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 SHIN PRINTS 展

 

제 29회 성신판화 / 제 11회 성신판화 수상작가 김효, 홍혜림 전시

 

제 11회 성신판화 수상작가 김효作, 홍혜림作

 

 

갤러리 라메르

 

2011. 9. 28 (수) ▶ 2011. 10. 4 (화)

Opening : 2011. 9. 28 (수) PM 6:00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3F | T. 02-730-5454

 

www.galleryLAMER.com

 

 

(왼쪽 위 시계방향) 강민정, 김희영, 김진일, 김유경, 권소윤

 

 

제11회 성신 판화상 (2010_김효, 홍혜림 동문/심사_심상용(미술사학 박사, 미술평론)

 

‘환경(eco)’와 ‘함께(together)’라는 두 주제

 

심상용(미술사학 박사, 미술평론)

제 28회 성신판화제는 참여작가들에게 제시된 두 개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획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환경(eco)’와  ‘함께(together)’가 그것으로, 두 개 모두 이 시대의 역사, 상황적 맥락을 관통하는 뜨거운 논쟁의 지점들입니다. 환경은 21세기 생존에 직결되어 있는 문제며, 함께, 곧 관계성-인간과 인간의 관계성이건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이건-의 회복, 또는 과도한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것 역시 우리의 문명 존폐를 가늠할 중차대한 문제임에 틀림 없습니다. 환경의 문제는 이 시대의 문명과 삶의 방식(life style)에 대한 많은 질문들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지구촌은 전례없는 태풍과 홍수,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곳곳에서 동시다발하는 기상이변으로 삶의 터전들이 훼손, 소멸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극적인 이변과는 무관해 보이는 곳에서조차 오염된 환경은 생명을 위협하는 우선적인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공격당한 환경에 의해 역으로 공격당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표류하는 문명, 왜곡된 욕망, 뒤틀린 관계성에 대해 성찰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재앙적 결과들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따라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부름에서 누구도 면제될 수 없습니다.

 

 

(왼쪽 위 시계방향) 노경은, 문숙희, 백예원, 방인희, 문정희

 

 

예술창작자들도 여기서 예외일 수 없다는 맥락에서 환경이 전시의 주제로 선정되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전시를 보면서 흥미로운 접근과 세련된 기법에도 불구하고, 때론 참여 작가들이 이 주제를 안고 얼마나 깊이 사유하고 또 고뇌했는가를 반문해 보게 되었습니다. 작가가 하나의 주제를 자신의 것으로 한다는 것은 예컨대 과학자가 그렇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작가의 방식은 그것-주제-을 자신의 존재 안으로 받아들이고, 품고 배앓이를 하고, 펄펄 끓는 열병을 앓아내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의 감내를 통해 그것을 자기화할 때에만, 그 안에서 보편성으로 나아가는 출구가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왼쪽 위 시계방향) 신명규, 오연화, 신현희, 윤경숙, 손해진

 

 

작가가 하나의 주제를 다룬다함이 그래서 그 자체로 큰 사건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 이질적이었던 것을 끌어안고 자기화하면서, 당대가 필요로 하는 면역을 생산해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전혀 그러한 과정과 무관하게 무언가를 취급한다면, 그 때의 그 결과물은-주제가 무엇이건-지식의 무미건조한 나열이거나 확인, 더 나아가 자신의 지적 연출에나 유익할 뿐인 공허한 책략으로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제 28회 성신판화의 수상작으로는 주로 콜라그래피 기법을 활용해 제작된 김효와 홍혜의 <Because…>를 선정하였습니다. 주제와 정서, 스타일의 적합성, 기법의 완성도, 그리고 협업(working together)의 성격 등 여러 면에서 <Because…>는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왼쪽 위 시계방향) 원신애, 정은아, 이혜영, 이순희

 

 

<Because…>에는 부드러운 브라운 톤 위로 다양하게 투시된 형태의 집들이 등장합니다. 주로 밝거나 어두운 회색의 모노크롬으로 윤곽만을 가지고 있는 그 집들 주변으로 (분명하지는 않지만) 주로 축약표현된 식물의 여러 부분들, 줄기와 잎사귀들, 꽃봉우리 등이 일정한 질서를 따라 산포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을 굳이 다른 무엇의 상징이거나 함축으로 규정하거나 메타포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즉 그런 독해의 기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이 세계의 안으로부터 평화로움이 아니고선 달리 다른 무엇으로부터 온다고 볼 수 없을, 느슨한 리듬이 들려오는 듯 합니다. 저는 그것이 문명과 자연의 ‘적절한’ 공생공존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게 됩니다.

 

 

(왼쪽 위 시계방향) 장성숙, 김병주, 전유진, 정우리, 조교연

 

 

협업의 의미에서도 김효와 홍혜의 것은 성실하게 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각자의 작업을 상관없는 두 개로 나누지 않는 방식으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작업과정에 대한 짧은 기록에서 그간의 협업이 쉽지는 않았노라 말하면서, 그것이 무엇이건-환경을 포함해-소중한 것을 지키고 가꾸는 일이 모두 그와 다르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는 이 두 작가가 이미 ‘함께 함’의 의미를 잘 간파하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판단은 불완전한 것이므로, 그 의미는 적절하게 제한적인 것으로만 이해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성신판화제가 더욱 발전하여 한국, 더 나아가 세계 판화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창작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왼쪽 위 시계방향) 조승희, 허문정, 최미아, 한경화, 추문자

 

 

(왼쪽 위 시계방향) 조인숙, 한지민, 이영민, 서지선, 홍인숙

 

 

 

 

■ 전시작가

강민정, 권소윤, 김병주, 김유경, 김진일, 김   효, 김희영, 노경은, 문숙희, 문정희, 방인희, 백예원, 서지선,

손해진, 신명규, 신현희, 오연화, 원신애, 윤경숙, 이순희, 이영민, 이혜영, 장성숙, 전유진, 정우리, 정은아,

조교연, 조승희, 조인숙, 최미아, 추문자, 한경화, 한지민, 허문정, 홍인숙, 홍혜림

 

 

 

vol.20110928-SUNG SHIN PRINTS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