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McCarthy 展

 

 

Apple Tree Boy Apple Tree Girl_525x208.3x189.2cm(Boy),

546.1x290.8x213.4cm(girl)_Aluminum_2010

 

 

국제 갤러리 3관

 

2012. 4. 5(목) ▶ 2012. 5. 12(토)

Opening : 2012. 4. 5(목) PM 5:00~7:00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59-1 | 02-733-8449

 

www.kukjegallery.com

 

 

White Snow Dwarf (Dopey #2)_193x121.9x121.9cm_Flesh silicone_2012

 

 

국제 갤러리는 오는 4월 5일 세계적으로 평단과 화단에서 주목 받는 문제적 작가 폴 맥카시(b.1945)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 40여 년간 폭넓은 영역의 소재와 매체를 전방위적으로 넘나들며 왕성한 작업활동을 벌여온 폴 맥카시는 그간의 실험적 행보로 인해 국제적으로 독특한 작업 세계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개인전은 총 9점의 실리콘 조각과 1점의 알루미늄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전시장 내에 위치한 <아홉 난쟁이들>조각은 <백설공주 White Snow>시리즈 작품으로서 해외 주요 전시 및 아트페어에서 많은 관심과 논란을 한 몸에 받았던 작품이다. 이 시리즈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서 작가만의 고유한 사회적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다.

이번 폴 맥카시의 개인전은 개관 3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조성한 3관의 전시공간에서 소개된다. 3관은 천장고가 6.1m, 건물면적 381.15평 및 대지면적이 242평에 달하며, 건물 내부는 대규모 설치작업과 전문적인 미디어 상영이 가능하게 설계되었고, 전시장 입구로부터 2관 및 1관으로 연결되는 통로에는 정원공간이 조성되어 폴 맥카시의 대형 야외조각 설치작품 <사과나무 소년 사과나무 소녀 (Apple Tree Boy Apple Tree Girl)>(2010)가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White Snow Dwarf (Grumpy)_182.9x121.9x121.9cm_Yellow silicone_2012

 

 

매체로 규정지어지지 않는 작가 폴 맥카시는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조각들을 비롯하여, 드로잉, 회화, 사진, 퍼포먼스, 비디오 등의 경계를 넘나드는 멀티미디어 작가로서 사회적 혹은 정치적으로 이슈가 되는 소재와 이에 반응하는 원초적인 인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고발해왔다. 작가는 “회화와 행위, 퍼포먼스, 조각 등, 각 장르는 영역의 경계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소통되며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표현한 것처럼 자유롭게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며 신선한 충격과 불편한 실체에 접근한다.

폴 맥카시는 대중매체에 익숙해진 관객에게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비평을 시도하였고, 헐리우드 혹은 디즈니랜드 같이 이상화된 대중문화, 특히 상징적으로 강요되는 욕망화된 이미지에 대한 도전을 지속해오고 있다. 종종 논쟁적 혹은 문제적 작가로서 수식되는 그의 작업은 그로테스크함, 폭력성, 성적 코드 및 때때로 적나라한 이미지들의 표현으로 이슈가 되어왔고 동시에 이는 작가만의 고유한 시각적 코드로 읽혀져 왔다.

이번에 소개되는 맥카시의 근작 <아홉 난쟁이들>은 널리 알려진 19세기 독일 동화 <백설공주>를 각색한 디즈니 애니매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등장인물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2008년에 시작되어 이 작품의 초기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드로잉들은 그만의 반복적이고, 심지어 강박적이기까지 한 스케치과정을 통해 고급 예술과 대중문화 사이의 관계와 같은 복잡다단한 접점을 드러낸다.

<백설공주> 드로잉들은 2009년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이후 대규모의 난쟁이 실리콘 조각들로 제작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총 9점의 난쟁이 조각들은 화려한 색채의 매력적인 조각들로 구성되며, 실제로 디즈니 애니매이션 캐릭터들의 멍청이(Dopey), 박사(Doc), 졸림이(Sleepy), 재채기(Sneezy), 행복이(Happy) 등의 이름으로 제목이 붙여졌다.

