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경 展

 

HEALING FOREST

 

Apprehensive(H n S)_61x61_Acrylic on canvas_2012

 

 

아트 스페이스 스칼라티움

 

2012. 4. 24(화) ▶ 2012. 5. 7(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8-10 | T.02-501-6016

 

www.scalatium.com

 

 

 

Apprehensive(H n S)_61x61_Acrylic on canvas_2012

 

 

마음과 영혼을 안아주는 HEALING FOREST 전시를 여는 성혜경 작가는  존재의 불안함을 미술 창작으로 승화시켰다. 작가들에게 불안과 공포는 인간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심리 상태임과 동시에 화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 표현의 원동력이다. 그림은 느낌의 발현이며, 영감과 상상력의 장(場)이다. 성혜경의 작품에는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 작가의 작품은 작가의 내재적 불안과 공포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에서 잉태된 것임을 알게 된다.

작가는 이러한 불안을 가시화하는 과정 속에서 그 치유적 기능을 발견하였다. 미술은 그 자체로서 훌륭한 치유제이다. 동 전시의 의미가 미술을 통한 치유이고, 그 치유는 작가가 앓고 있는 불안과 공포, 이는 곧 현대인이 앓고   있는 불안과 공포와도 동일시됩니다. 이를 작가가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전시 기획을 통해 치유로서 다가서는 현대미술의 한 영역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HEALING FOREST 전시로 작가 성혜경이 캔버스 위 그림에서 보여주는

페인팅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겠다.  

 

■ 아트 스페이스 스칼라티움

 

 

 

Apprehensive(H n S)_122x61_Acrylic on canvas_2012

 

 

불안을 대하는 유쾌한 상상

 

박옥생 미술평론, 한원미술관 큐레이터

1. 춤추는 불안, 그 유쾌한 바다

불안과 공포는 인간이 안고 있는 본질적인 심리 상태임과 동시에 화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 표현의 원동력이다. 성혜경은 이러한 숙명적으로 끌어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불안과 두려움을 주목한다. 그가 그리는 꿈틀거리며 숨 쉬는 불안들은 마치 바다의 자라나는 해초나 물속의 풀을 닮았다. 풀 같고 해초 같은 불안, 색색으로 치장하고 살아 있는 식물들은 이것이 불안인지 공포인지도 알 수 없이 경쾌하고 밝다. 어쩌면 불안의 공포가 갖는 부정성을 가장하면서도, 스물 스물 기어 나오는 견딜 수 없는 불안의  본질 그 자체를 그려낸 것인지도 모른다. 핑크 불안, 초록 불안, 노랑 불안, 색색의 꿈틀거리는 불안은 바다를 이루고 있다. 그 불안의 바다에는 악어와 갖가지 동물들이 춤을 춘다. 인간의 숨길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바다가 되어 탄생되는 순간이다.

작가가 일관되게 천착하고 있는 apprehensive 시리즈들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심리 상태 즉, 어떤 순간, 사물에 관한 염려와 걱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규정할 수 없는 현재 자신의 존재론적인 불안과 사라지는 것들에 관한 아쉬움과 걱정은 라마와 같은 동물이나 멸종위기의 생명체에 자신을 이입시킴으로써 완성된다. 자신의 피부에 색색의 무늬를 각인 시킨울고 있는 라마는 작가의 아쉬움을 토로하고 세계의 상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다. 그가 보여주는 색색의 별과 동그라미와 같은 무늬들은 다양화되고 도식화된 현대문화가 담고 있는 언어들의 함축체이자, 인류의 상처이며 또한 그 상처를 딛고 화려하게 탄생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의 결과물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화면의 무늬들은 슬픔이면서 꽃이며 상처이면서 치장인 것이다.

작가는 각인된 슬픔이나 상처, 불안의 세계에서 그것을 초월하고 그 속에서 자유를 느끼는 듯하다. 즉 악어가 사는 공포의 늪에서 오히려 유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성혜경의 즐거운 상상이기도 하다. 사실, 작가는 자신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적인 증상과 찢어진 손톱에서 뾰족한 손톱이 자라나고 움직이는 확장된 세계의 형상들이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자신의 불안에서 시작된 반복되고 습관적인 행위가 작품세계의 영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화면에는 경쾌한 색으로 칠해진 꿈틀거리는 불안뿐만 아니라 작가의 내면이 이입된 동물들에서 불안과 공포와 같은 인간이 숙명적으로 대면한 내면의 심리가 만화와 같이 우의적으로 표현된다. 이는 20대를 보내는 젊은 작가가 현재와 미래, 그리고 지금의 현실을 응시하면서 그 현실의 모습들을 직시하고, 유희하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긍정적 받아들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악어가 출몰하는 물 위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두 발을 깊숙이 담그고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감상하는 라마가 그려진 작품처럼 말이다.

