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찬 초대展

 

"생명의 탄생"

 

상호관계(relationships) 2011-1_170x170x180cm_알루미늄 판, LED 순간조명, 스테인리스스틸

 

 

장은선 갤러리

 

2011. 8. 17 (수) ▶ 2011. 8. 27 (토)

Reception : 2011. 8. 17 (수) PM 4:00~6:00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 | T. 02-730-3533

 

www.galleryjang.com

 

 

상호관계(relationships) 2011-2_150x150x120cm_알루미늄, LED 순간조명, 스테인리스스틸, 철 앵글

 

 

조각가 박성찬 선생은 우주 탄생의 신비를 <창세기>에서 찾고 있다. 상호관계relationships와, 상대적 관계comparative relationships로 명명되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 된 그의 스틸아트 작품들은 우주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일련의 행위이다. 작가에게 우주의 탄생은 신비로운 사건이다. 작가는 우주의 기원을 궁극적인 빛의 탄생으로 표현하였다. 움직이는 스틸아트를 통해 작가는 현재의 테크니컬 아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였다. 또한 여기에 Led 조명을 더함으로 움직임을 통해 만들어 내는 시각적 공간성과 기하학적 구조의 삼각형이 만나 키네틱 아트로써의 완벽한 상호작용을 만들어 낸다. 그는 생명 탄생의 순간에 빛과 함께 언어가 있었음을 직감 하였다. 작가는 언어에서 일종의 존재감을 감지하고 이것을 기하학적 언어로 표현해냈다. 알루미늄 조각에 작은 용접돌출을 만들어 점자를 표현함으로써 시각적 효과는 물론 촉각적 효과를 가미해 생명 탄생의 신비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우주 탄생의 순간을 현대 기계문명의 상징적 메커니즘으로 읽어 냄으로써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고와 경계심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고 있는 신작10여점을 선보인다. 박성찬 선생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및 프랑스 낭시 국립미술학교 조형예술과를 졸업. 개인전 5회와 부산 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살롱 꽁빠레종, “비엔느의 여름”전 등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가하였으며 포항국제아트페스티발 대상, 부산 비엔날레 바다미술제특선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포항조각가협회, 한국 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상호관계(relationships) 2011-2 부분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위에 운행하시니라.

 

이 종 호(미술비평)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뒤 1만5000여 년 동안 인류가 한 번도 정체된 사고의 상태를 유지하였거나 고정 된 기술에 만족하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인류는 전 세계에 불어 닥친 페스트 등의 전염병이 창궐 하였을 때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인구의  증가를 보인다. 특히 지난 100년 동안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인구 증가율은 2퍼센트에 가까운데, 약 50년마다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가까운 장래에 퇴보하거나 정체 할 것이라는 징후도 현재로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물론 현재의 기하급수적 성장이나 인구의 증가가 계속되지는 않으리라 본다. 우선 핵전쟁이나 지구 온난화 등의 재앙이 지구를 완전히 날려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세기에 우리 인류는 당대의 상식이라고 믿었던 고전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우리가 우주를 완전히 이해하였다고 믿었었다. 상식은 또 하나의 편견을 만든다. 그들은 에너지와 같은 양들이 연속적으로 변화한다고 믿었지만, 20세기 초부터 에너지는 양자라고 불리는 작은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론, 즉 양자 역학에 관심을 갖게 된다. 양자론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의 결합, 그리고 호킹의 빅뱅 이론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의 상식이자 진리처럼 여겨지는 우주 탄생 또는 지구 생성 이론으로 간주 되어 왔다. 이 과학의 시대에 조각가 박성찬은 우주 탄생의 신비를 <창세기>에서 찾고 있다. 구약성서 창세기 1장 2절에는 태초에 땅이 무형이며 공허한 상태였고, 빛이 없고 물과 땅이 혼돈되어 있는 상태였는데, 하나님의 성령께서 만물에 질서와 조화와 균형을 주시기 위해 활동하고 계시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적 관계(comparative relationships) 2011-1_70x70x230cm_스테인리스스틸, LED 순간조명

