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展

 

제5회 남송국제아트쇼

 

자연으로_324.4x260.0cm_Acrylic on Canvas_2010

 

 

성남아트센터 미술본관/별관

 

2011. 9. 16 (금) ▶ 2011. 9. 20 (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757번지 | T. 031-783-8000

 

 

자연으로2_181.8x145.4cm_Oil on Canvas_2010

 

 

자연, 그 현전(Presence)의 흔적들

 

박옥생, 미술평론가, 한원미술관 큐레이터

1. 숭고(sublime)에 관한 단상-별을 캐는 소녀

푸른 대자연의 생명력 넘치는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푸른 혀를 드러낸 출렁이는 파도의 거침없는 움직임, 계절이 바뀌면 피어나는 숨이 멎는 여린 꽃, 이 모든 것은 생명의 경이로움과 황홀함을 던진다. 이러한 자연으로부터의 무한하고 두렵고 아름다운 감동들을 칸트(Kant)는 그의 판단력비판에서 숭고(sublime)라 부르고 있다. 숭고는 현대미술로 들어와 바넷 뉴먼과 같은 원초적 색 그대로를 제시하는 색면 추상화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미학의 전략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숭고는 후기 구조주의의 미끄러지고 부유하는 규정할 수 없는 세계, 표현할 수 없는 관념을 가시화하는 현대미술을 가로지르는 핵심적인 미학으로 정착하였다.

김현주의 추상화 또한 자연의 기쁨과 그 속에서 매혹되고 감동받은 숭고미로 승화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사실 작가의 추상화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유럽에서 일었던 풍경의 요소들을 추상형태로 묘사하였던 서정추상의 전통을 일정부분 이어받고 있다. 여러 겹 덧칠해진 화면위로 풀잎의 날선 잎이 그대로 드러나거나, 오물거리는 생명의 이합 집산하는 현상들이 깊은 물속을 들여다 보 듯 아득하게 완성된다. 그리고 그 위에 마치 오래된 흔적들을 지우거나(간략화) 각인시키는, 긁어내린 흔적들이 원초적이고 충동적인 세계로 끌고 간다. 이 세계는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감성이 화가의 품안에 넘쳐흘러, 그것은 용솟음치거나 오래되고 묵은 골방과도 같은 깊은 골짜기의 검고 하얀 언어들로 완성된다. 작가가 느끼는 자연의 숭고함은 이렇듯 낮은 세계에서 저 높은 고지로의 순수한 탐험처럼, 긍정과 중도와 고뇌의 인간 삶의 여정을 닮아 있다. 이는 작가가 자연, 생명을 대하는 태도로써, 지층처럼 퇴적되고 뭉겨진 내면에 기억되고 체화된 골골이 박혀진 삶의 슬픔과 밝고 건강한 행복의 순간까지의, 삶에 관한 소중한 관조의 흔적이며 감사의 언어인 것이다. 이 표현할 수 없는 생명의 감동, 삶의 기쁨이 ‘숭고’로 드러나는 순간들은, 모두 유기적이고 힘찬 생명의 울림으로 종합되며 작가는 이 생명의 흐름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자연으로_162.2x112.1cm_Acrylic on Canvas_2009

 

 

사실, 작가에게서 자연은 생명이며 생명은 곧 신(神)의 참모습, 진리의 참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자연은 표현할 수 없는 수많은 얼굴을 가진 대상이며, 숭고의 원천이며 또한 진리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고요하며 때로는 출렁이는 자연의 무한 표정 속에서 영감과 감동의 시간을 맞이한 작가는 그 속에서 자연의 모습을 체험하고, 진리의 음성을 듣고 또한 경이롭고 두려운 절대자의 본성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극적인 대면의 순간에 또한 작가는 생명을 탄생하고 소멸시키는 절대 진리의 본성을 닮아가고자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는 듯이다. 이를 통해서 삶과 죽음은 초월된 존재가 내린 진리의 한 모습임을 겸허한 자세로 수용하고 또한 강력한 어조로 긍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신(진리)을 찾아 떠나는 구도자의 모습처럼, 작가는 오롯한 자연, 생명의 비밀을 간직한 별을 캐러 떠나는 오래된 동화속의 소녀를 닮고 있다.

 

2. 자아 이미지(self-image) 찾기

작가 김현주가 생명의 본질, 자연의 본성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세계로 향해 열려진 창(窓)처럼 확장되어 있다. 자연이 주는 풍부한 표정에서 신의 본성을 감지한 작가는 그 여정 속에서 고요하게 응시하는 작가 자신을 만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유년기의 애뜻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끝없는 물음을 달고 오랜 시간의 고독을 헤집고 만난 것은 생명의 본질이자 세계의 진리이며, 그것은 작가 자신의 존재론적인 성찰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나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이 절대 자유의 순간이며, 영원한 구원의 순간이며 이는 예술로 승화되는 깊게 함몰되어 나를 잊은 창작의 순간, 그 지점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자연의 흔적들을 지워나가거나 숨겨진 흔적들을 건져 올리는 과정들은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한 부단한 징표들임을 간과할 수 없다.

