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화진 展

 

순간, 그 작은 기억들

Moments, Those Lingering Memories

 

untitled_102x73cm_watercolor on paper_2010

 

 

TOPOHAUS

 

2011. 9. 28 (수) ▶ 2011. 10. 4 (화)

초대일시 : 2011. 9. 28 (수) PM 5: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 T. 02-734-7555

 

www.topohaus.com

 

 

untitled_65x50cm_watercolor on paper_2010

 

 

자연과의 소통

자연…… 나에게 소중한 안식처이자 끊임없이 샘솟는 감성의 샘물 같은 존재. 내가 얻고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항상 내 옆에서 숨쉬는 또 다른 나. 자연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이다. 그 속에서 나의 감정과 교감이 이루어지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내 화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자연이 나에게 특별하게 보여주는 것은 거대함도 화려함도 아닌 짧게 살다가는 작은 생명들,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이다. 겉모습은 아주 단단하고 때로는 아름답지만 그 안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알아가듯 자연으로 좀더 가까이 다가간다.

짧은 시간 속에 수많은 대화를 남기고 사라지는 크고 작은 빗방울이 만들어낸 얼룩들,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뭇가지의 움직임, 언제 날아갈까 위태로워 보이는 여리고 여린 민들레 꽃씨의 절박함, 조용한 연못위로 살며시 날아와 앉는 나뭇잎의 우아한 자태, 터지기 직전 꽃봉오리의 긴장감과 설레임, 구석 어디선가 피어나는 푸른 이끼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새싹들의 순수함, 새벽녘의 대기를 감싸는 고요한 기운, 연못 속 여리여리한 식물들의 부드러운 움직임들… 이렇게 잠깐 동안 머무르다 사라져버리는 작은 순간들이지만 그들과 나에게는 함께하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소리 없이 이 많은 감정을 선사하는 자연의 몸짓들은 내 안에서 수없이 그려지고 이 형상들은 새로운 모습과 색채로 드러난다.

 

 

untitled_65x50cm_watercolor on paper_2010

 

 

WATERCOLOR

모든 작가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재료에 대한 고민이 크다. 자연과 가장 닮은 그리고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를 찾는 일은 요즘 같은 재료의 홍수 속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중에서 종이와 watercolor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진부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담고자 하는 자연의 느낌은 순수함이다. 순수하고 맑은 기운을 가진 watercolor, 어렸을 때부터 접해왔던 친숙한 종이지만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과 아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재료의 재발견이었다.

한번 지나간 붓자욱은 쌓이고 쌓여서 새로운 색을 만들어내고, 그 색들의 투명하게 비치는 공간은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물의 흐르는 성질과 자연스런 얼룩들은 유기적인 자연의 모습과 많이 닮은 모습을 보이고 붓질의 속도, 물의 농도, 마름의 속도 등 watercolor의 성질은 수많은 다양한 형상을 낳는다. 이러한 성질들은 서로 어우러져 내가 자연에서 느낀 느낌을 다시 한번 나의 종이 위에서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untitled_65x50cm_watercolor on paper_2010

 

 

PROCESS

자연스러운 선과 색 그리고 구성을 찾아가는 것…. 그것은 나에게 가장 큰 숙제이자 즐거움이다. 나의 감정과 기억들은 자연으로부터 빌려온 수많은 선들과 형태, 그리고 다양한 색들을 통해 차츰 새로운 유기적인 형상으로 나타난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확대되기도 하고, 얽혀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서 단순하게, 때로는 변형되지 않은 모습 그대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업과정을 통해 자연의 형태가 추상화 되어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크고 작은 점들, 다양한 둥근 형태들, 수많은 선들…. 상징화된 이 형태들은 내 작업에서 글씨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고 천천히 내 종이 위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다.

 

 

untitled_65x50cm_watercolor on paper_2010

 

 

내 작품의 배경은 흰 종이 그 자체이다. 흰 바탕의 종이는 이미 그 자체의 색으로 손색 없는 배경이 되고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나는 바탕이 주는 제약에서 벗어나 그 안에서 더 자유롭게 숨쉬고 움직인다. 정해진 공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미 그 안에 함께 있는 것이다.

채워지지 않은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물과 바람, 그리고 공기의 내음과 움직임, 그 보이지 않는 것까지 느끼고 상상할 수 있는 비어있음의 가치가 무엇인지…. 나의 그림을 통해 자연과의 소통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untitled_50x65cm_watercolor on paper_2010

 

 

 
 

■ 박화진 (Park, Hwa-Jin)

 

2003–2008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학교 순수미술학과 석사 졸업(Diplom) | 1994–1998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 2011 순간, 그 작은 기억들, 갤러리 토포하우스, 서울 | 2008 Was mir die Natur schenkt, 갤러리 Brunnenhof, 브레멘

 

단체전  | 2007 Fantasie an die Macht, 브레멘 국립예술대학교, 브레멘 | 2006 Freies Feld, 갤러리 Pankow, 베를린 | 2001 New Spirit of Art, 고운미술관, 수원 | 2000 Progress 2000, 파워 갤러리, 서울 | 2000 대한민국 미술대전, 국립 현대술관, 과천 | 1999 미술세계 대상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1998 Young Artists Exhibition, 조형 갤러리, 서울

 

수상  | 2000 제 19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상 | 1999 제 10회 미술세계 대상전 입상

 

홈페이지  | www.hwajinart.com

 

 
 

vol.20110928-박화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