 

 

박성찬의 작업은 우주의 탄생을 이야기 하는 일련의 행위다. 우주의 탄생은 신비로운 사건이다. “하느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다”라고 기록되어 있는 성경의 구절에서 작가는 다름 아닌 <말씀>에 주목하였다. 말을 하자 세상이 생겨난 것이다. 작가는 이 말이라는 일종의 기호내지는 언어에서 일종의 존재감을 감지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말을 기록하면 문자(text)가 되고 문자를 논리적으로 나열하게 되면 언어가 된다. 작가는 생명 탄생의 순간에 빛과 함께 언어가 있었음을 직감 하였다. 그의 알루미늄 조각에 아주 작은 용접돌출을 만들어 점자를 표현하는 것은 점자문자가 가지고 있는 익명성 때문이리라. ‘성경을 아는 것은 하느님을 이해하는 기호를 익히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작가는 점자문자를 기호로서 이해하고 있다. 기호란 철저히 숨겨진 법칙에 의해서 수수께끼처럼 어렵게 일반인들에게 인식되어 진다. 풀 수 있는 자에게만 의미로서 전달 될 뿐 풀지 못한 이들에게는 한낱 그림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문자는 시각적 감각기관에 의존하지만 점자문자는 촉각기관에 의지하여 읽혀진다. 원래 점자는 시각적 기호에 의해 제작되어 졌지만 점차 시각적 장애를 극복하는데 더욱 유효한 문자가 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점자를 새겨 넣음으로서 시각적 효과는 물론 촉각적 효과를 가미해 생명 탄생의 신비를 이야기 하고 있다.

박성찬의 작품은 상호관계relationships와, 상대적 관계comparative relationships로 명명되는 알루미늄과 스테인레스 스틸로 제작 된 스틸아트이다. 유전공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새로운 종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의 과학적 현실과, 스마트 사우루스로 대변되는 신 인류의 발현은 미술에서도 새로운 시도로 나타나는데 다름 아닌 인공지능의 기능을 갖춘 신종 아트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과학과의 결탁으로 인터랙트한 범위를 넘어 스스로 사고하거나 움직이는 단계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로봇과 아트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러한 작품들은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수년전의 키네틱이 보여 주었던 어법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갖는다. 작가가 작동을 도와주는 매커니즘에 관여하였던 것이 키네틱이라고 볼 때 현재의 테크니컬 아트는 작가와 작품이 직접 소통하는 상호교류 적 관계로 설정되어 있다.

 

 

상대적 관계(comparative relationships) 2011-1 부분

 

 

상호 관계relationships 2011-2라 명명된 작품은 선재로 제작된 사각뿔의 지지대 위에 네 개의삼각형 구조물이 서로 유기적인 형태로 조합되어 있다. 정밀하게 제작된 작품은 모터가 랙이 일률적인 소형 쇼바의 링크 상승구동의 작동을 도와 마치 꽃이 만개 하는듯한 형상을 연출하며, 기둥 축을 중심으로 180도 회전한다. 여기서 작가는 삼각형의 구조물 또한 문자와 비슷한 기호로 읽어 냄으로서 기호와 유기체 상호간의 연관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같은 삼각형 구조물의 환원과 확산의 퍼포먼스를 통하여 상호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상대적 관계comparative relationships 2011-1에서는 지지대 위에 삼각형 구조물 두 개를 역 피라밋 형태로 배치하고 있다. 여기서 두 삼각형 구조물은 서로 결합되거나 만나지 못하는 관계를 설정함으로서 상호 작용은 하되 서로 기본 형태(삼각형)를 유지하여 구조적 형태를 완성하고 있다.

