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은

 

기울다_72.5x53cm_Acrylic, 천, 나무 등

 

 

인사아트센터 3F, 4F

 

2011. 10. 26 (수) ▶ 2011. 10. 31 (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 T. 0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책_72.5x53cm_Acrylic, 천, 나무 등

 

 

'순간'- 지속적 과정 (Constant progress)

 

시간은 가치를 논하기 전에 이미 깊다.

 

시간 하나를 또 접었다.

물에 젖고 바람에 날다가

기억 위에 쌓였다.

 

어린 시간 하나가 내 앞에 와있다.

...

 

나의 작업은 바느질, 접기, 만들기, 칠하기라는 수공의 방법을 사용하여 전체의 단위(module)가 되는 개체를 제작하는 데서 시작된다.

 

수없이 반복되는 수공적인 작업이 끝나면 그 결과물들을 '선반', '서랍','상자' 같은 수납 공간이나, '난간','계단','길' 등을 연상시키는 공간 위에 집합적으로 배치시키는 작업을 하게 된다. 다소 2차원 적이면서도 중력이 작용하는, 모호하지만 실재하는 공간이다. 시간의 공간이다.

 

선처럼 길게 이어지는 '난간'이나 '길'은 동시에 두 곳에 존재할 수 없으며, 멈출 수도 없는 시간의 순차적인 연속성을 나타낸다. 또한 지지대의 물리적인 흐름을 따라 중력의 힘을 빌어 개체를 포개어 쌓아 나감으로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인 '시간'의 영역에 속해있음을 강조하였다.

 

사진이나 도구, 혹은 책들처럼 수납의 영역에 장식되거나 정리된 것들은 소중한, 그러나 소유할 수 없는 시간을 기념하는 물건들이거나, 기능적 유용성을 가지고 다시 사용할 의도를 가지고 정리된 것들이다. 상기시킬만한 -극히 드믄- 계기가 없다면 눈 앞에 결계라도 쳐진 듯 몇 달이고 인식하지 못하는 물건들이 있는 반면, 거듭해서 다시 사용되는 것들도 있다. 이 공간들은 망각과 기억이 공존하는 영역인 동시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이 쌓인다는 점에서 내게 시간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작품 속의 쌓인 시간은 생명체와 닮은 모습으로, 주름 속에 '생성(펴기)과 소멸(접기)'을 반복하며 서로에게 기대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 또한 아직 많은 부분 비어있는 채로, 계속 증식되는 시간에 따라서 전체의 모습이 미세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담고있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간은 미완성인 채로 남겨져 있어야하며, 그것이 곧 '존재하기(being on)'혹은 '살아가기(living on)'의 모습이다. 모자름과 여백, 그리고 불균형한 쏠림으로 미묘한 긴장감을 전달하는 동시에 존재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여지를 남기며 활기를 주어야한다. 종국에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으며, 그것은 우선의 관심사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존재의 시간은 나무처럼 계속 자라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 변화는 내 작품에서 처럼 양적인 성장이 아니라 '깊어지는 시간에 관한 인식'일 것이다. '인식'-'기억'이 아니라-되지 못하는 것은 '(의미)없음' 속으로 사라진다. 변화는 지금 이'순간'이라는 시간 속의 하나의 입자, 단 하나의 알갱이를 만들어 가고 조합하고 배치하는 행위로 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이미 지나간 시간의 조합까지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망각과 기억은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식의 체계가 변화해 갈 때 자연히 지워지거나 드러날 것이다. 뿌리는 과거가 아니라 이제까지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지금 다가온 '순간'이다.

(박재은 작가노트)

 

 

 

홍정애 展

 

The Four Seasons_Oil on canvas_2011

 

 

        고요함...명상 (ORIENTAL MEDITATION)

 

순수한 시각에 근거하여 마음이 닿을때까지 칠하고 또 칠하고...

색채놀음의 지속됨은

무의식의 놀이터로 거친 붓칠의 반복과 설익은 색채들의 만남으로 자아의 발견과

확장의 과정이 이루어진다. 중첩되는 색들은 서서히 조화를 이루는 시간속에서

나는 고요하고 명상적인 정신세계로의 이끌려짐에 행복하다.

 

다양한 색채들과 직물과 같은 질감은 한복을 즐겨 입으시던 어머니,

치맛자락 사락사락 내 볼에 스치던 기분좋은 느낌으로 와닿는다.

 

색채놀음으로 이끌려진 소중한 순간들의 기억은 형상없음의 캔버스에 다양한 색실을 끌어들이게 한다.

정성스럽게 바느질하시던 어머니의 등 구부린 뒷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본다.

(홍정애 작업노트)

 

 

Blossom_60x60cm_Acrylic on canvas_2011

 

 

 
 

■ 박재은 (Park, Jae-Eun)

1993 서울여자 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1996 Ontario college of art(Canada) 졸업

전시경력  | 2010 영아트 갤러리 1회 개인전 | 2011 인사아트 갤러리 2회 개인전 | 외 '세사람전(1,2회)', '오픈스튜디오전' 등 그룹전

 

■ 홍정애 (Hong, Jeong-Ai)

1993 서울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2001 뉴욕아트인스티튜트 수료

개인전  | 2011 3회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 2010 2회 개인전 (영아트 갤러리) | 2002 1회 개인전 (관훈 갤러리) | 1997 오픈 스튜디오

그룹전  | 세사람전 2회 (청남아트 갤러리, 서경갤러리) | 아트리그 그룹전 (뉴욕아트리그 갤러리) | 현대회화의 이미지 전 (조형갤러리) | 국제 뉴 하모니전 (세종문화회관) | 국제 비엔날레 초대전 (우즈벡 국립중앙미술관) | 한강의 바람전 3회 | 외 그룹전 다수

 

 
 

vol.20111026-박재은·홍정애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