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 展

 

산책자의 도시 The Eye of Flaneur

 

Record-since that day_110x320cm_Silkscreen on summerset paper_2010-2011

 

 

스페이스 캔

 

2011. 10. 12(수) ▶ 2011. 10. 22(토)

Opening : 2011. 10. 12(수) PM 5:00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46-26 | 02-766-7660

 

can-foundation.org

 

 

그 날 이후의 기록 Record- since that day 20080210_Lenticular screen datail_

165x110cm_Embossed work&Ink on Stainless steel_2009-2011

 

 

플라뇌르; 도시의 산책자

민은주 (현대미술연구소)

 

플라뇌르(Flaneur)는 한가롭게 거리를 거니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이다. 19세기 중반 거대한 도시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파리는 커다란 도시 변화를 겪게 되었다. 중세의 낡은 도시의 모습은 사라지고, 높은 건물들과, 넓은 도로, 고급스러운 카페와 레스토랑, 극장 등이 생겨났다. 도시 전체의 외향적인 모습이 변하면서 사람들의 터전도 변하였고, 그들의 생활도 낯선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변화하는 파리의 도시적 현상을 지켜보는 사람들을 가리켜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1821-1867)는 ‘플라뇌르(Flanuer, 산책하는 사람)’이라 지칭하였다. 도시 공간이 삶을 살아가기 위한 터전이 아니라 바라보는 대상으로서의 풍경이 되었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의 삶과 분리된 채 변화하는 도시 풍경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관람자가 되어 있었다. 김홍식의 작업은 이 시대의 ‘플라뇌르’로서 현대 도시가 겪고 있는 변화와 움직임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데에서 시작하여, 현대성이 실현되는 장소로서의 도시를 탐구하고 이해하고자 한다.

 

 

산책자의 도시_플라뇌르-기억 드로잉2_Video-still image, 5_2011

 

 

김홍식의 작업은 ‘도시’라는 관찰의 대상과 ‘산책자(플라뇌르)’라는 관찰의 주체 사이에 존재하는 기억과 흔적을 기록하는 과정에 있다. 현대사회에서 ‘도시’란 생산과 소비, 자본과 기술, 정책과 권력으로 인한 인위적 공간을 형성하며, 꾸준한 도시의 발달은 끊임없는 인구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대단위 인구집단으로 이루어진 ‘도시’는 반대로 인간에 대한 이질적 요소들을 대량 내포하고 있어, 소외와 단절, 그리고 소통과 조화가 동시에 존재하며, 인간의 주체적 역할과 객체성이 교차되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이중성은 그 안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함과 동시에 낯설음을, 소속감과 동시에 소외감을 가져다 주며, 끊임없는 상호작용으로 인한 상실감과 욕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도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은 도시가 가지고 있는 이중성 혹은 다양성의 미려한 경계를 읽는 일이며, 예술 행위를 통해 그 현재성을 보존하는 일이다.

‘플라뇌르’로서 도시를 관찰하는 일은 객관성과 익명성을 요구한다. 도시에 생활터전을 가지고 일상을 경험하는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있으나, 약간의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면, 그 동안 무의식적으로 거부하였던 낯선 모습들과 무심코 지나쳤던 하찮은 흔적들, 혹은 너무나 익숙하여 의식하지 못했던 매우 평범한 일상의 새로운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플라뇌르’는 특정한 목적을 두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산책을 하듯 끊임 없이 움직이는 도시의 순간을 포착하고, 왜곡되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한다. 도시는 중심의 것에서 주변의 것으로, 관찰자는 주체적 위치에서 객관적 시선으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기억과 감성의 경험을 각인시킨다. 이는 김홍식의 작업이 일련의 기억과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재현과 기록(다큐멘터리)이 아닌 예술로서의 가치를 갖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일곱 명의 맹인_40x60x90cm 12ea 가변설치_Embossed work on Zinc plate, Iron table_2010-11

 

 

김홍식은 ‘도시’의 모습을 카메라를 통해 1차적으로 기록한다. 영상으로 기록된 도시 이미지들은 그 후 필름으로 감광이 되고, 스테인레스스틸 판이나 아연 판에 안착되어 금속을 부식시킨다. 부식된 금속 판은 다시 종이에 이미지를 인쇄하는 과정을 거친다. 다시 말하자면, 작가의 눈으로 관찰된 도시는 영상과 필름, 금속판과 인쇄물의 형태로 제작되는 과정을 통해, 파지티브와 네가티브의 반복을 겪는데, 어찌보면 이는 ‘도시’의 표면과 내면을 상실과 회복을, 숨겨진 것과 드러나는 것을, 그리고 이 도시의 희망과 불안의 경계를 보여주는 듯 하다. 특히, 김홍식의 작업에서 금속판은 결과물을 얻기 위한 도구로서가 아니라, 도시의 기록물로서 제안하고 있다. 스테인레스스틸이나 아연과 같은 금속은 도시를 객관적으로 기록하기에 매우 적합한 재료로서, 표면은 차갑고 무거워 보이지만, 산화되는 과정은 매우 유연하고 흔적을 깊이 각인하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다. 산화된 금속 판은, 또한 서로 다른 형태의 무수한 공간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금속판이 포함하고 있는 미시적(微視的) 공간과, 표현하고 있는 거시적(巨視的) 공간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도시’는 현대인에게 끊임없는 생성과 소멸의 기회를 가져다 주며, 그로 인한 욕망과 좌절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김홍식의 도시가 문득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그 도시 안에서의 익숙한 경험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아주 작은 차이를 극복하는 일은 도시 안에 보이지 않게 이뤄진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며, 타인과 소통하는 통로를 찾는 일이며, 숨겨진 자아를 발견하는 일이 될 것이다.

