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신 展

 

 

40.9x31.8cm_Oil on Canvas_2011

 

 

갤러리 고도

 

2011. 10. 19(수) ▶ 2011. 11. 1(화)

Opening : 2011. 10. 19(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12 | T. 02-720-2223

 

www.gallerygodo.com

 

 

53x40.9cm_Oil on Canvas_2011

 

 

-평론글-

맨드라미에 감춰진 외로움의 미학

필자는 무더운 여름, 한 복판에 박동신의 화실을 방문했다. 그는 가벼운 옷차림에 밝은 모습은 예전과는 달리 제법 건강하고 안정되어 보였다. 작업실은 그의 성품을 반영하듯 깔끔한 정돈되어 있었고 맨드라미로 화사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작업실의 화사함 뒤에 고독이라는 명사의 그늘이 길게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맨드라미의 화사함을 위해 자신의 외로움을 감추고 있는 눈에 빛이 나보였다. 아마도 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작가의 긴장감이었을까?

 

1. 서정적 자연주의 출발점

소박한 성품과 따뜻한 情을 가지고 있는 화가 박동신은 하루하루를 진지하게 대면하면서 예술을 뜨겁게 불사르는 화가이다. 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예술적 끼나 감각에 우선하기 보다는 오랜시간 동안 갈고 다듬은 예술적 기량과 장인적 근성의 작품은 가식없이 진지하기만 하다. 이렇게 그의 예술은 성품과 삶의 진솔한 거울인 셈이다. 그래서 주변의 많은 미술인과 지인들은 일상과 예술에 진지한 그를 사랑하고 좋아한다.

예술가의 성품과 삶의 방식, 그리고 정신세계는 그대로 작품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전제로 그는 타고난 따뜻한 성품과 집요한 예술적 근성이 작품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렇듯 그가 바라보는 자연풍광이나 사물은 정겹고 따뜻함이 담겨져 있다. 작품에 나타나는 예술적 관점은 지난 20여 년 간의 작품들에게서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서정적 자연주의에서 출발된다.

그러한 출발점의 근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될까? 그는 어린 시절 고향 ‘월출산’이 있는 ‘영암’에서부터 시작되어 진다고 본다. 월출산 자락에서 중학교 졸업시기까지 보내면서 채득된 자연에 대한 절대적 순응법칙과 애정 그리고 고향에 대한 향수 등이 그 출발점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고향에 대한 향수와 자연애찬이 묻어 나오고 있다.

 

 

65.1x50cm_Oil on Canvas_2011

 

 

2. 자연에서 얻어지는 예술적 교훈

그의 대표작을 손꼽아보자면 90년대 후반에 그렸던 정물화와 한층 더한 하나를 꼬집어 내자면 주저 없이 ‘월출산’(1999년작, 500호)이다.

겨울 풍경의 월출산은 자연의 위대한 교훈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산의 자태와 능선을 따라 흐르는 월출산을 통한 자연의 웅장함, 산 아래 토산들과 마을 전답, 캔버스 화면은 겨울눈에 덮인 모습이지만 오히려 따스한 기운이 흐르는 풍광, 산의 능선과 바위는 마치 살아 호흡하는 충동을 받는다.

이러한 모습의 월출산을 다양한 각도에서 계절별로 그는 줄기차게 그리게 된다. 대작이든 소품이든 월출산의 풍광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그가 바라보고 해석하는 자연에 대한 그의 미감이요 철학이요 고향에 대한 향수가 모두 담겨져 있다.

수많은 화가들이 월출산을 그려왔다. 그러나 그처럼 자연을 장대하면서 따스하고 마치 살아 있는 듯한 충동의 그림은 그만의 독보적인 점유물로 느껴진다. 그는 월출산을 통해 삶에 환희와 자연에 대한 인간이 갖추어야 하는 존경과 경외로움을 일깨워주는데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인간들은 그동안 인류의 산업문명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을 얼마나 혹독하게 훼손시켜 왔던가?

 

3. 맨드라미의 외로운 미학

박동신은 1990년대 초반, 월출산 풍경을 그렸던 비슷한 시기부터 꽃을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렸다. 맨드라미, 모란, 벗꽃, 백합, 호박, 칸나 등이다. 그 중 최근까지 20여 년을 집요하게 그리는 꽃 그림은 맨드라미이다.

왜 그는 맨드라미를 고집하고 있는가? 에 대한 의문이 자극한다. 그는 20여 년 전 영암 시골집 앞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맨드라미에 충동을 받았다고 한다. 군집된 화려한 맨드라미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그는 착실하게 습득된 사실력을 바탕으로 크고 작은 화면에 맨드라미만을 확대하여 섬세하고 화려한 묘사를 시작하였다.

초기에는 꽃의 배경에는 밝은 색의 이미지들로 화려함을 강조하고 자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는 맨드라미를 20여년부터 반복해 그리면서 점차 맨드라미에 자신을 비유하여 외롭고 고독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즉, 맨드라미라는 대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켜가는 과정을 시간이 가면서 심화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화실에는 하루 종일 찾아오는 사람이 없이 캔버스와 전쟁을 한다.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외로운 전쟁의 일상은 경제적 고통과 함께 그를 더욱 위축시킨다.

최근 들어서는 그는 어두운 단색조로 배경을 구성하거나 때로는 단순한 선으로 산의 이미지와 잠자리나 나비를 그려 더욱 맨드라미를 강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맨드라미의 섬세한 변화 또한 그의 심리적 현상이 반영되어 있어 보인다. 다시 말해 배경 색상의 어두움으로 더욱 명료하게 맨드라미를 강조시고 곤충들과 산의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자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그는 외로운 자신을 화려한 맨드라미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65.1x50cm_Oil on Canvas_2011

 

 

4. ‘박트렉’의 치열한 예술

박동신은 프랑스 화가 “로트렉”과 선배화가 “손상기”를 좋아한다. 단지 신체적 공통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진정으로 그들의 치열한 삶이 작품에 고스란히 승화되어 담겨져 있다는 점이 좋아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미술계의 우인들은 그를 “박트렉”이라고 농담처럼 부르기도 하고 또 그는 이러한 별칭을 좋아한다.

