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필현 展

 

<제8회 춘추미술상 수상초대전>

 

consensus_130x140cm_mixed media on canvas

 

 

선화랑

 

2011. 6. 29(수) ▶ 2011. 7. 5(화)

Opening 2011. 6. 29(수) pm 6.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84 | T. 02-734-0458

 

www.sungallery.co.kr

 

 

consensus_85x95cm_mixed media on canvas

 

 

 박필현의 이번 전시는 춘추회에서 수상하는 춘추미술상 수상 기념전이다. 춘추회는 38번회를 거듭한 채색화 그룹으로 몇 년전 부터 우수한 회원에게 매해 창작지지원금과 기념전을 후원하고있다.

 

 박필현의 이번 전시의 작품속에는 우주 속을 떠다니는 큐브들속에 그가 꿈꾸고 있는 자연의 풍경들이 들어있다. 하늘에 뜬 구름, 풀, 나무, 별 등은 인간이 점차 도구화돼 가는 후기산업사회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이다. 그것들은 기계가 편리한 수단이자 도구에 불과할 뿐이지 본질이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박필현의 그림들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에 눈을 돌릴 것을 권유한다. 우주와 꽃,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박필현의 큐브의 세계는 하나의 사회를 이루는 공동체 사회에 대한 부드러운 암시이자 은유이다.

 

 박필현은 또한 이번 전시에서  관객이 참여하도록 한 미디어 영상 작품도 선보인다. 공간 속을 부유하는 큐브들을 깨도록 유도하한다 컴퓨터의 커서가 큐브에 닿으면 큐브는 파편화돼서 공간 속에 흩어진다. 그것은 자연과 환경의 파괴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고, 나날이 파면화해 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또 다른 영상 작품은 눈이 내리는 것처럼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먹어치우는 큐브가 등장한다. 마치 거대자본이 약소국의 경제를 먹어치우는 것처럼 인간의 탐욕을 빗댄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이처럼 자연은 우리곁에 늘 있던 자연이고 한국화에서 늘 다루던 소재들이다. 박필현은 다른 장르와 방법으로 자연 대한 새로운 성찰과 예찬으로 소중한 자연의 존재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한다.

 

 

consensus_100x90cm_mixed media on canvas

 

 

우주, 단자(monad), 그리고 자연의 환기력

 

 

윤진섭(미술평론가/호남대 교수)

 수묵담채에서 채색화, 그리고 이번에 선보이는 상호작용적(interactive)인 성격의  미디어 아트에 이르기까지 한국화 분야에서 다양한 실험을 추구하는 작가가 바로 박필현이다. 그 바탕은 자연에 있다. 자연에 대한 관조와 ‘질서정연한 소우주의 세계’(작가의 변)에 대한 탐구가 작업의 근간을 이룬다. 전자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채색작업에서, 후자는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큐브작업에서 다양하게 변주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연을 모티브로 한 채색작업은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진행돼 왔다. 사실 이것은 최근에 시도하고 있는 큐브작업의 이전, 그러니까 2000년대를 관류하는 긴 기간을 점유해 온 테마였다.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박필현은 자연을 선과 면, 원을 중심으로 한 기하학적인 요소에 국한하여 조형의 본질을 천착해 왔다. 자연과 관련된 그의 추상화는 한국화, 그 중에서도 특히 채색화에서 추상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내지는 전통과 현대의 접맥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라는 문제를 자신의 조형적 관점에서 풀어내고자 한 시도였다.

 박필현의 채색화 작업에서 나의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이 본질주의적 입장의 추상화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00년대 중반의 <Consensus> 연작이 주목된다. 한국의 선사시대 즐문토기를 연상케 하는 삼각형의 도형과 배경과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화면구성(2004년 작업)과 선, 점, 면을 근간으로 화면에서 구성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 2005년의 실험이 눈길을 끈다. 한지에 분채, 석채, 금분을 주 재료로 삼아 작업을 펼쳐나가는 박필현은 한국화에서 추상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한 하나의 좋은 선례가 된다. 근본적으로 자연에서 받은 서정적 정취(情趣)를 작가 나름의 섬세한 감성으로 풀어나간 그의 추상화는 대상을 사상(捨象)해서 얻은 기하학적 요소로 환원시킨 서구의 기하학적 추상회화와는 달리 자연물에 작가의 감정을 이입해서 추출한 기하학적 형태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의 작품이 정감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consensus_115x115cm_mixed media on canvas

 

 

“나의 어린 시절, 집 마당에는 꽃밭이 있었다.....(중략)......이런 그리움의 영상들은 지금 나의 작업에 큰 밑거름으로 자리 잡아 떠돌고 있다. 이런 개념화되고 상징적인 것들이 머릿속에 환상 가운데 뒤엉켜 있다.”

