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선 展

 

<거울 속 풍경>

 

100x125cm_inkjet print_2011

 

 

갤러리 담

 

2011. 12. 2(금) ▶ 2011. 12. 14(수)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7-1 | 02-738-2745

 

www.gallerydam.com

 

 

100x125cm_inkjet print_2011

 

 

갤러리 담에서는 <거울 속 풍경(Mirror-scape)> 이라는 주제의 전은선 사진전을 마련하였다. 전은선작가는 사물 그 자체보다는 유리를 통해서 반사된 풍경을 주로 보여주고 있다. 거울의 표면과 그 바깥 풍경에서의 이중적인 풍경을 통해서 메비우스띠의 띠처럼 실존과 환영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11점의 작품이 보여줄 예정이다. 전은선 작가는 상명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였으며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하였다.

 

작가의 글/ 거울 속 풍경(Mirror-scape)

넘쳐나는 영상물과 세련된 이미지의 범람은 그것이 꼭 약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 모두는 너무나 세련되어서 웬만한 이미지에는 감동이 아니라 작은 호기심 유발도 어렵게 된 듯하다. 그리고 깔끔하게 정리된 작업들은 감동을 주기보다는 작가의 선명한 작업 컨셉만을 인지 시켜준다. 이미지가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컨셉만이 남는 오류를 낳게 된 듯하다.

게다가 사진이 갖고 있는 지시성으로 인해 그것을 감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의 컨셉에 대한 증거로서의 사진이 되기도 하는 듯하다.

그래서 이번 작업은 사진이 갖고 있는 지시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나의 컨셉이 되었다.

사진은 우선 카메라로 찍힌 이미지이다. 그리고 메커니즘의 특성상 미러를 통해 비쳐진 상이 정착되는 것이 사진이다. 다시 말해 일차적으로 미러를 통해 바라본 것이 사진이다. 나아가 현실 속에서 미러를 통해 보여지는 풍경을 찍은 이유는 일반적인 펼쳐진 풍경보다는 투영되고 반영된 이미지들을 통해 감상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들여다 보게 한다. 들여다보기를 통해 감상자는 이미지를 사진의 지시성으로부터 분리되어 그것을 감상하게 하며 또한 충분한 감상의 시간이 소요되게 하기 때문이다.

거울은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이기도 하고 또 거울에 비쳐진 모습은 우리의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세상과 내가 마주하고 있다. 바라봄과 보이는 대상으로..

다시 말해 미러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를 담기도 하고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우리에게 다시 보여주기도 한다.

‘거울 속 풍경’은 이렇게 이미지의 반영이나 중첩 혹은 반사등의 반복을 통해서도 시각적 감상이 되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기억의 반복을 통한 감상이 되기를 바란다.

과거에 불었던 휘파람은 현재의 휘파람이나 바람 속에서 반복되어 나타나 우리에게 현재를 통해 과거를 조우하게 한다.

‘거울 속 풍경’은 미러를 담고 있는 풍경이면서,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이기도 하고 우리를 바라보는 풍경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 내면의 풍경이 되기를 바란다.

 

 

60x90cm_inkjet print_2011

 

 

비평/ 전은선 사진의 존재방식_ <Mirror-scope>

최연하 독립큐레이터, 사진비평 CHOI, Yeonha / Independent Curator, Art Critic

 

