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신 展

 

<나무그늘 기획초대전>

 

나무그늘 갤러리&북 카페 전경 서울시 등록문화재 제 135호

 

나무그늘 갤러리는 신세계타임스퀘어 내에 위치한 1937년에 지어진 한국최초의 주식회사 경성방직공장으로 등록문화재 제 135호입니다.

 

 

나무그늘 갤러리 타임스퀘어점

 

2011. 12. 6 (화) ▶ 2012. 1. 5 (목)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4가 441-10 경방타임스퀘어 단지 1층 | T. 02-2638-2002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2번출구, 타임스퀘어 gate 8번)

관람시간 : AM 10:00 - PM 11:00 까지 관람 (연중 무휴)

 

 

a cactus-beautiful time301_91x65cm_Acrylic on canvas, Gold leaf_2011

 

 

희망에 관한 조형언어

 

박옥생 (미술평론가, 한원미술관 큐레이터)

1. 둥글게 & 부풀게

화가의 주제가 오랫동안 숙성되어 깊은 향기를 뿜어 낼 때 우리는 작품에서 잔잔한 내적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이 비단 교화를 위한 종교화가 아니더라도 조형의 언어만으로도 삶의 건강한 방향성을 제시하게 됨을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작가 조은신은 선인장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 이야기를 드러내며,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제시를 일구어내는 작가라 하겠다. 조은신의 선인장은 종(種)의 다양성을 가시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선인장의 본질적인 생명력과 축척되어온 상징성에 주목한다. 뜨거운 사막에서 태양과 폭풍을 홀로 이겨내며, 가시로 세계와 맞서며 경이로운 꽃을 피워내는 모습은 작가에겐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이입시키며 투영하는 존재로 다가온 듯 하다. 외부세계의 존재론적인 거친 가시와 내부세계의 부드럽고 풍부한 수분은 선인장의 아이러닉한 이중성으로, 척박한 환경으로부터 생명을 이어나가기 위해 가장한 강인한 본성이다. 이러한 선인장의 모습에서 조은신은 어머니, 아내, 자식이라는 다양한 역할 속에서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온 몸이 가시로 박힌 선인장의 모습에서 마치 가시 면류관을 쓰고 수난을 당하는 예수님과 그 모습이 동일시되었을지도 모른다. 선인장이 갖는 희생이자 희망의 이미지 말이다. 이러한 조은신이 연출한 선인장은 명징한 형태와 분명한 색의 만남에서 실재의 선인장을 넘어 내면 속에서 물을 주고 정성스럽게 길러낸 마음의 선인장으로 볼 수 있다. 둥글게 그리고 한껏 부풀어 올라 화려한 꽃을 피워낸 선인장을 보면 누가 감히 장엄하지 못하게 하겠는가 라며 극한의 상황 속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환기시켰던 프리다 칼로의 말을 되새기게 한다. 그의 화면은 장엄하며 화려하고 곱다. 그것은 작가가 어머니의 손길로 빚어낸 고운 빛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리움과 희망이 가득 찬 마음처럼 선인장은 둥글게 부풀어 오른다.

 

 

a cactus-beautiful time308_162.2x112.2cm_Acrylic on canvas_2011

 

 

2. 달(moon)과 같은 선인장(仙人掌)

