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향 展

 

 

plastic tree_162.2x162.2cm_Oil on Canvas_2011

 

 

이공갤러리

 

2011. 12. 15 (목) ▶ 2011. 12. 21 (수)

Opening : 2011. 12. 15 (목) PM 6:30

대전시 중구 대흥동 183-4 | T. 042-242-2020

 

 

plastic tree & korando_454.6x181.8cm_Oil on Canvas_2011

 

 

“내가 그린 그 그림은 내가 그냥 그린 그림이다...”

 

독립큐레이터 최연선

누구나 한번쯤 어린 시절 좋아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그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말이다.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도구와 색채를 선택하여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며 주문을 외운다. “나는 이것을 가지고 싶어”“나는 만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나는 이곳에 가고 싶어” 라고 말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싶어” 라는 주문을 외우고 산다. 물질적 풍요가 넘치고 어디든지 갈수 있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다양해지고 새로워진 것들에 대한 꿈과 욕망 속에서 갈망하며 산다.

김려향 작가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사람이고 그 또한 대부분의 작가들이 그렇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림쟁이다. 그의 작업실에 처음 들어섰을 때 마치 보물 창고에 온 것 같았고 여느 작가의 작업공간과 비슷해 보였지만 소소한 볼거리들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반영하는 듯하였다. 그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나 오랜 세월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을 같은 손질된 레코드 플레이어에서는 마치 비틀즈의 예스터데이가 흘러나올 것 같았다. 조금은 고집스럽기도 해보이는 그의 성격에서 순수한 순정을 느꼇다고나 할까... 작가는 사물의 보이는 이미지를 좋아한다고 했다. 어떠한 도구 자체의 형태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사용 되었을때의 또 다른 생명력에 다시 한번 반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전의 작업 내용들은 심미성도 있고 불을 밝히는 생명력이 있는 전구에 반하여 작업을 했었다.

 

 

baseball park_120.0x200.0cm_Oil on Canvas_2011

 

 

그런데 그가 이번 전시에서는 또 다른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품에서도 보이듯이 서로가 전혀 연계성 없어 보이는듯한 것들로 제각기 소재로 삼았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대상의 보이는 이미지를 그의 방식으로 재현하였다. 그가 지금의 작업실로 옮기기 전에는 자연을 그림으로 옮긴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 수고스러움도 있겠지만 직접 보고 느끼면서 그린 것이 아니라면 진정성이 없어보였다고 느꼈을 것이다. 자연만큼이나 그 자체가 주는 느낌을 과연 사진으로 찍어 캔버스에 옮기는 것이 자연이 주는 신선함과 마주했을 때의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 될 리 만무하다. 그런데 지금의 작업실에서 보이는 작은 숲은 그에게 교감 할 수 있는 소재가 되었고 항상 제자리를 지키며 자기 할 도리를 다하는 나무를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본 것이다. 하이브리드 카가 공존하는 시대에서 지금은 단종된 구형 코란도를 그림 속에서 나마 추억하고 싶은 작가의 애마였던 차에 대한 그리움과 여전히 타고 싶은 동경의 대상으로서 표현한 듯하다. 그리고 보면 작가는 시대에 앞서가려고 하고 빠른 것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성향을 가진 듯하다. 옛것을 그리워하고 태어나기 이전의 예술과 문명을 숭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그림이 구시대적 삶을 보여주는 단순히 재현에만 그치는 풍경화는 아니다. 오히려 자칫 잘못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 구체적인 묘사를 절제하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의 색감이 아닌 환상적이거나 상상적인 것에 가깝다.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작가의 지난 시간은 그가 탔었던 차라면 현실에 존재하는 나무는 보고 지나가는 순간 흩날리는 꽃잎들은 곧 과거가 되어버린다. 세월은 곧 불투명한 이미지로서 흔적만 남아있는 이미지의 숙명의 단적인 모습을 모여주기도 한다.

 

 

corner_130.3x162.2cm_Oil on Canvas_2011

 

 

그는 음악뿐만이 아니라 스포츠 또한 무척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나 축구장 야구장의 마운드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 하면 텅 빈 객석일지라도 벅찬 가슴을 느끼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이 물론 경기를 좋아하고 경기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일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경기장의 이미지 자체를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변형도 없이 또는 너무 똑같이 그리려고도 하지 않고 작가는 마음으로 본 경기장의 모습을 화면에 형상화 함으로서 “나는 그냥 경기장의 형태와 느낌이 좋아서 그렸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듯하다. 또한 무심하게 툭 그려 넣은 듯한 구름으로도 볼 수 있을법한 표상들이 원래의 이미지를 부셔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 한 장치는 오랜 시간 연마해온 대상의 재현적 표현 방식이고 실험적으로 노력한 과정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누군가 그의 그림을 보고 “야구장이네...”라고 말하는 이가 있을 테고 또 누군가는“야구장의 마운드가 참 예쁘게 생겼었구나...”라고 말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후자의 말을 한다면 그의 의도적인 해체 작업은 성공한 것이다. 김려향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보면 그의 그림에는 내용이 없다. 그렇다고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지도 않았고 억지로 유도하지도 않는다. 다만 제시한 이미지 뒤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사람들은 이미지를 보면서 경험에서 비롯된 무엇인가를 떠올리고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그림의 기법을 주저리 서술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림을 보면서 무슨 재료로 그렸는지 숨어있는 주제 따위나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지 말고 눈으로 보았을 때 즐길 수 있는 그냥 그림을 그리고자 했고 저마다 각자의 생각이 있듯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제각기 생각할 수 있게끔 여운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지나간 추억이든 다가올 미래의 상상이든 작가는 우리에게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듯 하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창조적 행위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는 화가이다. 결국 자신의 추억, 기억들을 수집하는 행위일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그림은 개인적인 삶과 환경일지라도 보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교감한다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떠한 재현도 실제가 될 수 없고 어떠한 추상도 실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그것은 곧 작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작품의 세계관일 것이다.

 

 

first base_91.0x116.8cm_Oil on Canvas_2011

 

 

 
 

■ 김려향

 

학력  |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전공 졸업 | 목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전시경력  | 2003 개인전-회화로의 변화 (대전, 롯데화랑) | 2007 개인전-Bulb (서울, 영아트갤러리) | 2011 개인전-in essence (대전, 이공갤러리) | 2007 충남아트페어 (당진, 문예의전당 갤러리) | 2008 Guangzhou International Art Fair (China Guangzhou, jinhan exhibition centre) | 2009 서울오픈아트페어(SOAF)2009 (서울, 코엑스인도양홀) | 2010 아트대구 (대구, EXCO) | 2011 대구아트페어 (대구, EXCO) | 외 100여회 기획 및 단체전 참여 공모전 입상

 

현재  | 한국미술협회 | 회화의발언전, 충청남도미술대전,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초대작가

 

Homepage  | https://www.cybermusee.com/case/cybergallery/pop_gallery.asp?mh=zeppelin

 

 
 

vol.20111215-김려향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