 

 

White Snow Dwarf (Happy)_185.4x121.9x121.9cm_Black silicone_2010

 

 

작품 소개

이 조각에서 맥카시가 차용한 백설공주 이미지들은 원작에 내재한 어두운 심리적.사회적 요소를 드러낼 뿐 아니라, 동화책이나 장난감을 통해 상업화된 20세기적 변형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렇듯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시리즈의 난쟁이들은 젊고 아름다운 백설공주를 향해 야릇한 시선을 보내고 있으며, 그들의 코는 마치 욕망을 상징하는듯 다양한 남근의 형태로 표현되었다.

이 동화 속 캐릭터들의 그로테스크한 변형은 사랑스럽지도, 외설스럽지도 않고, 다만 연민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이는 마치 은유적으로 일격을 가하는 음흉하고 통렬한 서사, 곧 동화에 내포된 여러 겹의 어두운 이면들을 건드리는 것이자 작가 개인에게 의미를 갖을 법한 유년의 기억과 정서, 그리고 일종의 사랑 이야기를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작가의 표현을 따르면 “백설공주는 역사이고, 이 역사의 일부는 자화상이다. ... 당신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물수록, 현재와 과거는 더 많이 뒤바뀌게 된다. 과거는 때때로 당신이 여행하는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창문이 된다. 그리고나서는 한층 일이 복잡해지는데 당신은 과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백설공주 이야기에 대한 것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예술에 대한 것이며,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는 이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갖고 있기를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는다. 예술이 어떤 정답을 제공하기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단지 무언가를 할 뿐이고, 그것이 나를 다음 단계로, 또 그 다음 단계로 이끌 뿐이다.” 라고 한다.

작가의 1992년 작 <하이디(Heidi)> 혹은 <피노키오(Pinocchio)> 연작을 이 조각들의 선례로 꼽을 수 있는데 그는 모하비 사막 너머의 소유지에 자리한 깊은 숲 속이나 공터에 대한 개인적 기억 혹은 영감과 더불어 디즈니 버전의 백설공주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고, 이후 <하이디>의 서사로부터 새로운 세계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또 다른 영향들을 엮어내며, 대량 생산된 이미지들과 예술 창작 그 자체를 포용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헐리우드가 창조한 환상, 순수함이나 품위 따위의 미국적 관념들 사이에 존재한 모순을 드러내는 한편, 자신의 예술적 영역을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White Snow Dwarf (Sleepy #2)_156.2x121.9x121.9cm_Blue silicone_2012

 

 

작품 자체에 있어, 이 조각의 형태와 표면 처리를 살펴보면 작가가 쏟았을 노력과 시간의 경과를 생생하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작품 제작 과정중에 쌓인 쓰레기들이 조각 받침대 위에 가감 없이 흩어진 모습이다. 이 잔해는 물리적 폭력이나 부패에 대한 갈라짐과 덩어리짐, 그리고 엎질러짐과 같이 조각 제작과정에서 나타난 집적 혹은 본능적인 혼란에 맥카시가 얼마나 매료되어 있었는지 반영해주기도 한다. 특히, 검은 조각의 광택은 눅눅한 탄광 속 검은 석탄을 암시하는 듯 보이는데, 작가에게 있어 이 검은색은 끊임없이 순수한 추상을 향해 나아갔던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 애드 라인하르트(Ad Reinhardt), 알베르토 부리(Alberto Burri) 같은 작업을 연상케 한다. 맥카시에게 있어, 형태를 세운 다음, 움켜쥐거나 없애고, 더하고, 쥐어짜고, 또 작업과정 후의 부산물들을 흐트러놓는 것 같은 작품과정은 조각의 초기 단계로부터 이를 주물로 떠내기까지 점차적으로 추상에 이르는 긴 여정과도 같다. 이에 대해 작가는 “조각이 제작되는 과정과 이에 개입되는 행위를 통하여 실재와 추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이는 마치 전형적인 것에 대한 색다른 도전의 표현방식을 통해서 진부한 것을 해방케 한다”고 언급했다.