조은신의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치장하고 빛나는 둥근 선인장에서 밤하늘의 달을 보는 듯 신성하다. 둥근 달은 영약이 숨겨져 있으며 생명수가 자라나는 신비한 존재로 여겨졌는데,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달을 ‘불사의 노파’나 물 항아리를 가진 ‘물의 처녀’라고 했다. 신선의 손바닥이라는 이름에서와 같이 아침 이슬이 맺힌 신비한 형상의 선인장이 아득한 달의 신비로움과 동일시된다면, 거친 가시로 물을 숨기고 척박한 사막에서의 삶은 물과 생명이 존재한다고 믿는 신화의 달의 상징과 의미가 교차된다. 이는 비단 선인장과 달이 ‘둥글다’라는 인간의 원초적 원형(archetype, 융 학파에 의한 집단무의식)에 체계를 두지 않더라도 말이다. 간략하게 정리한 구조화된 형상과 화려한 색감은 동화적이기 까지 하다. 마치 아이가 색색의 공을 가지고 놀듯이, 놀이동산의 옹기종이 모여 앉은 꿈동산처럼 그의 화면은 설레며 부풀어 하늘을 날고 있다. 사실, 이러한 부푼 달을 닮은 선인장은 관음보살이나 성모마리아의 지모신(知母神)과 같은 신성함과 안락함을 닮았다. 달빛을 등에 두르고 바다 가운데 암석에 앉아 있는 장엄한 관음보살(Avalokiteśvara)은 세상의 모든 소리와 세상의 모든 고통을 구제한다고 한다. 구세주 예수의 어머니이자 은총의 중개자로 대표되는 마리아의 지고한 성품이나 관음보살의 구제행(救濟行)을 조은신의 선인장에서 느끼는 것은, 작가가 자신의 세상을 선인장의 상징 속에 함축시키고 견고하고 뚜렷하게 선인장이 주는 의미체계들을 해석하고 구조화 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막에서의 선인장은 그 의미체계만이 추출되어 작가의 고유한 정서와 조형으로 탄생된 것이다. 또한 머리에 화관을 둘러쓰고 앉아 있는 선인장에서 가시 면류관과 같은 역설적인 이미지의 미묘한 뉘앙스와 함께,  ‘왕관’과도 같이 치장에 관한 인간의 실존에의 욕구를 보게 된다. 이는 비단 작가가 장엄으로 가득한 세상에로의 시선을 넘어 강열하고 매혹적인 선인장에게 보내는 우리 모두의 시선의 반영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a cactus-beautiful time309_162.2x112.2cm_Mixed media_2011

 

 

3. 마음의 선물 & 희망

그렇게 조은신의 선인장은 선인장 같은 행복, 선인장 같은 꿈, 선인장 같은 그리움, 선인장 같은 희망으로 연출된다. 선인장이 아름다운 것은 가시로 인해 선험(先驗)되는 ‘아프다’와 같은 붉은 빛 고통이 이미지로 동반되고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의 화면에는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 척박함 속에서 피어난 고운 빛, 화려한 그리움처럼 조은신의 반어적 역설이 내재되어 있는 이유이다. 작가는 풍부한 물을 머금은 생명체와 고통을 선험하는 가시, 이 두 개의 이질적인 다름이 만남으로써 비로소 열리기 시작하는 희망, 꿈, 그리움의 세계를 보여준다. 이를 마르치아 엘리아데(Marcea Eliade)는 역의 합일(coincidentia oppositorum)이라 명명하고 있는데, 이는 변증법적 합일로써 성(聖)과 속(俗)의 구조적 공존을 통해 진정한 자아와의 대면과 새로운 세계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조은신과 선인장의 만남은 부풀어 올라 하늘을 날아 오르거나 바다를 유유히 유영하는 희망과 자유에로의 추구와 확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작가와 오롯이 마주한 둥근 선인장에게 작가의 존재적 삶들이 투영되고 교차되어 또 다른 자아로서의 선인장으로 완성되었다. 이것은 선인장의 달의 이미지를 덧입은 신성화(神聖化)로의 확장까지 보이는데, 이 과정을 통해서 희망의 조형과 색을 획득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조은신의 화면은 우리에게 끝없이 말을 걸기 시작하는 언어를 갖고 있다. 그것은 행복이 가득 담기거나, 행복한 기억을 만들거나 한 다발 선물 꾸러미와 같은 것이다. 그것은 색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만을 건저 올린 정제된 색과 단순화로 명확하게 환기시키는 부푼 마음의 변환체인 ‘희망’의 조형언어가 획득한 성과이다. 이는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가시적 선인장을 비가시적, 추상적 존재로 변환시키며 자신의 존재론적 상황과 이상을 용해시킴으로써 추출해낸 선인장의 본질적이며 긍정적인 가치의 가사화에 관한 노력의 결과이다. 이것은 작가의 내면에서 귀한 이에게 드릴 어머니의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 즉, 선인장과 같은 희망이라는 마음의 선물이다.(2010.8)

 

 

a cactus-beautiful time312_53x45cm_Acrylic on canvas_2011

 

 

“可視,가시,佳時”

a cactus-beautiful time - visibility, spine, beautiful time

 

빛에 의한 색의 변화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작업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 만 가지의 색 중에 작가에게 선택되는 색은 그 작가의 온 몸 짖을 표현하는 것이다. 작품의 의도에 따라 어떤 형태에 어떤 색을 부여 시키는가 또한 작가의 몫이라 여겨진다. 나는 화산, 별자리, 바위를 지나와 지금은 선인장을 그리고 있다.