 

 

The room #15_120x80cm, 120x70cm, 120x60cm_Embossed work & Ink on Stainless Steel_2008-2010

 

 

 

 

■ 김홍식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전공 박사과정 졸업 |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판화전공 석사과정 졸업 |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Solo Exhibition  | 2011  The Eye of Flaneur, 스페이스 캔, 스페이스 15번지, 서울 | 박사학위청구전, 이화아트센터, 서울 | 2008  Reading A City, 갤러리 마노, 서울 | 2007  A Strange City,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도스 갤러리, 서울 / 센티르갤러리, 경기도 파주 | 2005  An Alien’s Trip, 헤이리 아트팩토리, 경기도 파주 | And Shadow, 사디 윈도우 갤러리, 서울 | 2004  Kim Hong-Shik, Modern Art Center of Osaka-Fu, Osaka, Japan | 2003  Non-communication II, Wright State University, Ohio, USA | 2002  Non-communication, 금산 갤러리, 서울

 

Group Exhibition (2011-2005)  | 2011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_이 작가를 추천한다 31展, 갤러리 숲 | Another City, 비앤빛 갤러리 | 판화와 정보,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 도시를 스케치하다,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 서울포토 2011, 코엑스 | Sublimation-외연, 스페이스 캔 | 인천 미술은행 기획-생활의 발견展, 부평아트센터 갤러리 꽃누리 | 특별한 이야기, 시안 미술관 | Open studio, 국립고양창작스튜디오 | 미술관, 문일대씨 만나다, 고양아람누리 內 갤러리 누리 | 2010  경기미술프로젝트_경기도의 힘, 경기도미술관 | Tool Tool Tool,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 Touch @, 스페이스 15 | 미술 속의 삶의 풍경, 포항시립미술관 | 레지던시 퍼레이드_국립고양창작스튜디오, 인천아트플랫폼 | Beyond the Memory, 갤러리 차 | 화가의 초상, 청원 군립 대청호미술관 | 2009  한국미술사+화가의 초상,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 포스코 스틸 아트, 포스코미술관 | 포트폴리오展-시간의 흔적,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 통의동-일상을 찍다, 스페이스 15번지 | 소중한 너, 그림손 갤러리 | Observation_김홍식.임선희 2인전, 갤러리 차 | Blurring Boundaries, University Alberta, Canada 이화아트센타, 서울 | 모호한 층 애매한 겹, 갤러리 룩스 | 인천 미술은행 소장작품전, 부평역사박물관 | 2008  Daily Conversation, 전북도립미술관 | Hiroshima Art Project, Former Hiroshima Branch of the Bank of Japan, Hiroshima | 신 소장작품 2007, 서울시립미술관 | 이미지의 반전, 경기도미술관 | 세오갤러리 도시 프로젝트_불안한 진실들_김홍식.이재욱 2인전, 세오 갤러리 | Summer art show 2, 화이트 갤러리 | 복제 시대의 판화 미학-EDITION, 경남도립미술관 | 도시의 향연, 대안공간역삼, 더 컬럼스 기획 | 2007  한국현대판화 1958-2008,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미술대전, 서울시립미술관 | 오색의 공간 그리고 나, 모란 미술관 | 경남 국제 아트페스티벌-국제 현대 멀티플아트, 경남도립미술관 | 센스&센서빌리티-경기도미술관 소장품展, 경기문화재단 전시실 | 부산국제판화제 2007, 부산광역시청전시실 | Multiple Art Lovers, 대구 MBC 갤러리 M, 대구 | Spectrum of the Korean Contemporary Print, Novosi birsk State Art Museum, Russia | Walking Above The Line, Pyo Gallery Beijing | The 1st Jukjeon Moving Image Festival 2007, 신세계백화점, 죽전 | 2006  Print Spectrum-from plate to digital, 선화랑 | Seo+ Love+ Memory展, 세오 갤러리 | 판의 공간-2006 기획전, 추계 예술대학 전시실 | Sex in the City, AKA 갤러리 | The Table-Mind Bind, SIPA 2006, 한가람 미술관 | Project 2006 Seoul, Vogue Korea 기획 지상전 | 우리 사회를 찍다-2006 기획전, 국민대학교 미술관 | 국제 인천 여성미술 비엔날레 초대전, 인천 종합문화 예술회관 | 版畵以後-현대판화의 형식과 실험, 우연, 이공, 이안 갤러리 공동기획, 대전 | 헤이리 국제판화축제, 금산 갤러리, 헤이리 | Who’s who?,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하늘공원 | 감성의 공간, 데꼬야 전시장-세오 갤러리 기획 | 판화 27, 헤이리 아트팩토리-김홍식 공동기획

 

 

 

vol.20111012-김홍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