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근호 展

 

 

 

 

갤러리 고도

 

2011. 11. 9(수) ▶ 2011. 11. 22(화)

Opening : 2011. 11. 9(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12 | 02-720-2223

 

www.gallerygodo.com

 

 

 

 

고근호전을 기획하며

팝아트 조각가 고근호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고 컬렉팅 되고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이 중국, 홍콩, 싱가폴, 일본, 독일 등지에서 문화적 차이를 넘어 폭넓게 환영 받고 콜렉터층을 열광케 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이는 이미 알고 있는 대중적 아이콘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전복된, 새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평정했던 영웅들은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고 스타들은 그들을 감쌌던 외투를 벋는다.

그의 유쾌한 상상력으로 탄생된 로봇작품들로 고근호는 소위 코리안팝 작가로 해외에서 검증되는 인기작가중의 한 명으로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

결국 대중에게 익숙한 소재를 가지고 작업하는 팝아트 방식은 지역성을 넘어 세계적 소통을 가능케 했다.

굵기가 다른 세로줄 바코드의 편리함처럼 고근호의 작품은 철판이나 스테인리스, 알루미늄판의 최소한의 절단과 절곡으로 이루어진다.

원단이 재단되어 옷이 만들어지는 원리처럼 이 방식은 가장 고근호 다운 작업방식의 특징을 드러낸다.

이후 열도장 과정을 거쳐 볼트와 너트로 조립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조립형 변신로봇을 맞추는 것처럼 한 작품의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이러한 제작과정으로 인하여 결국 그의 작품은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으로 남게 된다.

한편, 그의 엉뚱한 상상력과 여유는 우리 고유의 토우나 민화를 보듯 오랫동안 한국현대미술계에서 잊혀졌던 유머를 선사한다.

“영웅시리즈”의 영웅들은 그 권위를 잊고 우리 손으로 만질 수 있게 되었다. “가족시리즈”의 구성원들도 개그맨들처럼 속없어 보이는 모습이다.

이렇게 그는 주변의 친근한 이미지들을 작업으로 들여와 무게를 덜어내고 이미지를 가볍게 전복시키지만 잔잔하고 매혹적인 여운을 남긴다.

고근호의 유쾌하고 쿨(cool)한 작품은 관람객에게 삶의 작은 즐거움, 일상의 소소한 재미의 소중함이라는 궁극적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게 현실이 가진 무게를 덜어주고 행복을 선사한다.

갤러리 고도 김순협

 

 

 

 

유쾌한 상상의 풍자적 전복

2006년 이후 고근호의 최근 작업은 크게 얼굴, 즐거운 상상, 공원, 영웅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다. 카드보드 위에 단추, 손목시계, 병뚜껑, 장남감자동차 바퀴, 레고블록, 열쇠, 볼트, 건전지 등의 기성품을 부착하여 제작한 <얼굴> 시리즈를 통해 이미 발견할 수 있는 동화적 상상의 세계는 <공원>에 이르러 작품 자체를 하나의 놀이동산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다리가 길쭉한 사람뿐만 아니라 악어, 고양이, 달팽이, 고슴도치, 새 등의 동물은 물론 작열하는 태양을 단순한 도상으로 표현한 이 상상의 공원을 구성하는 기본적인 물질은 철판이다. 마치 만화처럼 단순하게 희화화된 형태를 지닌 이 대상들은 모두 철판을 자르거나 휜 다음 용접을 한 후 채색을 한 가상의 존재들이다. 마치 미로(Joan Miro)나 클레(Paul Klee)의 회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 상상의 동물원은 실재와는 거리가 한참 멀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낙원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이 세계에서는 모든 생명체들이 먹이사슬과 같은 생존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롭다. 악어의 말린 꼬리는 고양이의 꼬리는 물론 달팽이의 말린 몸통과도 연결된다. 서로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공존하는 세상, 그것은 작가가 꿈꾸는 ‘지상천국’이자 자연을 약탈, 정복, 지배하면서 문명을 이뤄낸 인간들이 ‘잃어버린 낙원’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그 위를 긴 날개를 편 올빼미인 듯한 새가 날고 있고, 시간과 관계없이 붉은 태양은 쉼 없이 작열한다.

 

 

 

 

