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 Perriard 展

 

 

Accidental House_130x104cm_Pigment print_2011_Edition of 5

 

 

트렁크 갤러리

 

2011. 11. 25(금) ▶ 2011. 12. 29(목)

Opening : 2011. 11. 25(금) PM 5:00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128-3 | 02-3210-1233

 

www.trunkgallery.com

 

 

Bed Sheet_100x80cm_Pigment print_2009_Edition of 5

 

 

에릭 페리아드 Eric Perriard는 지금 한국에서 산다. 한국을 경험하고 있다. 그는 한국을 타국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대부분 입양되었던 많은 친구들이 각양각색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내 관심을 끈다.

에릭은 6세에 프랑스로 입양되었다고 한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을 찾아 온 그는 이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 또 그것들과 대화하면서 자기 내면의 반응에 귀 기울인다. 그에게 있어 ‘작업하기’란 자기 본능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어서, 그 본능을 신뢰하며 ‘침묵의 언어’로 반추하는 것이다.

 

 

Striped Wall_100x80cm_Pigment print_2009_Edition of 5

 

 

그의 작업들이 그렇다. 어느 넓은 공원에 홀로 우두커니 서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그렇고, 빌딩 옥상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발밑 그림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그 아찔한 정적의 연속이, 그리고 첩첩의 교각 밑에 갈 길 잃은 듯 멍하니 서 있는 한 존재가 그렇다. 그런가 하면 너무 미미해서 보이지도 않을 법한 시각적 요소가 예리하게 시선을 끈다든지, 어떤 사선이 코너로 모이면서 이루어 내는 지점에 두드러져 보이는 색깔의 한 실체가 만드는 느낌들. 이것들이 작가의 기억세계를 강타하면서 번개 같은 속도로 그에게 잠재해 있는 이야기 끈을 풀어내고 있다. 나는 미미한 것들로부터 무한한 상상력과 질문들로 펼쳐지는 그 비현실감, 작가의 내부가 발현된 그것들을 ‘Deja Vu’ 현상이라 명명하고 싶다.

 

 

Urban Soul #6_130x104cm_Pigment print_2009_Edition of 3

 

 

그는 ‘엄마의 뱃속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자기 인식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심연 속에 가라앉아 있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뱃속경험의 기억이 사진을 통해 떠오른 것은 아닐까. 그가 한국이라는 알지 못하던 미지에서 삶을 일궈내는 것을 통하여 정신적으로 인식하고 몸으로 호흡한 실재계의 경험들을 지금 만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 삶이 결코 낯설지 않다 한다. 언젠가 와 본 듯하고, 익숙하며, 왠지 포근하고 따뜻하여, 그를 ‘매혹시킨다.’ 그는 “내가 이곳의 풍경과 색채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말한다. 그 친밀감이 어디로 부터 오는지 그는 모르지만, 카메라와 함께 본능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지는 그의 창조활동은 구체적인 자기성찰과 명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무형적인 것들이 그에게 ‘미지로의 문을 열어주었다’는 고백은 그의 작업 배경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타국인인 그가 한국을 경험하며 이국적이라고 느낌과 동시에 다정하다고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프랑스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들로부터 받은 상반된 느낌들이 친밀감, 진실함, 순수함과 같이 시적이고 감성적인 것이어서 결코 식상하지 않았다는 그의 말, 어디를 보아도 말쑥하지 않아 자신을 혼란으로 떨어트리건만 오히려 편안하다고 생각된다는 이 경험들. 그가 한국생활을 해 보지 않고는 결코 만날 수 없었던 이 ‘Deja vu’적 경험들은 프랑스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었을 것이다.

트렁크갤러리 대표 박영숙

 

 

Urban Soul #7_130x104cm_Pigment print_2009_Edition of 3

 

 

 

 

 

vol.20111125-Eric Perri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