한 사진가의 사진적 궤적을 따라가며,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형식의 완결성보다 그 형식을 떠받치는 사진가의 존재적 위치(생의 내용)이다. 전은선의 새 작업, <Mirror-scape>는 첫 작업(화원)이 생성되는 근원으로 회귀해 들어가 자신의 삶의 자리, 사진의 자리, 추억의 공간을 산책하며 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성찰적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하여 이번 ‘미러 스케이프’는 거울이미지로 충만하게 시작해서 사진 존재의 층위를 탐구하는 쪽으로 향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다른 작업으로 이어지는 행위를 예고한다. 작가의 사진력을 헤아려보니 사진학과 졸업을 기점으로 올해가 꼭 18년이 되는 해이다. 18년이라는 시간은 사진가 자신의 사진적 운명을 기투하는, 그래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시점이라 할 만하다. ‘라푼젤’이 거울 밖과 안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엄마와 악마를 구분함과 동시에 새로운 생을 역동시키는 무엇을 찾게 된 나이. 그리고 전은선에게는 사진이미지의 의미 분출의 지점을 찾아 근원적인 회의로 통하는 계기. 전은선은 1999년 첫 번째 개인전 <화원>을 시작으로 <산타마리아>(2005), <플라스틱 아일랜드>(2007), <천국보다 낯선>(2008), <이브의 정원>(2008)까지 쉬지 않고 작업했다. 그리고 <Mirror-scape>(2011)를 선보이게 되었다. 활발한 작업력을 뒷받침할 만큼의 사진을 향한 강한 열정과 부지런함은 전은선만의 빼어난 미덕이다.

전은선의 이전의 작품들은 외적 타자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줄곧 한국의 현대화 과정 속에서 파생되는 이질적인 공간들이 사진적 탐구의 대상이었다(최봉림). 도시 외곽에 방치된 ‘비닐하우스’, 난데없이 출몰하여 기이하게 자리한 범선 ‘산타마리아’, 이 땅의 곳곳에 심어진 ‘플라스틱 야자수’, ‘모조의 정원’까지 우리 땅에 이식된 다양한 종들의 본색을 탄로시키며 정체가 모호한 문화적 사태의 양가성을 보여주었다. 욕망의 흔적들을 촘촘히 들춰낸 일련의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편안함과 낯설음’을 동시에 안겨주었는데 이 ‘언캐니(uncanny)’한 풍경을 ‘채집’하며 환상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인간의 욕망이 삶의 동인이 아닐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래서 만들어낸 이상향으로서의 ‘파라다이스’와 ‘실낙원’이 작가의 상상계였다면 <Mirror-scape>는 원초적인 나르시시즘을 극복한 상징계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다시 ‘거울’이다. 거울은 상징계에서 상상계로 이동하게 하기 때문이다. 어쨌건, 외적 타자에서 내부에 존재하는 내적 타자, 즉 내 안의 타자, 또 다른 자기를 발견해가는 노정이라 할만한 <Mirror-scape>에서는 현대의 사진에서 흔히 생산되는 ‘긴장’은 없다. 약간의 권태와 흥분이 동전의 양면처럼 위치한다. 하지만 “흔적”으로만 기술되는 사진의 본질을 통해 신생을 꿈꾸는 작가의 태도는 여전하다. 작가는 처음 사진을 시작했을 때의 성찰에 이르고, 사진의 다층적인 의미들을 거울을 통해 조망하고 있다. 18년 전으로 충분히 휘어져 내밀하게 관찰하며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넘나들며 양지와 음지를 뒤바꾸고 맘껏 소통하게 한다. 뫼비우스의 띠로 연결되는 전은선의 일련의 작업에서 안과 밖(상징과 현존, 거울 속과 밖, 반영과 실재)을 부드럽게 싱크로나이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 새로운 (타)원이다.