전시장 야외 정원에 설치된 <사과나무 소년 사과나무 소녀 (Apple Tree Boy Apple Tree Girl)>는 높이가 약5미터에 달하는 알루미늄 조각으로 독일에서 유래된 허멜 도자기 조각상(Hummel Figurine)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허멜 도자기상은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 사회 상징물 중 하나로써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주둔 미군들이 기념품으로 고향에 보내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조각이다. 마치 아담과 이브 같은 소년과 소녀의 이미지는 추상적으로 변형되어, <아홉 난쟁이들>과 마찬가지로 작품제작과정에서 행위의 흔적이 가감없이 드러나 본래의 도자기상이 지닌 목가적인 분위기와 포동포동 살이 오른 어린 아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추상화되었다. 실로 5미터의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로봇과 같이 재탄생된 이들은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에덴 동산과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 사이에서 망설이며 거대한 사과 나무 그네 위에 앉아 있는 듯 하다.

폴 맥카시는 1945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태어났다. 몰몬교(곧 개신교를 배척하고 물리적인 신적 존재를 숭배하는 신흥종교)라 불리는 종교적 관습이 뿌리 박힌 이 곳에서 몰몬교도이지만 인권 운동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유년기를 보낸 후 예술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1966년 유타대학교에서 2년간 예술을 전공한 작가는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회화를 (1968-69), 이후 남가주대학에서 영화와 비디오를 (1970-73) 전공하였다. 작가는 1982년부터 2002년까지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퍼포먼스, 비디오, 설치, 예술사를 가르치며 후학을 양성하였다.

 

 

 

 

■ Paul McCarthy

 

폴 맥카시는 1990년대 초부터 피노키오, 산타클로스, 서부, 그리고 해적과 같은 대중문화를 통해 신화화된 캐릭터들과 주제를 탐구해 왔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화단에서 주목받기 시작한다. 당시 회화와 퍼포먼스, 비디오 등의 작업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던 작가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에서의 그룹전 “헬터 스켈터 Helter Skelter”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당시 전시작 <정원 (The Garden)>(1991-92)은 작가가 처음 선보인 기계 조각으로 TV 서부극 보난자(Bonanza)에서 사용되었던 세트와 두 명의 하의를 탈의한 남성들을 결합하여 삐뚤어지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남성의 성 정체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맥카시가 직접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으로 분한 1995년 작품 <화가(The Painter)>는 퍼포먼스와 비디오의 매체적인 확장을 시도한 작품으로서 작가, 딜러, 컬렉터들과의 상업적인 관계가 얽힌 미술계의 현상을 조롱하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전직 미 대통령 조지 부시로 분한 작가가 엘리자베스 여왕,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흥청거리며 그로테스크하고 성적인 행위를 지속하는 작업인 <지하 벙커(Bunker Basement)>(2003)는 2003년 로스앤젤레스 작가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대형 설치 및 비디오 퍼포먼스로써 그들이 정치에 임하는 비도덕적 태도를 마치 어린 아이와 같은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따르는 듯한 행동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맥카시는 현존하는 주요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들은 데미안 허스트, 루시안 프로이드와 같이 신체와 인간의 삶과 죽음을 다룬 작가들과 197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탈 관습적인 작업을 진행해온 제이슨 로즈, 신디 셔먼, 조나단 메세, 채프만 형제, 길버트 앤 조지 등이 있다.

 

약 40 여 년의 작품 생활에 걸친 맥카시의 주요 경력으로는 2004년 휘트니 비엔날레, 총 네 차례(1993, 1995, 1999, 2001년)에 걸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 및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대표 전시로는 2000년 미국 뉴욕에 소재한 뉴 뮤지엄에서의 회고전,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 개인전, 2006년 스톡홀름 모데르나 뮤제트 개인전, 2010년 밀라노 폰다지오네 니콜라 트루사르디에서의 개인전 등이 있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뉴욕 현대 미술관(MoMA), 휘트니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테이트 컬렉션, 그리고 개인 소장처로는 프랑수와 피노, 다키스 조아누, 루벨 컬렉션 등이 있다.

 

 

 

vol.20120405-Paul McCart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