그가 주로 그리는 회화는 사실적 구상화이다.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일관성을 유지하여 오고 있는 점은 사실력을 바탕으로 대상을 섬세한 재현으로 자신을 표현해내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평범한 대상을 자연주의적 서정성에 근간을 두고 미적 감흥을 소중히 캔버스에 옮기면서 자연을 통하여 삶의 환희와 함께 자연이 주는 교훈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그는 앞으로 자연주의적 서정성과 사실성이라는 형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보다 크고 넓은 우주적 시각으로 자연을 관조하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삶을 담아내고자 한다.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척박하다. 특히 전업작가에게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러나 그는 꾸밈없는 삶과 근성의 예술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기에 그는 외롭지 않다. 그가 영원한 우리의 “박트렉”으로 계속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장경화(광주시립미술관 분관장, 문학박사)

 

 

65.2x50cm_Oil on Canvas_2011

 

 

-작가노트-

이 생명력은 나의 분신이고, 나의 정신적 지주이다.

현대 산업사회는 분업화되고 전문화 되었지만, 인간의 감정은 점점 분열되어 삭막한 사막처럼 되어버렸다.

 늘 내 화실에는 여러 가지 꽃들과 지금은 잃어버린 문화적 가치가 있는 남포등, 풍로, 물레들과 함께 동거를 하고 있다. 이것들 중에 맨드라미는 약 20년 전부터 나의 작업에 모티브가 되어 오늘까지 나의 애인이 되었다. 맨드라미는 열정, 욕망의 화신, 생명의 꽃, 그 자체가 하나의 생명력이다. 이 생명력은 나의 분신이고, 나의 정신적 지주이다.

 열정을 의미하는 맨드라미는 신비롭고, 오묘한 형태, 환상적이고 장식적인 색채의 교향악적 울림과 새색시처럼 황홀감이 은은하게 풍긴다. 나는 정렬과 황홀감, 색채의 매직이 완벽한 이 세계를 미치도록 그리고 싶다.

 세월의 인고 속. 나의 붓 끝에 피어나는 열정의 화신 맨드라미는 모든 인간의 감정에 다양한 향기를 넣기 위해 새로운 기법으로, 채색의 독특한 색감을 살리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회화 세계이다.

 

 

72.7x53cm_Oil on Canvas_2011

 

 

 

 

■ 박동신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개인전  | 2011  갤러리 고도(서울) | 2009 Passion-Celosia Cristata(대동 갤러리, 광주) | 2008  KPAM 미술제 SHOW&LOCK(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 2007  Space+Solid+Passion(신세계 갤러리, 광주) | 2005  경인미술관(1.2.3 전관, 서울) | (남도 예술회관, 광주) | 2002  충장 갤러리(광주) | 2001  유럽기행展(궁동 갤러리, 일곡도서관 갤러리, 광주) | 1999  궁동 갤러리(광주) | 1999  4x40展(궁전 갤러리, 광주) | 1996  꽃+사랑展(궁동 갤러리, 광주) | 1994  궁동 갤러리(광주) | 1992  남봉미술관(광주)

 

기획, 단체, 초대전  | 2011  대동미술상 수상작가전(대동 갤러리) | 장애인 평생교육원 설립 기금전(빛고을 시민문화관) | 문명속의 낭만-자연스러운 풍경(남포미술관, 고흥) | 辛印花展(은암미술관, 광주) | 한국미협 광주지회 위탁운영 개관기념전(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 2010  광주미술의 방향과 모색展(자리아트 갤러리) | 예술과 통하다.(메트로 갤러리) | 흙속에 핀 야생화(무돌아트 갤러리) | 막걸리 산책(무돌아트 갤러리) | 다섯 개의 샘展(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 녹색 Market展(자미 갤러리) | 한국 전업작가 대작기수전(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 한국전업미술가협회 광주광역시지회전(메트로 갤러리) | 나눔, 동행(일곡 갤러리) | 작가들 가을로 가다(무돌아트 갤러리) | 대동미술상 수상작가전(대동 갤러리) | 좋은 아침Ⅱ-15인의 시展(무돌아트 갤러리) | 서울오픈아트페어(COEX 인도양홀) | 2009  | 월출산 소리내기전(시안 갤러리, 광주) | 울산, 광주 구상작가 교류전(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 광주, 울산 구상작가 ‘새로운조망전’(자미 갤러리, 광주) |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전(광주비엔날레전시장, 광주) | 한국전업작가 영, 호남 교류전(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 대구 어제와 오늘전 | 대동미술상 수상기념전(대동 갤러리, 광주) | 대구아트페어(대구전시컨벤션센터, 대구) | 나눔, 동행-일곡 갤러리 기획초대전 | 광주아트페어-시대적염원전(갤러리 자리아트) | 사랑의 아트초대전(유스퀘어 문학관 금호 갤러리) | 2008  | 광주광역시 운영위원 역임 | Gwanju Station Gallery 개관초대전, 광주역 갤러리 | 작은 그림, 큰 기쁨전(시안 갤러리, 광주)

 

수상  | 1998  광주미술상 수상(제4회) | 2008  대동미술상 수상(제3회)

 

현재  |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 한국미협 | 한국전업미술가협회 |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역임 | 작품활동 중

 

 

 

vol.20111019-박동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