결국 <Mirror-scape>는 그 동안의 온전한 자기와 만나 사진 작업의 본질을 꿰뚫으며 주이상스를 탐닉하는 작품(전시)에 다름 아니다. 또한 사진 의미의 과잉 혹은 욕망의 시대에 그 배후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나르시시즘과 페르조나라는 거울의 경계들을 아슬아슬하게 줄타며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초기 작업부터 현재까지 결코 놓지 않는 것은 작가의 사진적 정체성에 해당할 섬세하고 따스한 시각이라는 것. 서사(사진의 소재)와 서정(내용)사이를 배회하면서도 양자를 동시에 길어 올리는 태도를 견지해가는 것이 사진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전 작업에서 소재가 가진 서사적인 난감함을 형식의 온기로 감싸 안았다면, 거울 면을 경계로 한 이번 작업에서도 대립 각이 될 수 있는 상황, 충돌되는 욕망의 지점들을 통해 이 세계의 실상들을 들여다보게 한다. 거울 안과 밖,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 무거움 혹은 가벼움, 양가성은 역시나 이중적인데 이 모든 현상들을 교묘하게 대비시키면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작가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상관없이 관객은 거울 속의 풍경을 바라보며 자기를 떠나 자기에게 돌아오기, 거기에 있을 나, 혹은 그러한 나를 바라보는 투영된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내밀한 공간이 된 것이다. 그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 솔직 담백한 작가의 에스프리를 심었으니 관객의 응시도 가능하리라 본다. ‘실낙원’에서 이브가 처음으로 물거울에 자신을 비추어보며 자기를 타인으로 인식하듯, 라틴어의 거울을 의미하는 ‘speculum’에서 영어의 명상이라는 말 ‘speculation’이 나왔듯 전은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생의 본질적인 의미를 채우며 동시에 비우고 있다. ‘현대 사진은 이미지가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이 아니라 컨셉만이 남는 오류를 낳게 된 듯하다’는 작가의 말을 곱씹게 되는 이유이다.

 

 

 

 

■ 전 은 선 全垠宣/ JEON, EUNSEON

 

1994  상명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졸업 | 1998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 졸업 | 2004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수료

 

개인전  | 2011  거울 속 풍경, 갤러리 담, 서울 | 2011  화원(化園)I, 대우증권 갤러리, 서울 | 2009  자연 속 풍경, 풍경 속 자연, 갤러리 진선, 서울 | 2008  이브의 정원, 벨벳 인큐베이트, 서울 | 2008  천국보다 낯선, 브레송 갤러리, 서울 | 2007  야자수가 있는 풍경, 금호미술관, 서울 | 2005  산타마리아, 라메르 갤러리, 서울 | 1999  화원(花園), 조성희 화랑, 서울

 

단체전  | 2011  풍수지인,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 진안 | 2011  풍수지인, 류가헌 갤러리, 서울 | 2010  한국 현대사진의 최전선, 대만현대미술관, 대만 | 2010  상명동문전, 한벽원 미술관, 서울 | 2009  사진을 읽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2008  송은문화재단 미술대상전, 인사아트센타, 서울 | 포토 페스티벌, 코엑스, 서울 | 2007  도시풍경, 토포 하우스, 서울 | 대동산수 회고전, 문화일보사, 서울 | Voyage, 포스 갤러리, 서울 | 2006  대동산수 공평아트센타 서울 | 2005  포트폴리오 2005,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 보림프로젝트, 보림출판사, 서울 | 2004  홍대 동문전, 관훈 갤러리, 서울 | 2003  풍경이다전, 조흥 갤러리, 서울 | 한국 현대사진의 조망 II, 강원도 영월 | 2002  식물성의 사유전, 라메르 갤러리, 서울 | Personal Colar전, 하우아트 갤러리, 서울 | 2001  산전수전, 대안공간 풀 (대안공간 풀 새로운 작가 당선전) | 사진 비평상 수상전, 박영덕 화랑, 서울 | 2000  풍경과 장소전, 경기 문화 예술회관 | 과천 시민회관 | 평택 남무문예회관 | 핀홀사진전, SK 갤러리, 서울 | 보이지 않는 것에 묻다 3회전, 담 갤러리, 서울 | 1999  보이지 않는 것에 묻다 2회전, 담 갤러리, 서울 | 1997  대동산수전, 원서 갤러리, 서울 | 1996  보이지 않는 것에 묻다, 후지포토살롱, 서울

 

수상  | 2011  서울문화재단 기금선정 | 2008  경기문화재단 기금 선정 | 송은문화재단 입선 | 2007  문예진흥기금 선정 | 2000  제 2회 사진비평상 우수상 수상

 

출판  | 플라스틱 아일랜드 | 식물성의 사유 마음산책 한국 현대사진의 조망II 사진비평사

 

연재  | 월간미술 사진에세이 (2004.11.1. 2005.4)

 

 

 

vol.20111202-전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