 2009  New Focus 갤러리 엘비스 젊은 작가 기획전, 갤러리 엘비스, 서울 | 2008  SCOPE_Telescope, Endoscope, Kaleidoscope,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vol.20120607-오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