 

선인장(a cactus)-“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식물”이라 칭하고 싶다.

가시투성이로 그 부드러운 속살을 보호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색상과 모양을 지닌 꽃을 어느 순간 피워내는 모습에 절로 탄성이 질러진다. 마치 인고의 시간 속에서 삶은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보호받지 않아도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 무질서 속에 질서가 갖추어진 가시.

가끔은 가시에 찔리기도 하지만, 아픈 날도 있고 즐거운 날도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행복하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움을 지닌 자연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예쁘게 살고픈 간절함.

 

 

a cactus-beautiful time313_53x45cm_Acrylic on canvas_2011

 

 

선인장의 형태를 반구상적 형태로 끌어내어 원근감, 입체감을 배제한 나열식 표현, 메마른 사막에서 그리워할 수 있는 소재들을 한 화면에 넣으므로 시각적 효과와 서로의 조화로움을 연결시켜 본다. 한 점 한 점 생장(生長) 점을 찍을 때마다 내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고 내면의 고독과 번민 아픔 희망은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님을 화려한 색상들로 표현하므로 해서 치유되는 기쁨을 느낀다.

 

선인장(仙人掌)- 모양이 신선의 손바닥처럼 생겨 명명(命名)되었다 하는데, 신선의 손길로 세상의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작품 하나 하나에 담아 표현해 본다.

내 작품을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 작가 노트 -

 

 

a cactus-beautiful time316_116.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a cactus-beautiful time317_116.7x91cm_Acrylic on canvas_2011

 

 

 
 

■ 서헌 조은신 (Cho, Eun-Shin)

 

성신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동 대학원 판화과 졸업

 

개인전  | 9회 | 나무그늘갤러리-영등포점 | 평촌아트홀-안양, 신세계백화점VIP룸-강남점 | 한원미술관-서초동 | 썬샤인시티-동경(부스전) | 라메르-인사동 | 롯데갤러리-안양, 롯데백화점MVG룸-분당 | Take Urban 압구정점-서울 | 일번가갤러리-안양 | 청남미술관-인사동, 가든백화점-광주

 

단체전  | KIAF2011 한국국제아트페어 | 2011 화랑미술제 | 서울오픈아트페어 | 원갤러리 그림한점부탁해 | 굿모닝2011 새아침전 | 제주도립미술관 봄날의동화전 | 갤러리모이 Sweet Spring전 | LA Global Hybrid | 화(花)려한 외출전 | eyes WideOpen전 | 100인 100색전 | 경기도 여성작가 초대전 | 경기현대 베이징전 | 대한민국 중심 작가전 | BIAF부산 국제아트페어특별전 | 수원시승격60주년기념초대전 | PEACE OF AFRICA전 | 경기현대미술 방향전 | 08 국제퍼즐 프로젝트 | 한, 일, 필리핀 화인아트페스티발 등 | 그외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 150여회 국제전20여회

 

작품협찬  | 2011 MBC주말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 | 2010 MBC월화드라마 ’파스타’ | KBS월화드라마 ”부자의탄생” ”국가가부른다”

 

잡지협찬  | 행복이 가득한집 2011.5월호 표지작가 | 김정문 알로에 2011가을호 | 삼천당 제약회사 사보 | 월간전시표지 | 우먼라이프 | 월간일러스트 | 피플앤컬쳐 등

 

역임  | 경기도, 대전시, 전주시,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 | 행주대전, 평화통일미술대전 운영위원

 

현재  | 사)한국미술협회회원 | 세계미술교류협회회원 | 전업작가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 안양시청 | 한원미술관 | 월간전시 | 동일테크노타운

 

Blog  | https://blog.naver.com/cesarts

 

 
 

vol.20111206-조은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