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희 展

 

 

그리다...꿈_116.8x91cm_장지에 혼합재료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

 

2012. 4. 3(화) ▶ 2012. 4. 8(일)

대구시 중구 명덕로 210 | 053-420-8014

 

www.debecgallery.com

 

 

나는 어디에 있는걸까_58.2x41cm_장지에 혼합재료

 

 

- 무의식적 표현 속에 나타난 자아의 조형적인 모습 -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해석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작품 속 내면적인 표현을 만나본다

 

마티에르 기법을 통해 무의식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내면의 세계를 다양한 작품들로 선보이는 박은희의 두 번째 개인전이 오는 4월 3일(화)부터 4월 8일(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 전시실에서 마련된다.

작가의 작품들은 어린아이처럼 유치한 작품이지만 꿈을 간절히 원하는 순수한 마음과 꿈을 위해 현실 속에 느끼는 과정에 따라서 본인의 내면적인 깊이와 철학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들은 최근 화단에서 유행하는 극사실적인 화풍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순수하고 맑은 에너지로 표출하고 싶어 하는 바램이 묻어나는 작품들로 동심의 세계가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내면적인 표현을 중심으로 표현되는 작품들은 마음 속 심상이 형태적 규칙의 방해를 덜 받고 표현될 수 있어 구상작품들 보다 자유로운 매력을 가진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가의 그림들은 비정형적인 형태가 드러나는 자유분방한 그림이지만 한편으로 비교적 일관되게 흐르는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첫째는 자아상으로 몇몇 그림에서 나타나는 도도하고 단아한 새, 대부분의 그림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꽃, 밝고 생기 넘치는 노란 색 등이다. 둘째는 자유에 대한 동경을 꼽을 수 있는데, 주로 여행이나 여행하는 자동차로 표현된다. 셋째는 생명력으로, 대표적으로 물고기에 투영되어 있다. 물고기는 때로 선명하게 때로 희미하게 표현되며, 화가 자신에게서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아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넷째는 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적 환경으로 그림들에서는 주로 도시의 건물들이나 새를 둘러싸고 있는 새장의 형태로 등장한다. 화가는 자신이 적응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그리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대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작가 스스로도 모르고 있는 무의식적 요소인 형태가 없는 바탕이나 에너지의 흐름으로 작품들의 배경을 형성하고 자신만의 조형요소로 혼돈과 무질서를 내보이고 있다. 형태가 없어 파악되기도 어려운 이러한 작업들은 작가의 내면을 표현하는 작업의 근간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신작들로 10호 내외의 소품에서부터 100호의 대작까지 다양한 작품들 20여점을 선보일 예정인 이번 전시가 더욱 다채롭게 다가오는 것은 작가의 작품들을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해석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다양한 조형적 소통의 언어들을 심리적인 해설을 통해 보다 쉽게 만나볼 수 있어 더욱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이다.

 

 

또한 지나가리라_51.3x36.2cm_장지에 혼합재료

 

 

<박은희 작가 작품의 내면적 분석>

정신과 전문의 손 혁

 

작품들 속에서는 우선 색과 경계가 모호한 선이 비정형적으로 등장해 그림의 전체적분위기를 결정하며, 심상들의 탄생을 돕는다. 이는 마치 무의식적 에너지가 뭉쳐 콤플렉스를 형성하고 다시 흩어져 모호함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과도 같다. 때로는 어둡게 때로는 발랄하게. 화가는 자신의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형태와 색을 배열하고 덧칠했을 것이다. 색과 선을 가지고 떠오르는 대로 그려가는 데에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을 것이다. 그리고 붓을 내려놓고 한 작품의 완성에 동의할 무렵 화가의 마음속에는 후련한 평화가 깃들었을 것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표현하고 싶었던 무엇인가를 어느 정도 내보이며 마음속 콤플렉스들에 엉켜 붙어있던 에너지가 발산된 데다 콤플렉스들이 그림 속 배열을 따라 화가의 마음속에서도 질서있게 정돈되었기 때문이리라.

 

 

상상속의 여행_84x100.1cm_장지에 혼합재료

 

 

그림이 완성된 다음부터는 보는 사람들의 몫이다. 화가가 작품을 완성하면서 그랬듯이 보는 사람들 역시 그림들에 자신의 마음속 콤플렉스들과 욕구들을 투영한다. 이 그림들은 비교적 추상성과 원초성이 강해 관객들이 스스로의 심상들을 쉽게 투영할 수 있다. 때로는 밝게 때로는 어둡게. 때로는 쉽게 때로는 난해하게.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우리는 화가와 함께 생기발랄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양어깨를 짓누르는 현실의 무게에 침울해 하기도 한다. 철없는 환상을 보다가도 그림의 한구석에서 생명력을 발견할 수 있고 화가가 그랬듯이 담담히 우리자신의 현실과 마주할 수 있다. 좀 더 심층적으로 바라보면 작품들 속에서 무의식적 소망들이나 정신에너지의 물결을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들을 음미하고 그림 속 여러 요소들을 해석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화가의 마음속 심상들을 거쳐 선사시대 원시인들의 심정에 다다르게 된다. 그림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굳이 해석하거나 판단하지 않아도 좋다. 그림을 감상하면서 무언가를 느낀다 할지라도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그림이란 그런 것이니까.

그림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은 그리던 당시 화가의 것들과 비슷할까? 화가의 노력이 깃든 작품들 앞에서 우리가 그의 심정을 헤아려 볼 때면 어느새 작은 타임머신을 타고 그림이 시작되던 당시로 돌아가 우리자신이 화가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타임머신은 우리를 과거 우리 자신의 감정들과 기억들로 여행하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암각화같은 그림들을 보면서 우리가 떠올리는 이미지들이나 기억들이 선사시대 사람들의 그것과는 얼마나 다를지 의문스러워 할 수도 있다. 이 의문에 나름의 답을 찾기 위해서 선사시대 암각화의 영향을 받은 그림들을 통과하고 화가와 우리자신을 뛰어넘는다. 그리고 바위에 그림을 쪼아대던 오랜 옛적 사람들의 심성에 닿게 되면 우리가 제법 큰 타임머신을 탔음을 알게 될 것이다.

원시인들의 정서가 현대화된 화가의 손끝을 따라 작품 속에 구현되고 우리가 그 작품들을 통해 선사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인간의 본질적 속성들과 마음속 이미지들을 발견하고 느껴보는 것은 분명 즐거운 시도라 할 수 있다.

 

 

설레임_20.1x20.1cm_장지에 혼합재료

 

 

 

 

■ 박 은 희 朴恩嬉

 

대구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동양화 전공 졸업

 

개인전  | 2010  UN 갤러리

 

단체전  | 사월의 19인전 | 대구대 동문전 | 대구미술협회전 외 단체전 다수

 

현재  | 한국미술협회 | 대구청년작가회

 

 

 

vol.20120403-박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