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정 展

 

 

거기 누구 없소-베니스에서_10F

 

 

대전 M갤러리

 

2011. 12. 1 (목) ▶ 2011. 12. 7 (수)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4-5 대전문화방송국 | T. 042-330-3114

 

 

바람불면 어쩌나_20F

 

 

창문을 통해 본 소통과 단절 (In&out)

 

길섶에서 만난 자연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해 오던 나에게 여행은 또 다른 소재를 만나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마주 친 아름다운 건축물, 잘 가꾸어진 정원, 그 중에서도 특히 여러 형태의 창과 그 앞에 내어 놓은 아름다운 꽃들은 나에게 무언의 말을 보내는 것처럼 다가왔다. 여러 형태의 담벼락과 창문, 꽃과 그림자,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작은 감동은 무언가 의미를 담을 수 있고 모두와 교감할 수 있는 작품을 추구해 오던 나의 내면의 요구에 부합하는 소재이고 요즈음 내가 그리는 작품의 주제가 되었다. 거기에는 집주인이 관찰자에게 주는 아름다운 마음을 또 다른 감상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도 있고, 내 스스로 작품에 어떤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창문이란 소재는 여닫힘을 통해 외부와의 소통과 단절이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창문에 비친 여러 형태의 사물들, 살짝 엿볼 수 있는 방 안의 모습 등은 이 소재가 갖는 특징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비만고양이의 하루_10P

 

 

창가에 놓인 꽃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표현 할 수 있고, 어두운 그림자는 밝음을 더더욱 강조하는 극과 극을 연출할 수 있어 좋다. 그 속에 무언가 공감대를 형성할 작은 것 하나.

창문에 붙여있는 무당벌레 스티커에서 행운을 바라는 주인의 마음을, 담벼락에 앉은 나비 한 마리에서 평안함을, 창밖을 바라보는 강아지에서 기다림을, 창문 안의 테이블 위 와인 잔에서 함께 축하 하고픈 마음을...

비만 고양이에게서 정오의 나른함을, 유리창에 담겨진 하늘에서, 밖이 안이 되고 안이 밖이 될 수 있는, 이런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찾는 내 마음을 누군가와 나누고파 그림이란 도구로 이야기 하려 한다.

 

 

융프라우가는 기차_30F

 

 

오늘날 너무도 다양한 작품 속에서 놀라고, 당황하고, 충격적이기도 하며, 한가롭고, 차분하고, 아름답고, 정화되는 듯 하고, 등등 모든 감성과 감정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작품의 시대에 살고 있음에 나 자신 존재의 가치를 느낀다. 아서 단토(Arthur C. Danto)의 미술종말론은 이 시대의 예술이 이제 더 이상 진보의 행진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시대에는 모든 것이 가치를 가지며 모든 것들이 동등하게 자격을 부여받고 모든 것이 자유로울 따름이다. 모든 예술가들은 미술사의 구속으로부터 훨훨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미술작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어떤 것도 모두 미술작품이 된다. 예술을 붙잡고 있던 철학과 미학이 떠남으로써 결국 미술과 철학의 분리가 실행되고 그런 까닭에 이제 예술은 그 어떤 무엇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어떤 것이라도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것이 다 가능한 다원주의 미술의 시대가 열렸다. 아서 단토는 예술개념이 생성된 역사 이래 워홀(Andy Warhol)의 작품 브릴로 상자에 이르기까지의 내러티브(narrative)의 역사를 세단계로 구분을 한다. 첫째, 미메시스(mimesis)의시기, 둘째, 이데올로기시기, 셋째, 후기역사(post-historical)의 시기로 전개되어 간다는 것이다. 후기역사의 다원주의 미술시대를 살아가며, 나의 그림은 어디 시대쯤에 있을까? 미메시스의시기에 속하지 않나 사료된다. 내 그림이 너무 고전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받은 교육과 환경이 그림에 있어 나의 사고의 유연성에 장애를 주곤 한다. 미술은 아름다워야 한다고... ‘좋은 그림이란 세상과 같이 가는 그림이다.’는 말과 함께 과연 나의 그림은 좋은 그림인가?

 

 

파란 꿈을 꾸며_20F

 

 

우리 모두는 어떠한 것에도 관계를 가지고 살아간다. 사람과 사람 간에, 사람과 자연물 간에, 좋은 관계든 부자연스러운 관계든 모두들 서로 서로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나는 나와 관계를 맺은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좋은 관계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려 본다. 자기를 희생하는 사람들, 어렵지만 그런 사람을 친구로 둔 누군가는 분명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나와 그림의 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 해 본다. 내 마음이 가는 소재가 바로 그러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유야 아름다워서, 즐거워서, 뭔가를 느끼고 또는 느끼려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싶어서, 그리는 그 자체를 즐기려고, 뭔가 생성물을 보고 보람을 느끼려고, 칭찬을 들으려고, 다 하지 못함에 안타까움을, 실망감과 좌절을, 이런 모든 감정들이 관계 속에 이루어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선생님들의 칭찬이 좋아서, 커서는 동판을 뜬 후 인쇄되어진 결과물에 행복했기에 즐겁게 그림을 그렸다. 지금은 일상 되어버린 그림그리기. 멈출 수 없기에 그리고 내 삶의 일부이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또한 나의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관계 안에서 찾아내고자 노력하려 한다. 나에게서 예술이란? ‘삶을 윤택하고 풍요롭게 해 주는 활력소’이다. 그러기에 더욱 고민하고 즐겁게 그리려 한다.

 

 

페추니아와 녹색창_15F

 

 

 
 

■ 이희정

 

1953 출생 | 1976 한국 항공대학교 항공통신공학과 졸업 | 1996 Art Class, #1 BOCES, Fairport, N.Y. | 2005-2007 성갤러리 개관 관장 겸 큐레이터 | 2009 한남대 학점은행제 서양화과 졸업 | 2011 한남대 사회문화대학원 조형미술과 재학

 

수상  | 2003 제22, 23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 2005 제42회  목우미술대전, 국립현대미술관 | 2003~2011 제15,16,17,22,23회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 2002 금강미술대전, 대전시립미술관 | 2001 제51회 개천미술대전, 진주문화회관 | 2000 제16회 무등미술대전, 광주시립미술관 | 1999~2004 제1~8회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단체전  | 1977 정명여자고등학교 교사작품전 | 1992~1994 주부교실 서양화 회원전, 대전시민회관 | 1995~1998 한남대학교 사회교육원 작품전, 대전시민회관 | 1998~2001 대전 서구 문화원 문화학교 작품전 | 2002 ART GROP 소나무전, 파리-베뽀마띠뇽 | 2005~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전 | 2005~ 대전 카톨릭 미술가회 정기전 | 2005 카톨릭 미술가회 황새바위성지 초대전 | 제23회 한밭문화제 비젼2005 대전미술제 | 2007~ 대전 미술제, 대전시립미술관 | 2008~ 대전 사생회 정기회원전 | 2008~ 광주 비엔날레 기념 6대 광역시사생회 교류전, 유럽 기행전 | 2009 새 천년 한국 성전 | 한남대 예술창작 전시회 | 2010 환경협회 누드예술제 전시회 | 2011 희망! 대전의 향기전, 정부대전청사 초대전 | 그룹 STEP 창립전, 타임월드 갤러리

 

현재  | 한국미술협회 | 대전카톨릭미술가회 회원 | 대전사생회사무국장 |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

 

 
 

vol.20111201-이희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