 

 이 작업노트 속에서 박필현이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그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개념과 상징이다. 이 두 키워드는 그의 작업을 관류하고 있다. 개념과 상징이란 곧, 추상화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인 만큼, 그것이 과연 어떻게 그의 화면에서 구현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살펴보는 것이 그의 작품 이해에 대한 첩경이 될 것이다. 여기서 부연해야 할 것은 그가 수많은 작업노트 가운데서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시골 고향집에서 유년시절에 겪은 자연과의 교감이다. 그의 서정적 자연관의 태동은 실로 이 자연과의 교감에서 비롯되고 있거니와, 그것은 회고의 형식으로 드러난다. 회고란 무엇인가? 그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이 아닌가. 그렇게 함으로써 과거는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현재화한다. 그것들은 가령, “아침 햇살에 아롱거리는 이슬방울들, 저녁노을을 머금은 분꽃, 논바닥에 몽글몽글 뭉쳐져 따스한 햇살을 기다리는 개구리 알들, 오월 보라색 창포 꽃, 아카시아 잎에 붙어 연두빛 영롱한 빛을 발하는 애벌레, 아스팔트 끝자락에 매달린 커다란 산” 등등 사물의 묘사에서부터 시작해서 나아가서는 “늦가을 해 걸음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초겨울 저녁 키만큼 나무를 쌓아 지게에 메고 산자락을 내려오는 할아버지의 뒷모습” 등 풍경에 대한 묘사에 이르고 있다. 창작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감각적 자료체(body of sensual data)’는 박필현의 추상화 속에 녹아있다. 박필현은 자신의 기억 속에 내장된 감각적 자료체를 구상의 형식을 빌어 재현(representation)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상징을 통해 추상화한다. 그의 작품에서 이들은 점, 선, 면과 같은 단순한 기하학적 도형으로 암시된다. 따라서 그의 추상화에서 개구리 알이나 이슬방울, 분꽃, 창포 꽃, 애벌레 등등 감각적 자료들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의 화의(畵意)는 그런 데 있다기보다는 과거의 현재화, 즉 기억 속에 아스라이 존재하는 사물들의 이미지의 그림자를 상징적 도형을 통해 드러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양하게 변주돼 있어 실제로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그의 그림 속에서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이 점이 그의 작품이 보는 사람의 다양한 반응과 해석에 대해 문을 열어놓고 있는 이유이다. 여기서 부연하고 싶은 것은 색채에 대한 것이다. 박필현 그림의 색채는 부드러운 파스텔 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것들은 강하지 않고 엷어 섬세한 서정적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직설적이라기보다는 관조적이며, 은유적이다. 구체인 사물을 직설화법으로 지칭하기보다는 간접화법으로 암시하는 방법을 구사한다.

 

 

consensus_130x90cm_mixed media on canvas

 

 최근에 그가 시도하고 있는 큐브작업을 보면서 나는 이 작업의 단초가 바로 자연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화면에 큐브를 하나의 조형요소로 도입한 작가가 비록 박필현 한 사람에 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동영상 화면에서 명멸하는 수많은 큐브들을 보며 점차 다문화 사회로 이행해가는 우리의 현실을 떠올렸다. 다양한 요소들의 행복한 공존이란 박필현의 근작이 암시하듯이 우리 사회가 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적 가치인 것이다. 박필현의 우주 속을 떠다니는 큐브들에는 그가 꿈꾸고 있는 자연의 풍경들이 들어있다. 하늘에 뜬 구름, 풀, 나무, 별 등은 인간이 점차 도구화돼 가는 후기산업사회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이다. 그것들은 기계가 편리한 수단이자 도구에 불과할 뿐이지 본질이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예술의 환기력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잊고 있던 자명한 사실들을 일깨워주는 것,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좀 더 인간다운 공동체적 삶의 진정한 가치를 환기시켜주는 것이 바로 예술의 힘인 것이다.