따라서 작가가 설정한 불안의 바다는 피할 수 없는 일종의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하나인 물(水)로써 극대화되고 있는데, 물은 인간의 탄생과 죽음, 재생에 이르는 생명을 이루는 본질적인 원소이다. 이러한 물은 안락한 정신의 세계를 전해주고 휴식을 취하는 근원적이고 기원적인 세계이기도 하다. 작가가 불안을 물의 세계로 확장하고 생명을 불어 넣은 것은, 심리적인 내면의 불안과 같은 부정성은 어쩌면 물과 같이 인간의 본질적인 구성체이면서 또한 피할 수 없이 우리는 그 속에서 안락과 휴식과 위안을 느낀다는 현대인이 앓고 있는 반어적이고 역설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Apprehensive(H n S)_27.3x22.0_Acrylic on canvas_2012

 

 

2. 존재의 불안에서 창작의 승화로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자신의 초기 정신분석 이론에서 불안의 출현에 관해 억압된 리비도가 불안으로 전환된다고 제시하며, 불안은 위험 상황에 대한 경계(警戒)로서 자아가 발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또한 불안은 억압을 통해 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기억의 이미지와 일치하는 정서적 상태로서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여아(女兒)는 사랑의 상실이나 어머니의 부재와 상실의 위협이 불안의 원초적 이유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듯 불안은 자아를 둘러싸고 있는 온전한 세계에서의 벗어남과 부재에서 기원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이는 작가를 비롯한 88만원 세대가 처해진 냉혹한 현실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익숙하게 접해온 환경을 벗어나 독립된 자아로서 사회에 발을 내딛는 시작점에서의 냉소와 무관심 그리고 규정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이렇듯 불안의 근원으로 존재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부정성은 작가의 화면에서 순수하고 경쾌하게 변모되고 있다. 타자의 시선, 현재의 자아, 그리고 뭉클거리는 욕망의 덩어리 사이에서 작가는 담담히 관조하거나 유희하거나 또는 치유하는 밝고 신선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이는 자신의 존재론적인 불안을 긍정하고 다시 건강하게 승화시키는 작가가 창작을 통해 이룩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신선한 즐거움 속에서 오타쿠적인, 몰입된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작가의 정신세계가 간취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오타쿠(オタク)는 만화나 게임과 같은 하나의 문화현상에 집중되어 빠져있거나 열광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문화를 소비하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오타쿠는 정신 병리학적으로도 그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심리학적인 불안과 부재를 보완하고 몰입된 대상에서 위안을 찾기 위한 하나의 정신적 대안으로서의 사회, 문화현상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불안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생명을 불어 넣고 조형화함으로서, 그것의 근원을 탐색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유희하는 것은 몰입된 하나의 세계를 추구하고 열광하는 문화현상들과 교차된다.  

이러한 성혜경의 불안을 대하는 유쾌한 상상에는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 くさまやよい)와 같은 팝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원으로서의 세계, 기원으로서의 갈망,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반복하고 다시 재현하는 모습과 일정부분 닮아 있다. 이는 어쩌면 이 신인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의 정신세계인지도 모르겠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내면의 표정들을 구체화, 단순화 시키고, 다시 의인화함으로써 현대인의 정신적인 갈망과 부재를 담아내는 것 말이다. 이렇듯 불안, 두려움, 부재, 아픔, 욕망과 같은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것은 현대미술의 중요한 내용이다. 그것의 상태를 직시하거나 승화시키거나, 인간 내면이 갖고 있는 표정들의 숭고함을 보여주거나, 이 모두는 현대문화가 갖는 기원 없는 껍질 즉, 시뮬라크라(Simulacra)한 가상들의 본질이 될 수 있다. 그 속에서 즐거운 상상력과 내면의 고민들이 깊이있게 버무려지고, 다시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적 변주와 함축된 언어로 완성되는 것, 그것이 작가가 고민해야 할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성혜경의 작품에는 불안의 바다에 떠다니는 승화된 신선하고 건강한 창작의 에너지가 숨쉰다. (2011.11)

 

 

 

Apprehensive_61x61_Acrylic on canvas_2011

 

 

Apprehensive_61x61_Acrylic on canvas_2011

 

 

 
 

성혜경

 

Eduation | 2011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전공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Solo Exhibition | 2011 갤러리 예담 기획초대전 'Apprehensive' 展 [서울,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Group Exhibition | 2012 유쾌한 상상 展 [부산, 아트갤러리 U] | 2011 부산문화재단이 함께하는 부산을 이끄는 신진 Artist Project [부산, 아트폼 북카페] | 2011 Connexion Paris-Busan [프랑스, 아뜰리에Gustave갤러리] | 2010 제37회 동맥展 [부산, 부산시민회관 갤러리] | 2010 'VACANCE IN IMAZOO' 展 [서울, 이마주갤러리] | 2010 성혜경, 허미경 2인전 ‘20+40=60?’ 展 [부산, 갤러리 봄] | 2010 ‘현실, 자성, 발언’ 展 [부산, 아트갤러리 U] | 2010 프라이덴 신진작가 주목전 ‘Young Artist 2010' 展 [부산, 프라이덴 치과갤러리] | 2010 'Life & survival Images' 展  [광주, 금호미술관] | 2010 갤러리 각 ‘2010 gallerygac 우수 졸업 작품 선발展’ [서울, 갤러리각] | 2010 Modern table 기획 초대전 ‘안 달콤한 디저트’展 성헤경, 김기범 2인전 [부산, Modern table Service] | 2009 BIEAF 도쿄 展 - 에코그랑프리 [일본, 도쿄한국문화원] | 2009 Artist group '619' 展 [부산, 카페 갤러리 Around A Coffee Table] | 2009 Artist group '619' 展 [부산, 카페 갤러리 PALETTE] | 2009 제7회 부산 국제환경 예술제 참여 [부산, 벡스코] | 2009 5 + 619 展 [부산, 하버 갤러리] | 2009 Blue Wave 展 2부 : 서울에서 부산까지 선정 작가. [부산 하버 갤러리]

 

Award | 2009 서울 메트로 전국공모 미술대전 입선

 
 

vol.20120424-성혜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