작품이 작동한다(움직인다)는 것은 나에게 마술처럼 다가왔었던 기억이 난다. 미래주의, 구성주의, 다다이즘으로 연결되는 조각에 있어 시간성의 문제와 테크놀로지의 집착은 있어 왔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비극’을 표현하기 쉽다는 이유에서 이다. 작품이 움직이기 시작한 이래 물질은 작가와 과학자들에 의해 움직이는 그 무엇으로 관계설정이 되어 버렸다. 마치 태엽인형처럼 움직이는 슬픈 영화의 주인공 같은 느낌이 되어 버렸다. 비극의 뒷면에는 희극이 있다. 박성찬의 작품에도 비극과 희극이 교차한다. 이번 신작에서 작가는 우주탄생의 환희를 인간 문명의 모습으로 해석해 조형화 하고 있다. 우주 탄생의 순간을 인공적 세계, 즉 현대 기계문명의 상징적 메커니즘으로 읽어 냄으로서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고와 경계심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고 있다.

 

 

상호관계(relationships) 2011-1 작품 세부

 

 

현대의 금속작품들은 절규하는 철의 도시로 나에게는 읽혀진다. 빛과 생명을 철로 표현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철은 도시 문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금속이다. 이제 철은 근대 도시를 태동시킨 물질적 주역의 자리에만 머물지 않는다. 철은 인간의 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독자적 진화 논리를 획득한 이데올로기로 변모했다. 철은 인간의 삶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사회적 권력의 형태, 곧 인간을 지배하는 ‘파국의 유령’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다. 나는 슬픔을 감지하였다. 또한 절규하는 인간의 모습도 함께 보았다. 절규하는 도시라고 이야기 하였던 독일의 표현주의 시인 파울 쩨흐(Paul Zech)의 이야기가 귀에 맴돈다. 절규할 수밖에 없는 비애를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고독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박성찬의 작품은 혼란의 시대를 견뎌나갈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다. 철의 거친 물성 안에 내재해 있는 온정의 깊이에 작가는 다가가길 바란다. 표면의 거친 마띠에르 안의 심연을 느낄 수 있다면 우주 탄생 이전의 고요한 세계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박성찬은 우주의 기원을 기하학적 언어로 표현함으로서 궁극적인 빛의 세계를 탐닉하고 있는 작가 이다. <빛의 탄생>, <우주와 자연의 숨결>, <생명의 숨결> 등이 연상되는 작가의 작품은 우주 탄생을 완성한 빛이 만들어 내는 시각적 공간성과 기하학적 구조의 삼각형이 만나 완벽한 상호작용을 만들어 낸다. 작업의 시작과 끝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성서에서  찾기를 기대하는 박성찬의 작품은 따뜻한 서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는 혼돈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은 세상을 하나님의 운행, 즉 감싸 안는 품으로 보듬어 안으리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11년 7월

 

 

상호관계(relationships) 2011-1 부분

 

 

 
 

■ 박성찬 (Park, Seong-Chan)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과 졸업 | 프랑스 낭시 국립미술학교 조형예술전공

 

개인전  | 2000 “소각행위설치”전 (프랑스, 파리, 재불 한국문화원) | 1999 “사과의 척추”전  (프랑스, 파리, 베르나노스 갤러리) | 1994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전 (서울, 서경 갤러리)

 

단체전  |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정기회전 | 2000-2010 포항조각가협회전 | 2000-2009 포항국제아트페스티발 | 2002 부산 비엔날레 바다미술제 | 2002, 2003 살롱 꽁빠레종 (에펠전시관, 빠리) | 2001 송도바다환경미술제 (송도바다, 포항) | 2001 독도수호를 위한 설치미술전 (포항호미곶) | 2000 “순간”전 (뽕트네-수-브와, 프랑스) | 2000 살롱 꽁빠레종 (에펠전시관, 빠리) | 1999 “Laraloupoux"전 (아브라전시관, 프랑스) | 1998 “비엔느의 여름”전 (퓌게랑 미술관, 바율, 프랑스) 외 기획그룹전 다수참가

 

수상  | 2009 포항국제아트페스티발 대상 | 2002 포항국제아트페스티발 작가상 | 2001 부산 비엔날레 바다미술제특선

 

현재  | 포항조각가협회 | 포항예술문화연구소 | 한국 미술협회

 

 

 
 

vol.20110817-박성찬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