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민 展

Chong Yeon Min

 

변화하는 線의 역동성으로 미래를 기억하다!

 

선_線 Upside Down_52.0x113.0cm

 

 

갤러리 토포하우스

 

2011.12. 28(수) ▶ 2012. 1. 3(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4(1F) | T.02-734-7555

 

www.topohaus.com

 

 

 

선_線 Upside Down_58.0x40cm

 

 

변화하는 線의 역동성으로 미래를 기억하!

 

변상형_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 미학박사

 2007년의 정연민 개인전, <線>을 위한 글에서 임동식은 90년대 초 금강변의 야투자연미술연구회를 시작으로 미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작가로 정연민을 소개하고 있다. 곧이어 정연민이 소의 머리에 비디오를 얹고 자신도 비디오가 돌아가고 있는 지게를 짊어지고 동네를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경을 무심하게 담아냈던 일이며, 입에 먹물을 가득 물고 흰 무명천에 입술로 선을 그어나갔던 작업을 이야기한다. 당시 정연민은 금강변에 몰려든 외국작가들의 시선과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한다. 이렇게 남다른 작업이력을 보여주었던 정연민은 이제 작업실 안으로 들어와 다시금 작품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거친 길을 따라 나갔다 다시금 고향으로 돌아와 숨을 고르고 있는 양, 그동안의 여정을 정리하는 그의 손길 끝에는 어느새 고요한 시간의 흔적이 쌓여있었다. 이번 전시가 생소하고 낯선 시도로 보이면서도 전혀 겉돌지 않게 보이는 이유는 그가 어떠한 작업형태를 가졌든, 어떤 장소에서 행위를 했든 그의 작업은 전부 線으로 흘러나갔다 선으로 모여들었던 데서 기원한다. 모든 작업의 깊은 바닥에 똬리를 틀고 있던 선이 또 다시 다른 생명체로 옮겨가 영속성을 스스로 부여하고 있었기에 이제 그것들을 모아 하나로 줄을 세워놓으면 되는 것이다.

 매체의 경계를 허물며 오브제들 사이에서 춤추듯 움직여왔던 그간의 작업들은 2000년의 전시작품 <Saw Line 1999>, <knife Line 1999> 시리즈를 통해 서서히 정리되어 드러나고 있었다. 날카로운 칼이나 톱으로 나무판위를 수직과 수평을 교차하며 그은 선들의 반복은 나무판 위에 아주 조그맣고 네모진 형태들을 수 없이 만들어냈고, 한편 자연스런 지층을 빚어냈다. 2001년, <과거에서 놀기를 좋아 한다>는 전시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조우시키며  강렬한 선의 생명력을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선의 효과로 드러냈었다. 시공을 달리한 기억의 흔적들과 마주하며 여러 지층으로 흩어진 시간의 불연속성을 복원하려 했던 것이다. 시간의 주름 사이에 켜켜이 쌓인 물증들을 기억의 주관 안으로 포함시키려는 수도자적 행위였다고나 할까.

 

   정연민은 말한다.                                            

‘人生은 하나의 線이다’

    

  線속에 어떤 깊은 세월의 시간을 생각한다.

  그것은 유년 시절 할머니 어머니가 부엌에서

  칼도마를 닳고 닳도록 사용해서 깊이 파인

  마치 당신들의 주름과도 같은 모습을 線긋기

  라는 작업으로 기억하기를 하고 있다.

 

 

선_線 Upside Down_243.0x58cm

 

 

 정연민에게 있어 線은 인생이고 온전한 하나의 世界라 한다. 선은 단지 보이는 가시적인 形을 넘어서 존재의 단면이고 깊이를 가지고 있는 짜임새 있는 질이다. 그래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깊게 패인 주름이 세월을 생각하게 하듯 나무판 위에 지속적으로 새기고 있는 이번 전시의 선들은 단순한 행위의 표면적 결과를 떠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나무판 위에 수직과 수평을 수천 번 반복하는 날카로운 칼날은 나무 판의 결을 새롭게 만들어내고 표면에 또 다른 형태의 세계를 조성한다. 인위적이지만 의도적이지 않은 행위의 우연성에 의해 어떤 것들은 뜯겨나가고 모진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것들은 남아있으면서 나무판은 달라진 피부 세포를 형성한다. 어쩌다 남아있는 표피색과 수천 번 교차하는 칼끝으로 헤집어낸 끝에 드러난 속빛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단절적으로 노출된다. 이렇게 형성된 지층들은 접착제가 발라진 천에 일부는 달라붙고 또 일부는 떨어져나간다.

 시간의 날카로운 흐름 속에 살면서 쌓이고 부식되는 기억이라는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우리 인간들은 이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시간의 지문을 갖고 있다. 그 기억의 프린트를 통해 바깥에 위치하고 있던 부분은 안으로, 안에 있던 부분은 바깥의 공간을 구성함에 따라 이제 안은 안이 아니고 바깥은 바깥이 아닌 새로운 관계맺음에 의해 안과 밖의 조형을 구성한다. 나무판 몸체와 판위에 난무했던 선작업들의 경계가 극명하지 않게 되자 판위의 선적인 세계와 나무 몸판 전체와의 관계는 변화된 관계에 의해서 드러날 뿐이다. 안과 밖의 변증법적 역전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선들은 결국 보이지 않거나 침잠한 세계의 낯빛을 노출시키는 시간의 반란이다.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행위의 무한성 속에 매끄럽게 다듬어지거나 닳아 없어지는 마멸의 시간이 아니라 점점 더 까칠하게 살아 오르는 기억의 재편에 따라 현저하게 다른 의미가 생성하는 시간이다.  

