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완 展

 

2011 풀 프로덕션 - "우리가 되는 방법"

 

 

우리가 되는 방법_컨셉 이미지_2011

 

 

아트 스페이스 풀

 

2011. 7. 29(금) ▶ 2011. 8. 21(일)

Opening : 2011. 7. 29(금) PM 6:00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 56-13 | 02-396-4805

 

www.altpool.org

 

꿀풀

 

2011. 7. 29(금) ▶ 2011. 9. 4(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1 | 070-4127-6468

 

 

5.06kg No.09/60_가공된 오브제, 혼합매체, 가변설치_2011

 

 

2011년 풀 프로덕션 세 번째 프로그램으로 작가 이완의 개인전 《우리가 되는 방법 How to become us》를 소개합니다. 이완의 이번 신작 오브제 시리즈는 조각의 조형적 실험 이면에 실은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 시스템과 가치 판단의 기준을 조롱하는 개념작업입니다.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수통, 냉장고, 전봇대, 마네킹, 망치와 같은 물건을 무작위로 수집하여 각각의 무게를 재어 총합을 낸 후, 그 총합을 전체 개수인 60으로 나누어 5.06kg라는 절대 평균치를 도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절대 평균 무게라는 기준에 맞추어 각 물건들을 잘라 내거나 덧붙여서 60개의 물건 각각이 모두 5.06kg이 되도록 가공하였습니다. 즉, 전시장에 있는 60개의 오브제들은 작가가 각기 다양한 기능과 형태를 지닌 물건들에 ‘무게’라는 계량적인 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여 ‘공정’해버린 오브제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 오브제들을 마치 가판대의 상품들처럼 일렬로 도열하거나 더미로 쌓아 놓은 모습으로 전시합니다.

 

 

5.06kg No.11/60_가공된 오브제, 혼합매체, 가변설치_2011

 

 

이완은 그의 예전 작업에서 물건의 형태는 보존하되 그 기능을 박탈시키거나 다른 물건의 기능과 전치시키는 실험을 한 바 있습니다. 예컨대, 닭고기를 갈아 야구공을 빚고, 마가린으로 녹아내리는 해골을 만들며 심지어 갈은 소고기로 생활용품, 각목, 십자가 상을 빚어내기도 했습니다. 빗자루의 외형은 하고 있지만 소고기로 만들어져 쓸 수 없는 빗자루, 동시에 어떤 모종의 공정이 가해졌음이 역력해 먹을 수도 없는 소고기는, 빗자루건 소고기건 상품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종교배 돌연변이와 같은 것입니다. 빗자루와 소고기의 불편한 동거는 소비산업사회 체제 안에서 물건이 ‘쓰임새’ 만으로 규정되는 범주화와 명목화의 폭력을 상기시키는 기호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그의 변종 오브제가 소비생산 시스템에서 의도적으로 실격되어 정체성이 유보된 채 시스템의 빈틈을 노출시키는 암종의 기호로 남아있도록 합니다. 작가의 가장 최근작이었던 <그들에게 처한 불가역적인 기준의 증거>(2009)는 망치, 구둣솔, 무게 추 등의 면을 매끈히 갈고 광을 내어 거울이 될 수 있는 극한을 실험해 본 작업으로 “불가역적인” 기능과 역할을 배반하고 물건들에 다른 기능을 차입해 봄으로써 시스템이 교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해 보는 시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5.06kg No.56/60_가공된 오브제, 혼합매체, 가변설치_2011

 

 

이번 신작에서 작가는 한층 비상식적인 기준인 ‘무게’를 공정의 기준으로 정하고 대상의 물리적 공정과 변형 폭을 극대화시킴으로써 미묘한 시스템 전치와 교란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예전 작업에 비해 체감적인 폭력성을 의도적으로 강화시켰습니다. ‘기능’이라는 기준은 나름의 논리적 설계와 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게’ - 특히 밀도, 존재감 같은 비물질적 차원이 아닌 물리적 차원의 - 무게는 중공업 마인드와 맥시멀리즘 이데아의 평가 기준입니다. 그것이 단일한 기준이 되어 사회를 재단할 때, 평준화의 폭력은 한층 무자비하고 전면적이며 사고방식은 스펙터클하고 모뉴멘탈한 것들에 맞추어 재편성됩니다. 이완의 이번 조각은 잘리고 엮어 매여 덧붙여진 재편성의 양태를 그대로 노출시킵니다. 그러나 이렇게 재편성된 조합 오브제속에서 오히려 파편 하나하나의 거세된 함의들이 보다 뚜렷이 발현된다는 역설이 흥미롭습니다. 비논리적인 기준에 따른 극단적 평준화 속에서 비집고 나오는 개체들의 개별성의 부각, 그 극한의 모순적 역설 속에서 작가는 “우리가 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김희진(아트스페이스 풀, 디렉터)

 

 

삶은 그저 따라 울려 퍼지는 핏빛 물결_갈은 소고기, 혼합재료, 가변설치_2009

 

 

 

 

■ 이완 (Lee Wan)

 

1979  서울 생

 

개인전  | 2010  ‘Forlorn Standard’,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 2009  ‘삶은 메아리처럼 그저 따라 울려 퍼지는 핏빛 물결’, 토탈 미술관, 서울 | 2008  ‘A Forbidden Land', Miro Space, 서울 | 2005  'Riding art', 갤러리 쌈지, 서울

 

단체전  | 2010  ‘Open Studio 2010 Archives', 국립 창작 창동스튜디오, 서울 | ‘Asian Emerging Artist,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김대중 컨벤션 센터, 광주 | ‘Mega Stuff’, Salonde H, 서울 | ‘젊은 모색 30’, 국립 현대 미술관, 과천 | ‘서교60, 상상의 아카이브-120개의 시선’, 상상마당, 서울 | 2009  ‘Life in hyper Real’ 삼성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 삼성 dilight gallery, 서울 외 3개 도시 | ‘보이는 손’, 일민 미술관, 서울 | ‘괴물시대_Dissonant Visions’, 서울 시립 미술관 서소문 본관, 서울 | ‘중앙 미술대전 역대 선정 작가 특별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 2008  ‘젊은 모색2008’ <I'm an Artist>, 국립현대 미술관, 과천 | 2007  ‘스트레스 파이터’, 대안공간 풀, 서울 | ‘런던 옥류관’, Art House gallery, London, UK | 2006  ‘부산비엔날레 리빙 퍼니쳐‘, 부산비엔날레, 부산 | ‘예술의 밝은 미래 전’, Duplex 갤러리, 서울

 

 

 

vol.20110729-이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