 

 

자연으로_130.8x97.0cm_Oil on Canvas_2011

 

 

심리학자 라깡(Lacan)은 정신이 작용하는 세 가지의 단계를 규정하면서, 실재계(Real), 상상계(Imaginary), 상징계(Symbolic)를 들고 있다. 상징계는 언어화된 사회구조, 견고하게 관습화되고 구조화된 체계라고 본다면, 상상계는 고착화된 상징계 이전의 자아 이미지(self-image)의 형성단계라는 것이다. 라깡은 이 단계들의 행위를 현존하는 어떤 것에 주체를 고정시키는 행위의 시선, 곧 응시(gaze)로써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가 김현주는 자연의 응시를 통해서 자연의 빛나는 모습을 보고, 그 속에서 초월적인 진리의 본성을 감지했고 또한 그 진리에게로 향하는 자신의 존재론적인 자아 이미지를 탐색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형체를 지우거나 뭉개거나 다시 원초적인 형상의 시작을 복원함으로써 드러나고 있다. 이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견고한 세계, 고착화된 세계를 해체하고 파괴시키며 분해하여 현실로 드러나는 상징계에서 벗어나고자 함인 것이다. 이를 통해 절대 진리로 향하는 자아의 자유, 정신의 자유, 이 감동적인 자연을 그대로 흡수할 순수한 상태로서의 정신으로 나아가기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생명 흔적들의 지움과 간략화에서 투명하게 감지되는 것은 자아 이미지를 발견해 나아가는 작가의 존재론적인 모습인 것이다. 사실, 작가가 꿈꾸는 상상계로의 복귀는 바다 향기를 그리워하는 작은 소녀로의 회귀를 위한, 무엇보다 강력한 어린 시절로의 섬세한 몽상(夢想)이 들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자연으로_161.5x130.0cm_Mix Media_2011

 

 

3. 현전(Presence)의 흔적들

자연을 찾아 떠난 여정은 그 오롯한 관조 속에서 진리를 만나고, 그 진리를 만나는 과정 속에서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은 철저하게 고독한 자아의 정체성 찾기인 것이다. 이렇듯 김현주의 여정은 밑에서부터 위로, 시작에서 종착점으로, 외부에서 다시 내부로, 릴레이식으로 돌아가는 순환론적인 인식의 반복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는 목적지에 정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중간지점에 위치한 유목민적인 존재의 성찰인 노마디즘(Nomadism)의 정신이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사 자체가 떠돌이 유목민인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김현주의 작품세계는 자연으로부터의 숭고이며 신(진리)이 주신 생명의 가시화이며, 그 가시화의 과정에서 인간으로써 불안정한 자신의 자아 이미지를 찾는, 그 오롯한 정체성을 찾는 흔적들의 남김이다. 우리 눈앞에 실제로 대상이 존재함을 현전(Presence)이라 할 때, 작가의 작품은 그 현전하는 무한한 영감을 주는 자연 앞에서의 순수하게 드러나는 작가 내면의 표정들인 것이다. 바넷 뉴만(Barnett Newman)은 예술을 인간이 자신의 비극적 상태에 대하여, 자아인식에 대하여, 그리고 공허 앞에서의 무력감에 대하여 외치는 두려움과 분노의...시적인 절규라고 말한 바 있다. 김현주의 작품 또한 그가 대면한 생명이 분출하는 자연 그 현전(Presence) 앞에서의 궤적을 그리는 삶의 흔적에 관한 시적인 외침은 아닐까.

2011.9

 

 

자연으로_180.0x72.0cm_Oil on Canvas_2011

 

 

 
 

■ 김현주 (金賢珠  Kim, Hyeon-Ju)

 

개인전  | 2011 2회개인전,갤러리빙카,인천 | 2010 1회개인전 인하대병원기획전시실,인천

 

단체전  | 2010 | 대한민국청년작가초대전, 한국전력, 서울 | 자유인의동행전, 인사아트프라자, 서울 | 물그림수채화회원전, 한중문화회관, 인천 | 인천수채화협회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 2009 | 한국현대채색화회, 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 | 인천수채화협회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 물그림수채화회원전, 인천종합 문화예술회관, 인천 | 경인방송국아트초대전, 경인방송국전시실, 인천 | 샘표스페이스초대전, 샘표갤러리, 이천 | 3인전, 갤러리폭스, 인천 | 2008 | 인천수채화협회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 한국수채화공모전, 성남아트센터, 성남 | 소사벌미술대전, 단원미술관, 안산 | 물그림수채화회원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 2007 | 한국수채화공모전, 성남아트센타, 성남 | 인천광역시미술대전, 인천문화회관, 인천 | 인천수요사생회원전, 인천종합문화회관, 인천 | 2006 | 한국수채화공모전, 성남아트센타, 성남 | 대한민국글로벌미술대전, 아트디자인센타, 서울 | 물그림수채화회원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인천 | 2005 | 인사동 5월의축전, 르메르, 서울

 

E-mail  | sunnyju23@hanmail.net (H.P 010-7311-9331)

 

 
 

vol.20110916-김현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