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문 展

 

[실류향(失流鄕) 금가이 갱벤에 그리다]

 

 

실류향 2_65x36cm_FRP, 모래, 유채_2010

 

 

갤러리 라메르 제5전시실

 

2011. 6. 22(수) ▶ 2011. 6. 28(화)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94 홍익빌딩 3F | 02-730-5454

 

www.galleryLAMER.com

 

 

실류향 6_91x60.5cm_FRP, 모래, 아크릴_2011

 

 

모래 위에 마음을 새기다.

모래는 장구한 세월 강가에 붙박이어 살아온 사람들과 이 산하의 품 안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의 흔적이며 역사라 할 수 있다. 이 모래 위에 글자를 쓰고 그림을 그린 작가 장준문의 개인전이 6월22일부터 28 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에서 열린다. 복잡다단한 현실적 충돌과 번뇌의 연속인 현실로부터 벗어나 작가의 삶이 녹아 있는 강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가장 원시적 행위의 그리기를 한다. 모래를 보면 자연스럽게 그 위에 자기의 이름이나 소중한 것을 새겨 보듯이 장준문의 작품을 통해 그립고 소중한 것을 마음 속 깊이에 새길 수 있다.

 

작가노트

실류향(失流鄕)--금가이 갱벤에 그리다

이순(耳順)의 언덕길에서, 이젠 내 삶을 예기하고 싶다. 예술도 역시 삶의 과정에서 우러나는 결과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나는 ‘잃어야할 고향’에 정신이 쏠려있다.

내 고향 금강(錦江)마을은 마을을 휘감아 펼쳐진 아름다운 은모래 벌의 강변이 일품이다.

나는 그 은빛 물결이 찰랑대는 강변 모래밭에서 뒹굴며 자랐다. 우리는 금강을 ‘금가이’라 부르고 강변을 ‘갱벤’이라 불렀다. 강(江)을 ‘갱’이라 하지 않고 변(邊)을 ‘벤’이라 할 리 없는데 참 재미있는 돌연변이 같은 발음이다. 토속어의 마력 때문인지 지금도 그렇게 부르는 게 정겹다.

그러나 내 고향마을 바로 아래에선 지금 ‘동물의 세계’의 비버를 연상시키는 댐 물막이 공사가 한창이다. 이제 머잖아 금가이 갱벤 모래밭 기억들은 내 의식 속에서 영원한 신화로나 남을 런지, 안타깝다.

어릴 적 잔 물길이 스친 고운 모래위에 글자를 쓰고 그림을 그렸다. 여린 검지로 내게 소중한 것들을 쓰고 그렸다.

모래는 장구한 세월 강가에 붙박이어 살아온 사람들과 이 산하의 품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의 살림살이의 흔적이며 역사라 할 수 있다. 길고 긴 시간의 흐름 속 한 찰나에 모래알 같은 조그만 내 삶의 흔적도 이 갱벤 모래위에 하나의 상징으로 나마 존재하리라. 내 삶의 한 상징이 녹아 있는 이 갱벤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가장 원시적 행위의 그리기를 한다. 원시인류가 알타미라나 라스코 동굴 벽에다 수렵, 어로 등 그들의 삶의 모습을 그렸듯, 또는 우리 조상들이 태화강 상류 반구대나 천전리 암벽에 그렇게 새겼듯…. 이제 곧 사라져 갈 그 모래위에 내 삶의 원초적 또는 서사적 상징기호를 새겨두고자 한다.

잡다한 욕구들이 나를 괴롭힌다. 고교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읽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사색적인 시 ‘가지 않은 길’이 시시때때로 떠오른다. 숲 사이로 두개의 길이 나 있었노라 했는데 나에게는 여러 개의 길이 있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순수미술에서는 구체적 문자, 더구나 문장을 사용하는 것을 기피하지만, 한글과 문학에의 관심이 이 모래작업에서 문자조형 또는 서예적 형식으로 도입되고 문학적 이미지를 띄게 되는 것 같다. 내 삶의 예기는 나의 방식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당위성으로 작업했다. 앞으로는 모래의 선각 소재는 문양이나 추상적 기호 따위를 가미하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장르를 통합하는 형식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 장 준 문 (JANG, JUNE MOON)

 

한남대학교 미술교육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 한남대, 대전대, 우송정보대, 공주대, 목원대 강사, 동의대 겸임교수 역임

 

개인전, 부스전  | 1995.6  생명유사 | 1997.9  비무장지대 | 2005.6  나비꿈 | 2006.5  KIAF | 2010.4  대전 아트페어 | 2011.6  실류향

 

단체전  | 1983-1984  한국 구상조각회전 | 1987  한남대학교 교수작품전 | 1988-1990  한국성-그 변용과 가늠 전 | 1988-1989  그룹 비무장지대 전 | 1989  금호미술관 개관기념전 | 1989  갤러리 동숭 아트센터 개관기념전 | 1994  ’94 전국 환경조각 대전 | 1995  ’95 설악 국제 비엔날레 | 1996  ’97 동계 U대회 기념 대한민국 환경조각 대전 | 1997  한국성-그 변용과 가늠 10년 전 | 1997-1999  춘천mbc 한국 현대조각 초대전 | 1998  대전 시립미술관 개관기념 전 | 1998  KBS 미술 초대전 | 1999  강원 관광 엑스포 기념 환경조각 초대전 | 2000  21C 한일미술 교류전 | 2000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 2000  한밭21 전 | 2000  대전-LA 현대미술전 | 2002  영남, 호남 그리고 충청 전 | 2004  즐거운 미술관 전 | 2006  대전미술제 VISION 2006 | 2007  한국-터키 미술교류전 | 2009  21 국제미술 협회 전 | 2010  대전미술제

 

 

 

vol.20110622-장준문 展