 박필현의 그림들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에 눈을 돌릴 것을 권유한다. 우주와 꽃,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박필현의 큐브의 세계는 인간이란 단자들(monads)들이 모여 하나의 사회를 이루는 공동체 사회에 대한 부드러운 암시이자 은유이다. 그는 관객이 참여하도록 한 미디어 영상 작품에서 공간 속을 부유하는 큐브들을 깨도록 유도한다. 컴퓨터의 커서가 큐브에 닿으면 큐브는 파편화돼서 공간 속에 흩어진다. 그것은 자연과 환경의 파괴에 대한 경고일 수도 있고, 나날이 파면화해 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또 다른 영상 작품은 눈이 내리는 것처럼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을 먹어치우는 큐브가 등장한다. 마치 거대자본이 약소국의 경제를 먹어치우는 것처럼 인간의 탐욕을 빗댄 이 작품을 통해 박필현은 역설적으로 자연의 통한 예술의 환기력과 치유능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박필현은 처음에 화면을 가득 채운 큐브들의 조합으로부터 이 큐브연작을 시작했다. 마치 차곡차곡 쌓인 성벽을 연상시키는 이 구조는 화면을 둘 혹은 셋으로 구획하는 구성법을 취하고 있다. 각 큐브의 면에는 나무나 하늘 등의 자연대상이 그려져 있다. 그의 큐브 연작은 이런 통합적 구성에서 분리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전체에서 각 단위의 큐브들이 떨어져 나오면서 삼차원 허상의 배경 속을 유영하는 듯한 단자(monad)의 모습들이 나타난다. 나의 관점에서는 커다란 꽃이나 숲을 배경으로 한 것 보다는 성운 속에서 유영하는 큐브들을 그린 작품이 더 심오해 보인다. 그의 작품은 보는 자에게 우주를 환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주란 이처럼 나날이 기능화해가고 인간이 한낱 ‘도구적 존재’(M.Heidegger)로 전락해 가는 사회 현실에서 그 의미가 더욱 영롱하게 빛나기 때문이다.

 

 

 
 

■ 박필현 (Park, Pil-Hyun)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개인전  | 2011 | 박필현 춘추미술상 수상 기념전(선화랑 초대) | 2010 | 박필현 개인전(갤러리 PICI기획 초대) | 청주 아트페어(청주예술의 전당) | 2008 | 박필현 개인전(갤러리 타블로초대) | 2007 | 한국미술정예작가상 수상 기념전(갤러리타블로 초대-미술시대 후원) | 박필현 개인전(갤러리 자리아트 초대) | KACF-박영덕화랑, 미술시대주관(예술의전당) | West Japan Convention ANNEX (JAPAN) | 2006 | KACF-박영덕화랑, 미술시대주관(예술의전당) | 김수현미술상 수상 기념 개인전(갤러리PICI 초대-미술세계후원) | 2005 | 무위자연-CONSENSUS(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KPAM 미술제(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박필현 개인전(우봉미술관 기획 초대) | KCAF-박영덕화랑, 미술시대주관(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 2004 | 박필현 개인전(제비리 미술관기획 초대) | 박필현 개인전(갤러리 PICI 기획 초대) | Fan Painting Art FAIR(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2002 | ART SEOUL(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 화랑미술제(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 박필현 개인전(공평아트 센타) | 2000 | 박필현 개인전(단성 갤러리) | 1997 | 박필현 개인전(백악 예원)

 

그룹전  | 200여회 | ART SYDNEY | ART Singapore | SIPA Artexpo (NYC) | PURO ARTE (vigo ESPANA) | SOAF (Seoul Open Art Fair) | KIAF(Korea International Art Fair) | Asia Open Art Fair | HONG KONG ART | SHENYANG ART FAIR

 

수상  | 대한민국미술대전 최우수상 (국립현대 미술관) |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국립현대 미술관) |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국립현대 미술관) | 소사벌 미술대전 우수상 (평택호 미술관) | 한국미술 정예작가상 | 춘추 미술상

 

작품소장  | 국립현대 미술관 | 서울시립미술관 | 신세계백화점 | 직업능력 개발원 | 팬텍 사옥 | 희성오피스텔 | 대우건설(주) | 초당대학교 | 국민대학교 이공대 | 홍천군청 | 성남시청 | 독일 문화원(Berlin.Germany) | 신성건설(미소지움) | (주) 파마리서치 | (주)일본 생물제제 (JBP,Tokyo) | HUGH SOURCE (Hong Kong) 외 다수 기업소장

 

현재  | 미술협회 | 춘추회 | 한국화 여성작가회 | 동방예술연구회 | 채묵회회 | 충북여성작가회 | 강릉대 겸임교수

 

 
 

vol.2011-20110629-박필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