고근호의 작품에 특징적인 ‘유쾌한 상상을 통한 풍자적 전복’은 이 작품으로부터 발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화에서 볼 수 있는 형태의 단순화와 왜곡, 뚜렷한 윤곽을 지닌 평면을 채우고 있는 원색 등은 구조가 복잡해진 ‘영웅’이나 ‘구성’ 시리즈에서도 계승되고 있다. 한때 키네틱을 도입하기도 했으나 그의 작품에서 기본적으로 움직임은 결여되고 있다. 이런 점은 그의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형태들이 판재란 재료의 특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그럼으로써 작품의 모티브가 된 원형은 그의 유쾌한 상상에 의해 전복된다. 여기에서 원본이 지닌 아우라 또한 한 차례 전복된다. 특히 <영웅-구성>에서 체 게바라의 유명한 사진을 실루엣으로 따온 작품은 워홀의 작품과 깊이 연결돼 있지만 워홀이 마오쩌둥(毛澤東)을 소재로 채택한 작품에서도 그렇듯이 그 어떤 정치적 메시지나 주장도 담지 않은 이미지로서의 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원본이 지닌 내러티브가 소멸하는 대신 도상만이 전면으로 돌출되고 있다. 이런 점은 마릴린 먼로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워홀의 방법을 빌려왔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 너머에서 작동하고 있는 이미지의 현실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다. 그는 작품에서 모든 심각함을 비워냄으로써 대상 자체를 하나의 이미지, 그것도 해석된 것이 아니라 그의 유머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음을 주목할 때 그가 파악하고 있는 이미지의 현실이란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세계임이 드러난다. 수사적으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내러티브가 제거된 이미지이자 ‘이미지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시각의 즐거움이 발생한다. 따라서 ‘풍자적 전복’이란 재현된 이미지를 통해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원본 이미지가 환기하는 서술성을 박탈함으로써 형성되는 틈에서 작동하고 있는 ‘유쾌한 상상’의 공간이다.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있는 아버지와 뒷좌석에 앉은 어머니, 그들 사이의 두 아이를 표현한 <소풍>이란 작품이 실제와 상관없는 것이듯이 이 작품의 상상된 로봇가족은 현실 저 넘어 멀리 있다. 그러나 머플러에서 나오는 연소된 연기가 구름 꽃을 만들듯 이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는 우리 식대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이 가상을 마치 실재(reality)인 것처럼 서사의 꽃을 피울 수 있다. 약간은 터무니없다고 할지라도 이 가상의 세계를 받아들이기 위해 작가가 제시하는 ‘상상된 세계’에 동화할 필요는 있다. 그럴 때 그의 작품이 얼마나 많은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의 동화책 삽화를 제작하면서 뭉게구름처럼 피어나던 그의 상상력이 지금 도달한 세계는 고통과 절망이 없는 낙원의 이미지이며, 설령 그것이 현실로부터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천진함을 복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현실이 너무 끔찍하기 때문에.

최태만/미술평론가

 

 

 

 

 

 

■ 고근호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교육대학원 졸 | 조선대, 서남대, 서강정보대 강사 역임

 

개인전  | 5회 (제3, 궁동, 인재, 캠브리지, 나인, 신세계 갤러리)

 

단체전  | 대지와 바람, 1998지역작가들의 제언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98) | 한국현대미술, 시대의 표현-눈과 손전 (예술의 전당, ‘00) | 고근호, 주홍, 즐거운 상상전 (나인 갤러리, ‘02) | 해학과 풍자의 사물전 (신세계 갤러리, 광주, ‘04) | 2005 세계 박물관 문화박람회 (한국국제전시장, ‘05) | 문학과 미술의 만남전 (자미 갤러리, ‘05) | 광주비엔날레 기념, 페이퍼 프로포즈 (광주시립미술관분관, ‘06) | 광주비엔날레 오케스트라 (광주시립미술관, ‘06) | 즐거운 미술여행전 (광주시립미술관, ‘06) | 2007 KIAF (코엑스전시장) | 아트 로봇전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07) | 광주미술의 현황과 전망전 (인사아트센터, ‘08) | 하이! 로봇전 (315아트센터, 마산, 08) | 2008 KIAF (코엑스전시장, 서울, ‘08) | 광주비엔날레지원,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 (나인 갤러리, 광주, ‘08) | 2008 싱가폴아트페어 (싱가폴) | 2008 도쿄 컨템포러리 아트 페어 (Tobi Art Forum, Bijustu Club, 동경) | 2009 화랑미술제 (백스코, 부산) | 2009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2009 서울아트살롱 (서울 at center) | 2009 영아트 타이페이 호텔아트페어 (타이페이, Sunworld Dynasty Hotel) | 2009 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 코엑스) | 2009 미술과 놀이-Art in Super Star (한가람 미술관, 서울) | 2009 한국 만화100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2010 드림메이커 아트 앤 토이 (에비뉴엘 롯데 갤러리, 서울) | 2010.2 ASIA TOP GALLERY HOTEL ART FAIR (Grand Hyatt, HONG KONG) | 2010.3 화랑미술제 (BEXCO, 부산) | 2010.4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2010.8 어울림아트쇼 호텔아트페어 (온양) | 2010.8 AHAF 아시아 탑갤러리 아트페어 (신라호텔, 서울) | 2010.9 AG 아트광주 국제아트페어 (광주 KDJ컨벤션센터) | 2010.9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2010.10 Art Edition 한국판화사진아트페어 (벡스코, 부산) | 2010.11 Doors Hotel art fair (임패리얼 팰리스호텔, 서울) | 2010.12 Art Asia Miami (Miami) | 2011.1 i Robot展 (조선일보) | 2011.2 화랑미술제 (coex, 서울) | 2011.2 AHAF 아시아탑갤러리아트페어 (HK) | 2011.3 뉴욕코리안 아트쇼 (Soho) | 2011.4 CIGE 2011 (베이징) | 2011.5 SOAF 서울오픈아트페어 | 2011.7 아트오사카 (오사카) | 2011.8 아시아 탑갤러리 아트페어 (서울, 하얏트) | 2011.9 KIAF 한국국제아트페어 (서울, 코엑스) | 2011.10 취리히국제아트페어 (Zurich)

 

 

 

vol.20111109-고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