 무엇이든 가지런히 정리되고 반듯하게 해설되는 질서의 위선을 그는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나무판의 매끄러움을“내버려 두질 못하고 칼질을 하고 칼집을 내어 뜯어내고 흠집을 남긴다. 뜯어낸 흠집은 뒤집어 천착시키”는 그의 의도는 결국 자신의 “속을 들여다 보기”위해서란다.“내 속을 갈라 안을 보여주듯”일상의 평이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감추어져 있는 삶의 상처를 들추어내고 오히려 더 상처냄으로써 그 상처를 덧 씌어 포장하거나 잊고자 하지 않는다. 날선 그 기억들을 통해 더욱 더 자신을 단련시키고자 시간의 결을 벼리는 그의 행위는 일면 숭고하기까지 하다. 그는 數로 환원시키기에는 무한의 성정을 닮아있는 반복적인 칼질로 나무결의 본질을 드러내고 이를 대패로 얇게 밀어 캔버스에 붙인다. 그의 말로는‘살을 발라내는’과정이다. 칼질로 그어진 표면 아래층의 속살을 도려내 새롭게 정제된 무늬를 보여주는 작업인 셈이다. 살이 피부가 되고 피부가 살이 되는 순간이다. 나무판 위의 작업은 이제 표면의 층위를 넘어서 전혀 뜻밖의 내밀한 세계를 보여주는 변화의 증거이자 미처 상상치 못했던 존재의 가시적 흔적으로 남았다. 그 흔적은 시간의 오랜 뒤척임 속에 생생하게 채워져 올라오는 살의 투명한 이야기이자 한편으로 잃어버리거나 훌훌 털어내버린 시간의 공백이 남긴 여운이 교차하는 세계이다. 정연민의 線은 뼈와 살의 관계처럼 외재적 경험과 내부적 성찰 사이의 끊길 수 없는 관계맺음으로 인해‘사이-세계’로서 시간의 요철 안에 존재한다.     

 

    線은 파편이며 재생이다.

    線은 自然 현상이다.

    線은 나의 관심이다

    線은 人生이며 그 속에 질곡을 담고 있다.

 

 이렇듯 정연민 스스로 내리는 線의 정의를 통해 보건대, 그의 작품에 형성된 線이 그려낸 이야기는 안과 밖의 경계를 넘어서 수직과 수평을 비껴 간 새로운 시간의 역사가 되었다. 그의 선은 결코 직선적이지 않으며 환원적으로 돌아오지도 않는다.

하나의 선에서 또 다른 선으로 재빠르게 미끄러지는 일련의 사건의 연속적 충돌로 인해 무한히 증식되어가는 그의 시간은 다채롭게 기록되어가는 파피루스다. 그 기하학적 공간 위에 침윤되어 있는 시간이 신화가 되기까지 그의 손은 바쁘게 움직여 나갈 것이다.

 

 

선_線 Upside Down_58.0x243.0cm

 

 

 그에게 있어 작업 활동은 어느 장르 안과 바깥에서 결정되거나 규정되지 않는다. 어느 매체로도 그를 가두어둘 수 없으며, 그의 작업에 대한 한정사를 붙일 수도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들추어내는 과정 속에서 형성해내는 조형성은 그가 접하고 있는 외부 세계와의 관계성을 표출하는 기록이다.

정연민의 선긋기를 통한 일련의 작업은 그가 세계를 외적 대상으로 피상화함으로써 자신만의 세계에 빠지거나 또한 세계에 함몰당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세계를 구성하고자 하는가를 알려준다. 각자 개인적 경험에 따라 지각하는 대상으로서의 세계를 끈질긴 선긋기로 다르게 해석해내고 싶어 하는 그의 세계는 점차 삶의 본질을 담아내고 있다. 그의 시간의 지층이 線形的인 패턴에 머물지 않고 창조적인 시간으로 변화하려면 그의 선긋기도 그러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주의 보편적 형상을 復碁하려는 듯 단순하면서도 경쾌한 조형성에의 탐구력은 그의 작업의 미래를 밝게 한다. 정연민의 線은 이제 매 순간마다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도 기억하려는 역동성을 지니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그가 선을 그을 때마다 그의 개인적 삶의 시간은 존재 일반의 본성을 아우르는 보편적 시간으로 확장해나갈 것이다.   

 

변상형_한남대 예술문화학과 교수, 미학박사

 

 

 

선_線 Upside Down_58.0x243.0cm

 

 

선_線 Upside Down_243.0x58.0cm

 

 
 

정연민 (Chong,yeo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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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 충남대,예술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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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11-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