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자 展

 

<낙원구 행복동>

 

낙원구 행복동 #1_51x51cm_inkjet print_2011

 

 

갤러리 룩스

 

2012. 4. 25(수) ▶ 2012. 5. 1(화)

Opening : 2012. 4. 25(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3F | 02-720-8488

 

www.gallerylux.net

 

 

낙원구 행복동 #2_51x51cm_inkjet print_2011

 

 

작가노트

낙원구 행복동

(樂園區 幸福洞)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동네의 행정 명칭은 ‘낙원구 행복동’. 소설의 내용과는 달리 역설적인 이름이 가져다 주는 아이러니로 인해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있다. 재개발(再開發)과 철거(撤去)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도시 한 귀퉁이의 오래된 옛 동네를 촬영하면서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이 생각난 것은, 어쩌면 두 시대를 이어 살고 있는 나의 삶 혹은 바로 그 이웃의 모습이 그 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서울 도심의 번화함에서 눈길을 조금만 돌리면 그 곳들이 있다. 도시화로부터 소외(疎外)된, 산업화로부터 격리(隔離)된, 정보화로부터 차단(遮斷)된. 그러나 그 곳은 내가 감히 평가하고 언어화 해 낼 수 없는, 그들의 삶 그 자체가 녹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 쓸쓸하지만 한없이 따뜻했던 그 동네들을, 그리고 그들의 삶을 담아 보았다.

 

 

낙원구 행복동 #3_51x51cm_inkjet print_2011

 

 

나의 작업은 일종의 시간여행(時間旅行)이다. 70년대가 묻어있고 80년대의 냄새가 나는 듯 한 과거로의 여행. 이 여행을 통해 소설 속 ‘행복동’의 서글픈 아이러니보다는 어쩌면 언뜻언뜻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풍경에서 인간적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명랑한 햇살이 가득한 오후가 되면 온 동네 골목은 내 것 네 것 할 것 없이 널어놓은 빨래가 나부끼고, 하얗게 타버린 연탄재는 그 옛날 따스했던 아랫목을 떠올리게 하며, 가득 채워진 우편함 속에 있을지 모를 한 두 장의 반가운 손 편지를 상상해 보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모두 일터로 떠난 낮 시간에 마을을 지키는 외로운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돌아가신 어머니생각이 나기도 한다. 무심히 버려진 오래된 TV, 겹겹이 단속(團束)해 놓은 낡은 리어카는 제 얘기를 들어달라고 아우성이다. 모두모두 소중한 삶의 편린(片鱗)들이다.

 

 

낙원구 행복동 #4_51x51cm_inkjet print_2011

 

 

일기 쓰듯 수없이 드나들던 골목골목들... 고마운 만남과 다정한 이야기는 나의 시간여행을 더없이 기쁘게 하지만 돌아서는 길은 언제나 알싸한 아픔을 가슴 한 구석에 남긴다.

 

이 작업은, 도시 생활에 젖어 이웃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소홀히 했던 나에 대한 반성이며, 내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이며, 사람에 대한 이해이다. 나에게는 향수이지만 누군가 에게는 현실인 동네. 마냥 미소 지을 수도, 그렇지만 눈물을 흘릴 필요도 없는 동네.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도, 이 이야기를 지켜보고 공유할 당신들도, 부디 모두모두 행복하시라.

 

 

낙원구 행복동 #5_51x51cm_inkjet print_2011

 

 

 

 

■ 배 승 자 (BAE, SEUNG-JA)

 

2012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석사과정 | 2010  재능대학교 사진 영상 미디어과 졸업 | 1986  인하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개인전  | 2011  낙원구 행복동, 갤러리 룩스, 서울

 

단체전  | 2011  POST-PHOTO  9th, 관훈 갤러리, 서울 | 2011  영종 로드-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 2010  POST-PHOTO  8th, 토포하우스, 서울

 

 

 

vol.20120425-배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