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칠 展

 

관조의 눈 - The eye of contemplation

 

 

김병칠_관조의 눈 1201_캔버스에 한지부조와 채색_31.8×41.0cm_2012

 

 

공간루 정동갤러리 기획초대

SPACELOU JEONGDONG GALLERY

 

2012. 5. 17(목) ▶ 2012. 5. 30(수)

Opening 2012. 5. 17(목) PM 6

서울시 중구 정동 1-23번지 1층 | T.02-765-1883

 

www.spacelou.com

 

 

관조의 세계

김구산(미술평론가/철학박사)

작가 김병칠은 인생이 성숙된 30대에 그림의 세계에 입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회사의 직장인으로 근무를 하다가 퇴직하고 새로운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求道者(구도자)의 모습으로 畵道(화도)에 진입한 것이다. 작가 자신의 <작가노트>에서 고백하고 있듯이 “나에게 있어서 조형작업은 修行(수행)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부인 할 수 없다”고 진술하면서 “나에게 그림은 전부다”라는 표현으로 그림과 자신의 삶을 일치시키고 있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로서 觀照(관조)의 세계를 표현한다고 말한다. 관조의 세계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實相(실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관조의 눈이란 感覺(감각)의 눈, 理性(이성)의 눈과 변별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첫째 감각의 눈이란 개념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본능적으로 知覺(지각)을 얻는 것이고 둘째 이성의 눈이란 감각적인 지각의 내용을 반성하고 개념화하여 대상을 認識(인식)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주체와 대상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어서 주체의 思惟(사유)에 의한 觀念(관념)을 얻게 된다. 그러나 셋째의 觀照(관조)의 눈이란 主客(주객)을 초월한 제3의 눈이다. 그러므로 佛敎(불교)에서는 이 제3의 눈이 작용하는 것을 본다(見)고 표현하지 아니하고 觀(관)이라든지 觀照(관조)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김병칠_관조의 눈 1202_캔버스에 한지부조와 채색_31.8×41.0cm_2012

 

 

 김병칠_관조의 눈 1203_캔버스에 한지부조와 채색_53.0x45.5cm_2012

 

 

그러면 작가가 觀照(관조)의 눈을 통하여 추구하는 觀照(관조)의 세계는 무엇일까? 우리는 먼저 작가가 의존하여 자신의 작품세계를 전개하고 있는 그 觀照(관조)의 눈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觀照(관조)의 눈이란 主體(주체)가 대상을 認識(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主客(주객)을 초월하여 존재의 實相(실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만유는 生滅(생멸)이라는 형태로 변화하면서 지속하고 있지만 무엇 하나 고정불변한 實體(실체)란 없다. 그러나 이 無常(무상)한 존재의 구조는 독립된 實體性(실체성)이 없이 서로가 依存關係(의존관계)에 의하여 이 대자연의 표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표정이란 고정된 실체성을 갖는 것이 아니지만 그 현상이 부정될 수 도 없다. 그리하여 작가는 이러한 표정의 원천을 이루는 마음의 세계를 조형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작가 자신이 그의 <작가노트>에서 “나의 작업은 존재의 진실인 마음, 관계, 생멸의 조형적 표현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칠_관조의 눈 1204_캔버스에 한지부조와 채색_45.5×53.0cm_2012.

 

 

김병칠_관조의 눈 1205_캔버스에 한지부조와 채색_45.5×53.0cm_2012

 

 

작가 김병칠이 표현한 화면에는 어떤 중심적 表象(표상)이 없다. 동시에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형태들은 실체로서의 고정성을 지니지 아니하고 존재의 흐름 속에 엉클어진 관계의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화면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닥지 위에 채색된 필선들은 존재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으며 거기에 떠오른 형태들은 개별적인 고유성을 주장하지 않고 서로가 의존하여 속삭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 작품의 화면에서 새와 꽃, 산과 나무, 집과 동물, 건물과 달, 탑과 비석, 연못과 물고기 등 온갖 존재의 표상들이 집합되어 있지만, 여기에는 어떤 異物感이라든지 對立의 정서가 나타나지 아니하고 오히려 평화로운 존재의 공감대를 느끼게 한다. 마치 無常(무상)한 표상들의 교향악을 듣는 것 같다.

 

 

김병칠_관조의 눈 1206_캔버스에 한지부조와 채색_73.0×91.0cm_2012

 

 

작가가 구성한 이들 화면은 작가가 觀照(관조)한 實相(실상)의 세계를 색과 형태로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情念(정념)을 자극하는 욕망도 나타나 있지 않고 또한 흔히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주장하는 어떤 개념적 내용도 지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김병칠의 작품에서는 평화로움이 느껴지며 이기적인 집착심으로부터 벗어나 <나>와 他者(타자) 사이의 交感(교감)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어떤 특정한 대상으로 부터 자극을 받아 환기된 미적 정서가 아니라 존재의 實相(실상)에 합일하는 생명의 공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랫동안 기계주의와 상업주의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그의 그림이 기여하는 훌륭한 메시지가 되리라고 믿는다.

 

 

 

 
 

김병칠

 

한성대학교 예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7회 | 2012 정동갤러리초대전(서울, 정동갤러리) | 2011 김병칠 관조의 세계-파리전(프랑스파리, 89갤러리)│2011 EVE갤러리초대전(서울, EVE갤러리)│2010 관조의 눈으로 바라본 내적 풍경 (서울, 인사아트센타)│ 2009 MANF15!2009 서울국제아트페어(부스전)(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2008 Eye to Eye(서울. 목인갤러리)│2003 여백을 통한 경향성의 표현(서울, 백송갤러리)

 

아트페어 | 2012 SOAF (서울, 코엑스) | 2011 퀼른아트페어21 (독일 퀼른, Staatenhaus am Rheinpark)

 

현재 | 한국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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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20517-김병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